'재계 다크호스' 삼라마이다스 실체

2016.05.11 11:06:49 호수 0호

소리 소문 없이…M&A 큰손 됐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M&A업계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삼라마이다스그룹(SM그룹)이다. 대중에게는 생소하지만 M&A업계에서는 큰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 그룹은 주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계열사를 17개까지 늘렸다. 지난달 4월 SPP조선 이수자로 낙점됐으며, 최근에는 법정관리 중인 성우종합건설 인수에 성공했다.



삼라마이다스 그룹(이하 SM그룹) 2015년 말 기준 자산은 4조7000억원, 부채 2조7000억원, 자본 2조원, 매출 2조4500억원, 영업이익 1900억원, 당기순이익 1600억원이다. 현재 SM그룹은 상장사인 대한해운, 티케이케미칼, 남선알미늄 등 3개 업체를 비롯해 비상장사인 우방건설, 경남모직 등 총 20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SM그룹으로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2007년 SM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그룹을 건설부문, 제조부문, 서비스부문, 사회공헌부문 등 4개 사업 영역으로 나눴다. 모태는 1988년 광주광역시에 연고를 둔 삼라건설에서 시작됐다. 삼라건설이라는 사명은 '삼라만상'에서 가져온 것으로 창업주 우오현 회장이 불교 집안에서 자란 영향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라만상은 우주 속에 존재하는 온갖 사물과 현상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다. 우 회장은 기업이 곧 하나의 우주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삼라건설은 승승장구했다. 90년대 광주에서는 아파트 붐이 크게 일어나 삼라건설이 분양한 아파트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 때문에 분양만 하면 팔린다는 말까지 나와 SM건설이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아파트 브랜드 이름 뒤에 영어를 쓰는 게 유행이었던 터라 SM건설도 삼라 뒤에 ‘마이다스’를 붙여 아파트 브랜드를 내놨다. 오늘날 삼라마이다스라는 사명이 탄생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경기가 과열되는 조짐이 보이더니 외환위기가 닥치며 극심한 불황이 찾아왔다. SM그룹에게는 이 외환위기가 기회였다. 당시 무너진 알짜기업들을 인수해 회사를 키웠다. SM그룹은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을 시작으로 조양, 벡셀,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등을 인수했다. 화학, 제조업, 화장품, 헬스케어, 리조트 선불전자금융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2007년 각종 M&A로 덩치를 기운 우 회장은 SM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활발한 인수합병에 힘입어 2008년 그룹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


이후에도 꾸준히 인수합병을 계속해 부실기업 전문회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사실 M&A 시장에 나오는 모든 매물은 SM그룹의 인수 검토 대상이다. 경제신문에서는 M&A 시장에 쓸 만한 매물이 나올 때마다 SM그룹을 먼저 언급할 정도다.

지난 3월23일 SM그룹은 매물로 나온 중견 조선사 SPP조선을 인수했다. 지난 1월 단독 입찰해 우선매수협상자로 선정됐던 SM그룹은 SPP조선 인수 작업을 끝내고 6월 말께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또 지난 3일에는 법정관리 중인 성우종합건설 인수에 성공했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따르면, 법정관리 중인 성우종합건설은 우방건설, 경남모직으로 구성된 SM그룹 컨소시엄과 지난주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성우종합건설은 올해 초부터 추진한 공개매각이 무산되면서 회사 청산 위기까지 몰렸지만 SM그룹이 인수자로 나서면서 기사회생하게 됐다. 법정관리 건설사 5~6개를 인수해 하나로 합쳐 대형 건설사로 키우겠다는 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법정관리 기업들 잇달아 인수해 화제
80년대 광주 건설사 모태…계열 20개

하지만 일각에서는 SM그룹의 무분별한 M&A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기존 사업과 큰 연관성이 없는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는 점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앞서 2011년 SM그룹은 유압기 부품 계열회사인 태주를 인수했지만, 그룹 관리 아래 법정관리에 돌입하기도 했다. 법정관리가 진행돼 어느 정도 부실이 정리된 매물들만 인수했던 만큼 실제 기업회생 능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삼라는 계열사 간의 연결이 상당히 약한 구조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SM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회사 삼라가 SM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다. 우 회장은 삼라 지분 60.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 회장의 삼라 지분은 2008년 46.29%였다. 그리고 한창 M&A로 SM그룹을 키운 2009년 우 회장은 삼라 주식을 60.96%까지 대거 늘렸다.

이는 삼라를 통해 건설부문 자회사 및 제조, 서비스 부문 자회사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경영인인 김종열 우방산업 대표와 박도순 우방건설 대표도 각각 지분 4.29%, 3.63%를 보유 중이다. 남은 대주주는 김혜란 11.42%, 기원토건 10.9%, 삼라희망재단 8.79% 등이다.
 

우 회장은 삼라를 통해 우방산업과 우방토건, 우방건설산업 등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삼라는 우방산업과 우방토건 주식 99.4%와 15%를 각각 보유중이다. 우방산업은 삼라의 자회사다. 2004년 삼라(당시 삼라건설)가 법원에서 회생정리절차를 밟고 있던 진덕산업을 인수해 삼라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1년 상호를 우방산업으로 변경했다.

우방토건의 나머지 주식은 경남모직이 85% 소유하고 있다. 경남모직은 삼라가 주식 19.86%를 보유한 특수관계회사다. 우 회장은 경남모직 주식 19.8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 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남선알미늄이 경남모직 주식 29.79%를 가지고 있다.


마이다스 손?

삼라는 우방산업을 거쳐 우방건설산업에 대한 지배력도 행사하고 있다. 우방산업은 우방건설산업 주식 7.69%를 가지고 있다. 이외 주식은 삼라마이다스와 티케이케미칼이 각각 53.85%, 38.46% 보유하고 있다. 삼라마이다스는 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삼라는 또 우방 주식 9.25%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주식은 남선알미늄, 경남모직 등 비 건설자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주식도 대거 삼라가 소유하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SM그룹 딸은?]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장녀가 대한해운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 회장이 후계 승계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 회장의 장녀 우연아 씨가 현재 대한해운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77년생인 우연아 부사장은 뉴욕주립대를 졸업하고 SM그룹 계열사인 하이플러스카드 감사로 재직하다 2013년 11월 대한해운으로 옮긴 후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우 회장은 장녀 우 부사장을 비롯해 1남 4녀를 슬하에 두고 있다. 장녀인 우 부사장만 SM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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