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오송 호반베르디움 부실시공 논란

2010.10.05 09:55:46 호수 0호

하자 지적에 ‘민형사상 책임’협박성 안내문 맞불


충북 오송 호반의 랜드마크. 오송 호반베르디움이 입주예정자들에게 표방한 슬로건이다. 입주가 진행중이지만, 이사 차량은 뜸하다.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여 입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결과 안전상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입주가 늦어지면서 시공사의 협박성 안내문도 도마에 올랐다. 시공사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이라는 말도 나와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시공사 정밀점검보고서 부실 재작성…건국 이래 처음
대표가 직접 쓴 협박성 안내문, 입주자 부실시공 궐기


“아파트 내력벽은 28층 아파트의 하중을 지지하는 벽체로 물 먹음 발생은 철근 부식과 콘크리트 노후화로 인해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토해양부 지정 안전진단 전문기관의 의견서다. 오래된 건물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 신규 아파트다. 

초기 정밀점검보고서 재작성

충북 오송 호반베르디움아파트가 시끄럽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사전점검 시 발견된 세대별과 공용부분 하자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공용부분 하자 중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하주차장, 선큰광장 결로 및 누수 보수 등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사인 호반건설은 세대별 하자에 대한 일부 보수와 입주기간 연장, 중도금 이자 연장 등의 양보가 전부다. 공용부분 하자는 구조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오송 호반베르디움 입주예정자들이 협의회를 구성한 것은 8월 초다. 사전점검 결과 드러난 하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적에서다. 그러나 문제 해결은 쉽지 않게 진행됐다. 호반건설과 청원군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 결로 등 공용부분 하자에 대한 의견도 상반된 상태다. 호반건설은 한국건설품질기술사회로부터 받은 의견서를 토대로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C대학교 H교수는 직접 작성한 소견서를 통해 “육안조사 실시 결과 방수층 손상으로 인한 누수로 볼 수 없고, 내·외부 온도차에 의한 결로현상으로 소견된다”며 “이 같은 현상은 예견될 수 있는 것으로서 구조체 결함에 의한 누수와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의뢰한 J기술사사무소에 따르면 아파트 경사로나 지하내력벽 모두 외부 방수처리 불량, 콘크리트 타설 시 다짐불량으로 인한 수밀성 부족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한 아파트 내력벽은 28층 아파트 하중을 지지하는 벽체로 철근 부식과 콘크리트 노후화로 인해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계속적인 지하수 유입은 ▲모기 등의 해충 서식과 불쾌감 조성 ▲사유 재산적으로 미관 훼손 및 노후화 촉진, 아파트 이미지 추락 등으로 인한 가치 하락 ▲배수펌프의 주기적 작동으로 인한 관리비 증가 요인 발생 등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 지하수 침입방지를 위한 외벽방수 재시공, 기 지하수에 젖은 콘크리트는 건조 후 성능저하 여부 확인, 결로 억제를 위한 단열재 시공, 외벽체에 직접 지하수 접촉을 차단할 수 있는 외부 차수벽 등의 조치가 근본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협의회는 입주 후 아파트 유지관리 및 하자보수의 참고가 되는 초기 정밀점검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겨우 23페이지로 이루어졌으며, 측정 및 검사 도구도 사진기와 줄자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청원군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청원군은 초기 정밀점검보고서가 부실함을 인정하고, 호반건설에 적법하게 실시한 전문 안전기관 점검결과를 제출하도록 권고 조치했다. 이와 관련해 협의회 이홍기 운영간사는 “초기 정밀점검보고서 재작성 권고 조치는 건국 이래 처음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라며 호반건설에 대한 비난을 쏟아 냈다.

호반건설측은 입주예정자협의회가 하자를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입주 예정자 모두에게 안내문을 발송했다. 문제는 내용이 협박성에 가깝다는 점이다.
내용은 “협의회 대표자들의 안전진단 실시 제의에 당사는 전혀 이의가 없다. 하지만 진단에서 문제가 없다고 확인된다면 진단 비용은 물론 허위사실 유포와 입주거부운동 등으로 회사에 끼친 이미지 훼손과 경제적인 손실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반드시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즉시 반박성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나 호반건설 관리총괄본부장과 변호사 등과의 면담을 통해 안내문 내용이 최종 입장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홍기 간사는 “이 과정에서 안내문 내용을 호반건설 대표이사가 직접 작성한 내용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며 “고객을 상대로 건설사 사장이 이 같은 행위를 한다는 점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표이사가 안내문 작성

또 입주거부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기존 주택의 매매가 부진하고, 학교 문제, 근처의 정주여건이 형성되지 않은 점 등 복합적인 상황이 물려 있다”며 “호반건설이 입주자들의 재산과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입주 거부를 부각시키면서 고객을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송 호반베르디움 입주자협의회는 10월2일 ‘부실시공 궐기대회 및 설명회’를 아파트 일원에서 개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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