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탈당파 이합집산 액션플랜

2016.04.11 10:47:47 호수 0호

총선 막판 ‘백의 연대’ 뜬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탈당파 후보들의 생환 작전은 성공할 것인가. 열쇠는 ‘연대’에 있다는 게 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이를 잘 아는 후보들은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는 상황. 만약 두 연대가 한 번 더 ‘연대’한다면, 종국으로 치닫는 총선 정국에 막판 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정치적 생명 연장을 꿈꾸는 탈당파 후보들의 액션플랜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이재오·유승민 등의 새누리당 복당은 총선 후 정치판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그러나 그들은 복당을 언급하기 전 당선이라는 선결과제부터 풀어내야 한다. ‘이합집산’이라는 정치인의 생존 DNA가 발동되는 순간. 20대 국회 입성을 노리는 탈당파 후보들은 이미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친이명박계(이하 친이계)의 수도권 후보들과 친유승민계(이하 친유계)의 영남권 후보들은 각각의 맹주로 향했다. 더 나아가 정치권은 두 연대의 ‘연대’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수도권 친이계
영남권 친유계

지금까지 새누리당을 떠난 현역의원은 총 11명(강길부·권은희·김태환·류성걸·안상수·유승민·윤상현·이재오·조해진·주호영·진영). 강승규·박승호·임태희 등 현역이 아닌 후보들까지 범위를 넓히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당초 정치권은 이들 탈당파 후보들의 ‘비박 무소속 연대’ 가능성을 높게 봤다.

연대는 더 이상 야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친이계는 발 빠르게 구체적 결사체를 구성해 주목받았다. ‘바른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하 바른정치)이라는 이름의 해당 연대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들에게 활동을 알렸다.

연대에는 과거 MB정부 시절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후보를 비롯해 강승규·조진형 등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사람들은 물론,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안상수 등 현역의원들까지 총 10명이 뜻을 함께 했다.


수도권과 친이계. 정치권은 바른정치의 정체성으로 이 두 가지를 꼽았다. 박승호(경북 포항북),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김준환(충북 청주 흥덕) 등 내부인 중 수도권 후보가 아닌 사람도 있지만, 연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오(서울 은평을), 임태희(경기 성남 분당을),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강승규(서울 마포갑) 등은 오랜 세월 수도권에서 터를 닦아온 유력 정치인들이다. 더불어 이들 대부분이 MB정부에서 요직을 지냈던 핵심참모들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새로운 결사체는
‘바른정치’ 연대

정의화 국회의장의 합류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바른정치 구성원 중 한 명인 임태희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정 의장은 바른정치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시기상 결성이 있고 난 직후의 행보라서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뒤따랐다.

현장에서 사람들과 인사를 마친 정 의장은 단상에 올라 “(새누리)당을 망치는 악랄한 ‘사천’이 근절돼야 한다”며 “여러분의 힘으로 (임 후보와 같은) 훌륭한 후보가 국가를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정 의장은 결성을 알린 바른정치에 대해 “정치를 바로 세우고 당을 정상화하기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며 “내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 새누리당이 보여주는 정체성이라면 나라가 밝지 않다”며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고 싶다. 뜻 맞는 사람끼리 모여 정치결사체를 만들어볼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정치결사체’는 정 의장이 누차 희망한 사항이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달 말 남아공 순방과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참석을 마치고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공천은) 공천이 아니라 악랄한 사천이며 비민주적인 정치숙청”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모두 날려버리는 조선시대의 ‘사화’와 같은 꼴”이라고 쏘아 붙인 적 있다. 뒤이어 정 의장은 “새로운 정치판을 만들고 싶다”며 “괜찮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치결사체를 만들어볼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친유계 생환? ‘유’만 남을지도
수도권·영남권, 막판 연대 주목

두 발언의 공통분모는 사천과 정치결사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이 밝힌 정치결사체가 바로 바른정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사천을 언급하며 새누리당 공천을 비판한 일 또한 총선 뒤를 생각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즉 새누리당 공천의 정당성과 민주성을 지적해 향후 여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결사체를 구성했을 때 새누리당에 비교 우위를 점하겠다는 속내가 아니겠냐는 주장이다. 또한 향후 대권까지 생각하는 정 의장이 일찌감치 우군 확보를 위해 정치적 보폭을 늘려가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임 후보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캠프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정 의장 방문은) 사전에 약속이 잡힌 것이 아니어서 당시 우리들도 당황했었다”며 “개인적 친분에 의한 방문이었다. 어떤 시나리오가 개입된 부분은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이 목전에 있는 상황에서 보인 국회의장의 행보라는 점에서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호기로운 출발과는 달리 바른정치는 아직 수도권에서 이렇다 할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재오·안상수 등 현역들은 선전하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문화일보>와 여론조사전문기관 포커스컴퍼니가 지난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은평을 후보지지도는 무소속 이재오(30.6%), 국민의당 고연호(20.7%),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강병원(19.2%), 정의당 김제남(7.1%) 후보 순으로 조사됐다(지난 1~2일 서울 은평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 대상, 유선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미풍에 그친 효과
새로운 변곡점은?

