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는 게 좋다” vs “소금보다 안전”

2010.06.22 09:18:44 호수 0호

MSG, 끊이지 않는 논란 속으로

MSG(글루탐산나트륨)는 논란이 가시지 않는 식품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인공조미료로 사용되는 MSG는 두통·메스꺼움·가슴 통증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이 그 이유다. 이에 식품업계는 몇 년 전부터 자진해서 MSG를 퇴출시키고 ‘MSG’ 무첨가 제품임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라면 제조업체 사이에서는 MSG 유해성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MSG는 평생 먹어도 해롭지 않다”는 공식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발표는 마치 MSG가 유해물질인 양  홍보하는 기업들의 마케팅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해외에선 문제없이 잘 팔리는 ‘효자 상품’
“고객들 불안감 없애기 위해 MSG 뺀 것”


MSG의 유해성 논란은 1968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MSG가 다량 첨가된 중국 음식을 먹은 후 졸음·상체압박감·무기력증 등의 증상을 느낀다는 ‘중국음식점증후군(Chinese Restaurant Syndrome)’에서 비롯된 것. 그러나 1995년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의 조사 결과 실제 MSG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MSG 인체에 무해



실제로 최근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이 개최한 워크숍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MSG의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인 MSG 전문가 앤드류 애버트 박사는 “딱히 인체에 유해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 하루 섭취량도 정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국제 글루타메이트 기술위원회가 쥐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소금이 오히려 MSG보다 치사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금의 경우 쥐의 몸무게를 기준으로 kg당 3.0g을 먹이자 전체 쥐들 중 반수가 독성을 나타낸 데 비해 MSG는 kg당 19.9g을 먹였을 때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심지어 MSG는 비타민12와 비타민C보다 독성이 훨씬 낮았다는 것.

이어 에버트 박사는 “미국에서는 ‘식품과 의약품 규정’에서 소금, 베이킹파우더, MSG는 안전한 물질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SG가 두통, 구토를 일으키고 특히 어린이의 칼슘 흡수를 막아 성장을 저해하며 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에버트 박사는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수행된 모든 독성학 연구에서 글루탐산염이 칼슘 흡수,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에 미치는 영향을 찾지 못했다”며 “일부 연구들에서 매일 MSG 35g을 준 개와 어린이들이 구토를 일으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이 양은 약 70명 분의 식사에 사용되는 양이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MSG가 많이 들어간 중국음식을 먹은 후 메스껍거나 불편을 느낀다는 ‘중국음식점 증후군’을 비롯해 MSG가 뇌 손상과 비만 및 기타의 불편감과 관련이 있다는 논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경년 강릉원주대 치대교수 역시 “글루탐산은 각종 천연식품과 모유에까지 들어있는 아미노산으로 과다섭취 시 치사량이 소금보다 낮고 설탕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나트륨 양도 12.3% 정도로 천일염(20∼30%)과 정제염(40%)보다 낮아 MSG를 소금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단체는 MSG 섭취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MSG 사용량이 높고 여전히 유해성 여부가 명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이사는 “화학조미료에 대한 반응은 어른보다 어린이가, 남자보다 여자가, 정상인보다 천식이 있는 사람이 더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안 먹거나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MSG이지만 해외에선 잘나가는 ‘효자상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MSG, 핵산, 아스파타, L-페닐알라닌, L-글루타민, L-알가닌 등을 생산, 전 세계 80여 개국에 ‘MIWON’ 브랜드로 수출해 한해 800억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상은 작년 전체매출 중 해외매출이 7%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10%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성칠 대상 사장은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MSG의 경우 해외에서는 아무 문제없이 잘 팔리고 있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장류 및 MSG 등 해외바이오 사업은 올해 대상의 전체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선 ‘찬밥신세’

그럼에도 MSG는 국내에서 여전히 ‘찬밥신세’다. 식품업계에서 MSG를 뺀 제품임을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MSG가 마치 위험물질인 양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에 한 식품업계 고위 관계자는 “MSG는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위해성 없는 물질로 인정돼 식품첨가물로 쓰이고 있다”며 “다만 국민정서 차원에서 고객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MSG를 넣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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