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한 상’메뉴가 뜬다!

2015.11.02 10:16:02 호수 0호

날개 단 ‘집 밥 차림’

한 상 바람이 불고 있다. 밥을 중심으로 국과 김치, 반찬 3~4가지를 한 상(쟁반)에 담아내는 형태다. 한식 백반집들이 허름하고 낡은 모습을 벗고 품질을 높이고 깔끔하고 세련되게 격상되고 있다.



국수+보쌈, 품격 높이고 가격 부담 덜며 인기
광화문, 한남동, 합정동 등지서 가정식 인기

1~2년 전부터 홍대, 합정, 상수동 등 젊은층이 많이 다니는 상권에서 한 상 열풍이 시작됐다. 집밥이 부상하면서 더 뜨고 있는 것이다. 고품질 식재료를 사용하고, 인공조미료의 사용을 줄이기도 한다.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상차림을 반상이라고 한다. 한상에 차리는 반찬 가짓수에 따라 3첩, 5첩, 7첩, 9첩, 12첩 반상으로 구분된다. 먹는 사람의 수에 따라 외상차림, 겸상차림, 두리반상, 교자상차림으로 구분된다. 보통 3첩 반상은 조선시대 평민의 일상차림이었다.

12첩은 궁중에서 수라상으로 차려졌다. 첩수에 드는 반찬은 숙채, 생채, 구치, 조림, 전, 마른반찬, 회인데, 3첩 반상은 숙채 생채 구이 또는 조림으로 차려진다. 5첩 반상은 4첩 반상에 전과 마른반찬, 젓갈, 찌개를 더한다. 또 7첩 반상은 회와 찜을 더한다. 9첩 반상은 7첩 반상에 찌개와 구이가 두 종류씩 차려진다. 반상차림은 외상차림을 원칙으로 하되 겸상차림으로 할 때는 음식의 배열을 달리해 두 사람이 먹기 좋도록 한다.

운영에 효율적

한상차림은 1인가구 증가와 관계가 깊다. 싱글족이 급격히 늘면서 식당에서 다 같이 먹기보다는 1~2명이서 간편하게 식사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9%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2010년 23.9%로 급증했다. 2030년에는 32.7%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시락 등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포장이나 배달이 각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다가 한식하면 보통 연상되는 백반집 보다 상도 깔끔하게 차려낸다. 인테리어도 젊은층에 맞게 캐주얼하게 풀어냈다. 또 혼자서 밥을 먹는 문화가 익숙해지면서 1인을 겨냥한 외식 상품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혼자 밥을 먹지만 따뜻한 집밥으로 위안을 얻으려는 심리도 작용, 집밥이나 가정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점도 크게 작용한다. 보쌈은 회식이나 가족외식 등 각종 모임에 어울리는 메뉴다. 양도 많고 가격도 높기 때문이다. 점심 고객보다 저녁 고객이 많은 이유다.

‘원할머니보쌈·족발&국수반상’은 한 상 보쌈 메뉴로 점심과 저녁 고객을 모두 잡았다. 보쌈과 국수, 2~3가지 반찬을 사각쟁반에 단출하게 차려냄으로써 가격 부담을 덜어 낸 것. 보쌈과 국수, 장아찌와 백김치를 내놓는다. 국수는 원할머니국수와 명태비빔국수, 옛날육개장국수, 닭가슴살냉국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국수와 왕만두가 결합한 ‘만두반상’과 국수와 밥으로 구성된 ‘국수반상’도 있다. 가격은 6000~1만원. 주고객층도 중장년층에서 젊은층으로 확대됐다. 한 쟁반에 1인이 먹기 좋은 양만큼 내놔 잔반 비용을 줄이고, 1인 한 상으로 서빙을 하니 서빙 시간을 단축해 운영에도 효율적이다.

서울 종로의 식객촌에 위치한 ‘무명식당’에서는 11가지 잡곡으로 지은 밥과 국, 4~5가지의 제철 재료로 만든 밑반찬을 쟁반 위에 내놓는다. 대표메뉴인 무명밥상과 별미밥상이 각각 1만원이다. 납작만두, 쌈밥 등 다양한 주안상과 지역특산 전통주를 맛볼 수도 있다.

점심메뉴로 인기

한남동에 위치한 ‘빠르크’도 엄마의 손맛이 나는 집밥을 재해석한 한끼를 내놓는다. 저염식을 추구하고, 인공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는다. 더덕&새송이구이와 삼치구이, 갈비구이 등을 9000~2만9900원에 판매한다.

합정동 ‘더심플한테이블’도 깔끔한 한식 1인상을 선보인다. 8000~9000원에 판매하는 숯불제육구이, 숯불닭갈비, 그릴떡갈비는 인근 직장인 사이에서 점심메뉴로 인기다. 큰 쟁반 형태의 상 위에 1~2인 분량의 상을 차려낸다. 허름한 식당에서 맛보던 백반을 세련되고 깔끔하게 차려낸다. ‘소녀방앗간’은 경북 청송마을에서 자란 제철 식재료를 사용, 조미료도 넣지 않은 건강밥상을 선보인다. 과일청, 간장, 된장, 말린 취나물 등도 별도로 판매한다.

신사동 ‘쌀가게 by홍신애’도 건강한 가정식을 선보인다. 매일 도정한 쌀로 만든 밥과 국, 매일 다른 반찬 몇 가지를 차려 내놓는다. 반찬은 정선 백태, 남해 죽방멸치액젓 등 지역의 제철 재료로 만든다. 소금대신 간장을 사용하는 등 건강한 저염식을 실천한다. 9900원과 1만3900원에 판매하는 정식을 판매한다. 100인분의 밥이 모두 팔리면 문을 닫는 독특한 마케팅을 한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은 “건강한 식단과 캐주얼 한식을 표방해 최근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점심 식사 위주의 단순한 메뉴구성으로 매출규모가 작은 점이 단점”이라며, “장기적으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메뉴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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