<중앙일보>와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이 함께 지난 6일 발표한 인천 중동강화옹진 후보지지도를 보면 새누리당 배준영(26.6%)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26.3%) 후보가 0.3포인트 차이로 초 근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후보단일화에 성공한 정의당 조택상(11.7%), 국민의당 김회창(8.5%) 후보가 뒤를 잇고 있다(지난달 28~30일 인천 중동강화옹진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유권자 600명 대상, 전화면접조사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그러나 이들을 제외하고 강승규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민주 노웅래,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임태희 후보 역시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를 쫓는 중이다. 바른정치 소속 캠프 관계자 중 한 명은 “(언론에서 얘기하는) 미풍이라는 것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이들의 탈당 러시는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후보의 탈당과 맞물려 수도권에 적지 않은 돌풍을 예고했었다. 그 돌풍이 사그라들고 있는 지금, 바른정치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카드는 역시 유 후보를 중심으로 한 친유계 무소속연대(이하 친유계연대)와의 연대다. 이는 전체 총선 판에 반향을 불러오기 충분한 이슈로, 부침을 겪고 있는 선거판에 막판 역전을 불러올만하다. 때문에 바른정치는 유승민 후보와 그를 따르는 자들에게 줄곧 러브콜을 보내왔다.

이재오·임태희 ‘바른 정치’ 결성
정의화 “새로운 정치판 만들고파”

바른정치처럼 공식 명칭은 없지만, 대구 동을 유 후보는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후보와 함께 ‘공동 출정식’을 갖고 뜻을 모았다. 여기에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까지 합세한 모습이다.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이들의 정체성은 영남권과 친유계다. 거기에 ‘친박 심판론’이라는 무기를 내세웠다.

아직 친유계연대는 바른정치와 선을 긋고 있다. 유세 직후 유 후보는 바른정치와의 연대 여부를 물어보는 기자들에게 “일단 대구랑 영남권만 주력할 계획”이라며 “수도권(바른정치)과의 연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거리를 뒀다.


다만 “조해진 후보가 그 분들(이재오·임태희)과 예전부터 정치를 오래 했다. 조 후보를 통해서든 내가 직접 하든, 그 분들과 연락은 (계속) 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임태희 후보 측 관계자 또한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친유계연대와) 계속 교감을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진척이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친유계연대 입장에서는 바른정치와 같은 배를 타는 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친이계와 손잡는 그림은 영남권 유권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또한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의 연대는 자칫 유권자들에게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이 유 후보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정치권은 총선 막판에 있을 극적인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먼저 류성걸 후보는 새누리당 정종섭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와 여론조사전문기관 TNS가 지난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류 후보(42.7%)가 정 후보(36.6%)를 6.1%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현장만 가면 1번을 찍는다’는 영남권 투표장 민심을 감안하면 불안한 리드인 게 사실이다(지난 2~5일 대구 동갑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유권자 502명 대상, 전화면접조사 진행,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목전 다가온 총선
막판 연대 가능성

다른 후보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 북갑 지역구 지지율에서 권은희 후보는 새누리당 정태옥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오차범위를 벗어났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영남일보>와 대구MBC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지역 유권자 514명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정 후보는 49.9%의 지지율을 기록, 권 후보(21.4%)를 28.5%포인트 차로 앞섰다.

조해진 후보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이 지역 유권자 515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지난 4일 공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에 따르면, 지지율은 새누리당 엄용수(34.3%), 무소속 조해진(24.0%), 무소속 김충근(7.0%), 국민의당 우일식(4.0%), 무소속 이구녕(0.6%) 순으로 나타났다(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유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유세 현장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언급했다. 경남 함안군을 방문한 그는 “<조선일보>에서 여론조사가 나왔는데, 조 후보가 조금 뒤졌다. 그런데 오늘(지난 5일) 여론조사에서는 그 사이 (지지율이) 쑥 올라갔다”며 “조 후보가 얼마나 깨끗한지, 얼마나 능력 있고 개혁적인지 알게 되면 함안군민들이 압도적으로 조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얀 바람’을 예고한 탈당파 후보들. 백의를 입은 그들은 과연 단일 결사체를 만드는 데 성공할 것인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열쇠는 새누리당 복당을 제1과제로 삼고 있는 유 후보에게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토론회 불참’ 후보들 속사정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토론회. 그러나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이를 외면하는 후보들이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서울 송파병의 김을동 후보는 지역 선관위에서 개최한 TV 토론에 불참했다. 김 후보 측은 언론을 통해 “총선 수도권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어 다른 후보들 지원 일정 때문에 (토론회에) 참가할 수 없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토론회가 열리는 동안 자신의 지역구 일대에서 선거유세를 벌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전라일보>와 전북CBS <해피데이고창>이 공동 주최해 열린 정읍고창선거구 토론회에서는 무소속 이강수 후보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그러나 당일 이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었다. 이 후보는 “기침이 너무 많이 나와 토론회 참석이 어려웠다”며 “선거운동도 아침 인사정도만 하는 형편”이라고 해명했다.

부산 사하갑의 김척수 후보는 중앙선관위에서 주최한 TV토론이 예정돼 있었으나 불참했다. 사유는 “방송 울렁증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그 외에 많은 후보들이 건강상 이유, 또는 개인일정을 들어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때문에 불참 시 과태료 400만원만 내면 되는 기존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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