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지혜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하라

2010.09.20 09:20:00 호수 0호

대중들이 온라인에서 수많은 컨텐츠를 쏟아내면서 전통적인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온라인 기술의 진화로 인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프로에 가까운 아마추어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공통된 관심사에 중점을 둔 커뮤니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광범위한 대중의 집단지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크라우드소싱’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LG경제연구원 유재훈 연구원은 ‘대중의 지혜를 내 것으로, 크라우드소싱에 성공하려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크라우드소싱의 필요성과 성공적 방법론에 대해 분석했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 ing)’이라는 단어는 2006년 <와이어드 매거진(Wired Magaz ine)>의 제프 하위(Jeff Howe) 객원 편집자가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대중 또는 군중이라는 뜻의 ‘Crowd’와 외부자원활용, 즉 ‘Outsourcing’의 합성어로 기업의 생산, 서비스 및 문제해결 과정 등에 특정 커뮤니티 또는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을 참여토록 하여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접근방법이다.

오늘날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약 17억명 정도로 추정된다. 웹2.0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2005년 개설된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는 1억개 이상의 동영상이 등록되어 있고 일반 대중이 만든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에는 260여 개의 언어로 약 1000만 개의 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에 모인 대중들이 수많은 컨텐츠를 쏟아내면서 프로슈머, 크리슈머 등의 신조어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통합형과 선택형

크라우드소싱은 크게 대중들의 집단지성을 한데 모으는 통합적 크라우드소싱과 대중들이 제시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 중 한 가지를 채택하는 선택적 크라우드소싱으로 나뉠 수 있다.

통합적 크라우드소싱은 말 그대로 대중의 집단지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형태를 말한다.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념을 소프트웨어 이외의 분야에 접목시키는 개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톡포토(Stock Photo)를 판매하는 아이스톡포토를 꼽을 수 있다.
스톡포토란 전문 사진작가들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촬영한 라이센스가 있는 사진을 말한다. 스톡포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십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브루스 리빙스톤은 2000년 동료들과 서로의 사진을 공유하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과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이 웹사이트에는 방대한 양의 이미지가 모이기 시작했다. 리빙스톤은 커뮤니티가 커지자 이를 아이스톡포토라고 이름 짓고 각 이미지를 25센트에 판매하여 이를 통해 창출한 수익을 이미지 제공자와 공유하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었다.
이후 수만명의 아마추어 작가들이 모인 아이스톡포토는 엄청난 양의 이미지를 경쟁업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낮은 가격으로 제공했고 아마추어 작가들이 제공하는 이미지는 프로 못지않았다.

크라우드소싱의 또 다른 형태는 선택적 크라우드소싱이다. 집단지성을 한데 모으는 통합적 크라우드소싱과는 달리 선택적 크라우드소싱은 대중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옵션 중 한 가지를 기업이 채택하는 형태이다. 기업의 아이디어 공모전, 콘테스트, R&D 문제해결 등이 이에 해당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온라인 R&D 문제해결 기업인 이노센티브를 꼽을 수 있다. 이노센티브에 모인 ‘크라우드’는 대부분 과학자들이다. 이들은 소위 문제해결자로 불린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R&D문제를 의뢰하면 약 150,000명의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업이 이러한 솔루션 중 성사 가능한 답변을 채택하면 통상적으로 적게는 1만 달러에서 많게는 10만 달러 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 이노센티브에 의하면 기업들이 의뢰한 문제 중 약 40% 정도가 해결된다고 한다.

명확한 목적의식

먼저 크라우드소싱의 주체가 되는 당사자는 기업이다 기업은 크라우드소싱을 실행하는 명확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상자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효과적이지 못하다.

고객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여기에 모인 제안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지 않고 다만 제안상자 자체에만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모호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모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이 원하는 아웃풋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단순히 값싼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식의 인식은 큰 오산이며 반드시 실패로 이어진다. 크라우드소싱은 단일전략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접근방법이기 때문에 광고, 프로모션 등의 마케팅 활동, 상품 및 서비스 개발, R&D 문제해결, 제품 및 서비스의 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기업이 크라우드소싱을 실행하는 목적에 따라 접근방법 역시 달라져야 한다. 이에 더해 크라우드소싱의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지적재산권 분쟁 등에 미리 대비하여 가이드라인 또는 계약관계 역시 명확히 제시되어야 한다.

크라우드의 선정

목적의식이 명확해졌다면 ‘크라우드’를 선정해야 한다. ‘크라우드’의 선정은 현존하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을 활용할 수도 있고 기업이 자체적으로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도 있다. 크라우드소싱을 실행하는 기업은 1:9:90의 법칙을 명심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1%만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컨텐츠를 생산하고 9%는 컨텐츠를 수정 및 평가하며 나머지 90%는 그냥 눈으로 본다는 말이다.

‘크라우드’ 선정의 핵심은 다양성과 전문성의 적절한 조화이다. 앞서 언급된 이노센티브를 MIT대학이 분석한 결과 해당 분야에 경험이 적을수록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화학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생물학자, 물리학자가 해결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성을 갖춘 크라우드를 선정하는 것은 크라우드소싱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동력이 된다.


체계적인 스크리닝

체계적으로 스크리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크리닝 작업에도 ‘크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대중의 투표를 통해 1차적인 스크리닝을 진행하면 기업은 훨씬 수월하게 선별작업을 할 수 있다.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티셔츠를 만드는 Threadless의 사례를 살펴보자.

Threadless에서 판매되는 모든 티셔츠의 디자인은 대중에 의해 만들어진다. 홈페이지에 가입을 하고 프로그램만 다운받으면 누구나 디자인을 해서 올릴 수 있다. 대중들이 업로드 한 수많은 디자인들은 또다시 대중에 의해 평가된다.

Threadless의 회원들은 2주 동안 6점 척도로 티셔츠 디자인에 점수를 부여한다. 매주 10개 내외의 디자인을 채택하고 그 중 3~5정도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된다. 채택된 디자이너는 현금 1500달러와 500달러의 스토어 크레딧을 받게 된다. 티셔츠를 디자인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2000달러 정도라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사후 보상체계 확립

마지막으로 크라우드소싱을 주최하는 기업은 적절한 사후 보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위키피디아의 경우 비영리 기업이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지식공유의 희열, 사회적 시민의식 등이 참여동기가 되지만 영리기업의 경우 내 아이디어로 기업이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일부 대중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참여자들에게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소싱은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들이 크라우드소싱에 참여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컨테이저스 매거진>은 크라우드소싱에 대중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네 가지 요소, 즉 4Fs를 제시했다.

명성, 돈, 재미, 만족감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적극적인 대중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크라우드소싱은 오늘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진화를 바탕으로 대중들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게 하는 것이다. 크라우드소싱은 이를 실행하는 기업과 참여하는 대중 모두에게 이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명확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절차를 마련하고 참여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인센티브가 제공되어야 한다. 기업의 모든 활동과 마찬가지로 크라우드소싱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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