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후 배가 아프다 혹시 나도?

2010.08.24 12:02:47 호수 0호

휴가를 맞아 동남아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김지영씨(29)는 얼마 전 심한 설사로 병원 신세를 졌다.
김씨는 “배가 살살 아프더니 열이 났다”며 “설사가 너무 심해 화장실에서 살아야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김씨처럼 동남아로 여행을 다녀 온 후 복통과 고열, 설사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세균성 이질에 감염됐기 때문으로 동남아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 이질은 시겔라 균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병하게 되며 산성에 잘 견디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위를 통과하면서 위산에 의해 소멸되지 않고 장으로 이동하는 특징을 지녔다.

순천향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시겔라 균은 시겔라 톡신이라는 독소를 만들게 되며 이 독소는 소장의 점막에 붙어 일차적으로 점막의 물리적 손상과 이차적으로 화학적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대부분의 수분을 흡수하는 소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고장액까지 밖으로 빠져나오게 돼 세균성 이질에 감염돼 굉장히 심한 탈수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밖에 환자들이 ‘폭풍처럼 몰려온다’고 표현하는 설사와 고열, 복통이 가장 큰 증상이며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들 증상이 심해질 경우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탈수로 인해 심근경색이 올 수도 있고 항암치료나 갑상선 수술, 간 이식 등을 받은 면역이상자에게 패혈증이 동반될 가능성도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질은 유·소아나 65세 이상의 고령자, 간과 심장 등에 문제가 있는 만성질환자에게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므로 위험군이라면 평소 관리를 통해 시겔라 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더불어 세균성 이질은 수액을 마시는 구강수액요법과 흔히 링거라 부르는 정맥수액으로 탈수를 막고 경우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하면 쉽게 치료되는 편이므로 증상이 심해진다면 꼭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일부 환자들의 경우 설사 증상 때문에 설사약인 지사제를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몸의 독소 배출을 막아 약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기피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는 “일반적인 설사에는 지사제가 도움이 되지만 열과 복통을 동반한 설사에 지사제를 바로 먹는 건 금기”라며 “이질처럼 독소를 만들어내는 경우 억지로 설사를 막아버리면 독소가 몸에 남아 흡수돼 환자의 상태를 더 안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충고했다.

덧붙여 “지사제는 장 운동을 억제시켜 설사를 막는 효과를 내므로 드문 경우긴 하지만 장 운동이 과다하게 억제될 시 장이 마비되는 후유증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세균성 이질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질을 예방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손을 깨끗이 자주 씻고 이질이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물을 끓여 먹는 등 음식물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집안에 환자가 있는 경우는 수건과 화장실을 분리해 쓰는 게 바람직하며 여건상 화장실을 따로 쓰는 게 어렵다면 이질 환자가 사용한 후 화장실을 소독하는 게 전염을 막는 방법이다.

유병욱 교수는 “동남아 등지에서 과일을 사 먹을 때 깎아서 파는 경우가 있는데 칼에 이질균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껍질이 있는 과일을 산 후 잘 닦아서 여행객 본인이 깎아 먹는 게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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