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주식 시장과 백조 이론

2015.12.03 15:36:38 호수 0호

월가의 투자 전문가 니콜라스 탈레브는 그의 저서에서 전례가 없고 예상하지도 못하여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가져 오는 경제 사건의 발발 가능성을 언급하였는데 그것을 ‘블랙 스완(검은 백조)’이라 칭하였고 이는 하나의 경제 용어가 되었다. 그러한 경제적인 충격과 불확실성 뒤에는 더 좋아질 수 있는 기회나 힘이 생기는데 이를 안티프레질(antifragile)이라고 한다.



A물체가 B물체에 힘을 가하면 B물체 역시 A물체에게 똑 같은 크기의 힘을 가한다는 뉴튼의 운동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경제 시스템에도 적용된다고 할까?

혼란을 야기하는 무언가에 대해 반응하는 사회 경제적인 대응력이 생긴다는 것인데 투자자는 여기에서 더 높은 수익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외환 위기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을 겪으며 혼란 속에서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높은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이 많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미국에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예측되는 상황에 대해 선제 조치를 취하는 최고의 경제학자와 정부관리들이 있을 텐데 그러한 공포의 상황이 일어났다는 것은 모든 나라에 앞으로도 충분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을 말해 준다.

만약 갖가지 경제적 변수들의 가중치를 달리 하여 시뮬레이션해서 그러한 위기 상황들을 조금이라도 예측 가능하다고 해도 정책 당국이 무시해 버리면 의미가 없다. 또한 정책 당국이 그것을 심각하게 인지한다 해도 그 상황이 통제 가능하지 못하면 블랙 스완이 올 수 있는 것이다.

블랙 스완에서 파생된 ‘그레이 스완(Grey swan)’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이미 경제 상황에서 인식되고 있고 예측 가능한 악재이지만 특별한 해결책이 없는 위태로움이 존재하는 시장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화이트 스완(하얀 백조)’은 쉽게 예측 가능하지만 계속 되풀이 되는 금융 위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의 주식이 내재 가치에 비해 저평가 영역에 머무르고 있다고 하지만 외국인들은 지속적으로 순매도를 이어 가고 있다. 외국인들은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아야 한다는 정석 투자의 본질에 역행하는 것인가?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라고 말하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문제는 방향이 거의 정해졌는데 그들이 지속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

한국 증시는 이제 미국 증시와도 디커플링(비동조화)되어 있는데 현재 한국 증시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미국 금리 인상 외에도 중국 위안화의 IMF SDR(특별인출권) 편입, 중국 디플레 우려와 제조업의 위기, 미국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MSCI China 지수 신규 편입,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 IS의 추가 테러 위협으로 인한 긴장 고조 등의 글로벌 변수가 있다. 내부 변수로는 무역수지에서 1년째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각 산업 분야의 경쟁력 위축, 주택 시장 거품 우려, 중산층의 붕괴로 인한 소비 기반의 축소 등의 문제가 있다.

필자는 중국의 디플레 우려와 한국의 거시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문제가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 생각한다. 경제시스템이 발전하는 가운데 역사에서 보듯이 때때로 블랙 스완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종목과 더불어 거시경제 동향도 눈여겨 봐야 한다.


<hthwang07@hanmail.net>

[황호탁은?]

▲공학박사, MBA
▲전 대기업 임원,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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