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반란’ 넥센테크 무슨 일이…

2016.03.29 10:18:27 호수 0호

넥센타이어 대표 출신 ‘물 먹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해 이른바 ‘개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참다 못해 불만을 표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회사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사천리로 모든 일이 처리되길 바랐던 회사의 의중은 결국 물거품이 됐다. 자칫 동시다발적으로 갈등이 부각될 여지마저 남겨두고 있다.



넥센그룹의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넥센테크는 1994년 설립된 태흥산업에 뿌리를 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다. 특히 자동차용 전장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의 설계 및 제조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인체의 신경세포 역할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넥센테크의 저력을 엿볼 수 있다.

미심쩍은 시선

최근 분위기도 좋다.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은 46억1500만원으로 36억원이었던 2014년과 비교해 28.1% 증가했다. 매출은 933억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9.7% 껑충 뛰었다. 르노닛산 북미 수출 차량에 와이어링 하네스를 전량 공급하기 시작한 게 결정적인 호재였다. 오는 2019년까지 5년간 380억원 수준의 추가 매출을 확보했고 올해부터는 1000억대 매출 달성이 거의 확실시된다.

기대가 커지는 만큼 향후 주가 움직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계속된다. 유통물량이 많지 않고 신주인수권부사채 및 전환사채 물량도 없어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미비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넥센테크에 호재만 계속되는 건 아니다. 놀랍게도 넥센테크를 바라보는 일말의 불안감은 내부에서 비롯된다.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이 바로 그것이다.


넥센테크는 지난 18일 울산시 울주군 소재 넥센테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가졌다. 주총의 주된 의안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 장지원 사외이사의 재선임 건, 감사 선임의 건이었다. 이사 및 감사의 보수한도의 승인 안건도 다뤄졌다.

상장사들의 주총이 이사회의 결정을 받드는 명목상 장치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넥센테크의 주총 역시 별다른 잡음 없이 끝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은 보란 듯이 빗나갔다. 놀랍게도 회사에 항거하는 의미로 소액주주들은 감사 선임의 건을 부결시키고 나선 것이다. 

소액주주들 주총서 감사 선임안 부결
친기업 성향 후보자 반대…이례적 풍경

넥센테크 소액주주들의 반란은 분명 일반적인 모습과 괴리가 있다. 달리 말하자면 소액주주들이 넥센테크에 얼마나 불신을 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통상 감사라는 직책은 검사 대상기업의 회계행위나 회계사실에 관여하지 않은 독립된 제3자로서, 기업의 재정과 경영상태를 분석적으로 검토한다.
 

넥센테크는 신규 감사 선임의 건을 주총에 상정하면서 이규상씨를 내세웠다. 1948년생인 이씨는 우성타이어 법정관리인, 넥센타이어 대표이사를 거친 인물이다. 소액주주들은 이씨의 지난 행적이 다분히 친기업적인 성향이라고 판단한 듯한 인상이다. 즉, 객관적인 시각에서 회사를 바라봐야 하는 감사라는 직책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감사 선임 부결을 시작으로 넥센테크와 소액주주들 사이에 갈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액주주 상당수는 넥센테크가 주총을 통해 밝힌 내용 상당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안팎으로 넥센테크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마당에 회사는 납득하기 힘든 지표들로 소액주주들의 이해를 구한다는 것이다. 실적에 대한 의혹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넥센테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6억6075만원. 2015년 전체 영업이익이 46억150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4분기에는 수익은 고사하고 뒷걸음질하기에 바빴다. 2014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 16억원을 달성한 만큼 일정수준 이상의 실적을 기대했던 소액주주들은 당황했다.

넥센테크 관계자는 "4분기에 직원들의 상여금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데 따른 것"이라며 "납품단가 3% 인하 요인이 4분기에 반영됐을 뿐 일부 주주들이 제기하는 의혹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직전년도와 비교해 관리비가 눈에 띌 만큼 내부 지출이 발생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렇게 되자 소액주주들을 고생시키지 말고 차라리 상장을 폐지하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상장사들은 분기, 반기별로 공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투명성의 확보가 우선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넥센테크는 투명성과는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넥센테크의 한 소액주주는 “이번 감사 선임 부결건은 회사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신을 고스란히 표출된 사안”이라며 “의문점들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을 누차 요구했지만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지 조차 의문“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소액주주들은 넥센테크의 주가가 오를 경우 증여세, 상속세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주식 가치 상승을 대주주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의혹마저 제기하는 양상이다. 넥센테크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넥센이 34.85%를 보유한 상태고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각각 34.82%, 3.94%를 가지고 있다.

커지는 불신

넥센테크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은 회사에 대한 수많은 억측을 내놓지만 실상 제대로 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꼬투리 잡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오너일가에) 편중된 주식 비중은 주주들이 지분을 취득하기 이전부터 충분히 설명했던 사인인데 이제와서 문제시 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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