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 여론조작 의심 ‘악성댓글 게시자’ 예의 주시

2016.02.16 22:19:35 호수 0호

아이디 한 개로 수백개씩…전문가들 "순수여론 왜곡시켜" 우려 목소리

[일요시사 경제2팀] 임태균 기자 = 4·13 총선을 앞두고 사정당국의 시선이 인터넷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 심한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고소고발 등을 통해 선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악성댓글 작전세력을 살피는 이유는 특정 세력들의 댓글 개입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법적 처벌 가능성까지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당국이 여론조작 악성댓글 게시자를 주목하는 이유는?

과거, 댓글이 주로 정치적 목적으로 조직적 활동을 펼쳤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경제, 사회, 문화 전 부문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특정 세력들이 개입해 이익을 대변하거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댓글전쟁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론 왜곡 현상이 심해질 뿐더러, 선의의 피해자가 늘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왔다. 이에 따라 사정당국으로서도 더 이상 수수방관하고 있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

실제로 일요시사가 최근 댓글 수가 많이 달린 네이버 기사들을 추출해 전수 분석해 본 결과, 소수 특정인들이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다량으로 반복 게재하면서 여론을 왜곡하고 있는 사례들을 다수 발견했다. 이는 1인당 포털 ID를 3개까지 가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수 특정세력의 여론조작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특정 세력의 댓글작업 실체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기사에는 4356명이 총 7113건의 댓글(15일 오전 기준)을 달았다. 이중 200명이 1572개의 댓글을 단 것으로 분석됐다. 4%의 소수인원이 전체 댓글의 22% 이상을 단 셈이다.

‘4%’는 적게는 1인당 5개, 많게는 28개의 댓글을 달며 문 전 대표에 대한 일방적 비방 여론을 이끌었다. 이들이 단 댓글들은 비슷한 내용들이 많아 댓글 부대가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good***가 28개, wpyu***가 22개, park****가 22개, gree****가 22개, qwdd****가 21개, dong**** 20개, choi****가 20개, love****가 19개, dolw****가 19개, wkfw****가 17개의 댓글을 달았다.

문제는 최근 조직적 댓글부대에 의한 여론 왜곡 현상이 정치적 기사 뿐 아니라 다른 부문 기사에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게재된 ‘소주 이어 햄버거, 햄버거, 맥주, 라면까지 가격 인상설 솔솔 나온다’ 기사에서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기사에는 총 1641명이 2192개의 댓글을 달았는데, 이중 33명은 273개의 부정적 댓글을 달며 여론을 왜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의 댓글 작성자가 13%의 댓글을 남긴 것.

대표적으로 skyl****가 17개, pyeo****가 16개, haek****가 15개, ting****가 13개, jung****가 13개, park****가 12개, s372****가 11개, love****가 11개, ktbk****가 10개, ghdd****가 10개의 댓글을 남겼다.

한 기사에 300여개 댓글단 ID ‘rhkd****’는 누구?

또 지난해 말 SK그룹 회장의 개인사 고백과 관련한 모 방송사의 온라인 기사 댓글에서도 조직적인 움직임이 감지된다. 해당기사에서 총 625명이 1만 여건의 댓글을 작성했다. 이중 10명은 2203건의 댓글을 집중 게재했다.

댓글 게시자 1.6%가 18%의 댓글을 남긴 셈이며, 특히 이들 중 한 네티즌은 혼자 298개의 댓글을 남긴 것으로 분석돼 ‘특정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들게 만들었다.

rhkd****가 298개, bks9****가 235개, hans****가 227개, mara****가 217개, kbbn****가 216개, ruhi****가 208개, csj9****가 203개, ahst****가 202개, happ****가 202개, sera****가 195개, dash****가 179개, durt****가 168개, hcw7****가 164개, chak****가 163개, ympa****가 162개, sunn****가 159개, gdph****가 158개, ldem****가 157개, door****가 155개, slal****가 155개, plat****가 154개의 댓글을 달았기 때문.


통상적으로 댓글의 본래 의미가 기사나 게시글에 대해 찬반 의견 표시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기사 하나에 한 개의 ID로 올린 300여개나 대는 댓글은 누가 봐도 순수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복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수에 의한 댓글 도배’가 여론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결국에는 사회 방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리서치 기업 임원은 “조직적 댓글로 여론이 심각하게 왜곡된다는 것은 큰 사회적 문제”라며 ”인터넷이 지금처럼 자정작용을 못한다면 결국 사정 당국이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학계 전문가도 “언론사 뉴스의 신뢰성이 특정 댓글부대의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를 방치하는 포털에게 1차적 책임이 있으며 사정 당국도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정당국의 관계자는 “여론왜곡 의심 악성 댓글들은 언론사 신뢰라는 간판을 걸고 있는 파출소에 범법자들이 우글대는 것과 같은 경우”라며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세력들에 대해 처벌을 염두에 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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