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가 후계구도 판도 ‘어디로 흐를까?’

2010.05.25 09:25:00 호수 0호

대상그룹 장녀인 임세령(33)씨의 이혼 후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상의 최대 주주이자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된 바 있는 동생 상민(30)씨가 영국 유학에 나서면서 언니인 세령씨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 됐다. 하지만 대상그룹 측은 “세령씨는 육아에만 집중 할 계획”이라며 “일련의 떠도는 소문들은 모두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세령씨가 본격적으로 경영참여에 나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룹 외식 부문 계열사 ‘와이즈 앤피’에서 론칭한 레스토랑 ‘터치 오브 스파이스’의 대표직을 맡은 것. 이에 그간 예상되던 대상 후계구도 판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임상민에서 임세령으로…후계구도 바뀌나
사위, 제3의 인물 승계도 배제할 수 없어

지난 1월 <일요시사>는 세령씨가 대상그룹 계열사 ‘터치 오브 스파이스’의 경영에 가담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당시 ‘터치 오브 스파이스’ 관계자는 “세령씨가 이사로 현재 근무한다”고 말해 의혹을 증폭케 했다. 그러나 ‘터치 오브 스파이스’의 대표 김성태씨는 “직원이 착각한 것”이라며 “이 레스토랑의 대표는 본인이며 세령씨는 이따금씩 식사하러 오시는 것 뿐”이라고 번복했다.

세령씨가 경영에 나선 일이 드러나게 된 것은 배우 이정재와 필리핀에 동행한 사실이 일파만파 퍼지면서다. 이때 열애설로의 확대를 경계한 이씨의 소속사 측이 “사업이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것. 이번 이정재 씨와의 필리핀 마닐라 방문은 평소 많은 관심을 가졌던 요식 사업에 대해 알아보기 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령씨 밀어주나?

하지만 대성 측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심사에 의해 레스토랑 하나의 대표를 맡은 것에 불과하다”며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경영의 전면에 나설 것이다’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는 세령씨보다 대상그룹의 동생인 상민씨가 승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관측 되고 있었다.


지난 2001년 임창욱 회장의 증여로 최대주주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9년 4월 임창욱-박현주 부부로부터 지분 일부를 양도받으면서 상민씨의 입지는 더욱 굳어졌다. 하지만 상민씨가 유학에 나서고 세령씨가 경영에 발을 들이면서부터 후계구도 시나리오가 급수정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농·축산물 유통판매업체인 ‘진안농산’이 현재 세령씨가 2대 주주로 있는 대상홀딩스의 자회사로 새롭게 편입됐다. 이에 관련업계는 ‘임씨를 후계자로 밀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대성 측 관계자는 “임세령씨의 레스토랑 경영과 해당 기업의 자회사 편입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진안농산이 자회사로 편입된 것은 해당 업체가 대상FNF 종가집 김치의 1차 가공업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선 세령씨의 ‘경영수업’이 그룹의 후계자를 굳히는 계기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딸들이 아닌 사위에게 ‘옥새’가 넘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이 사위가 그룹 회장직에 오른 경우다. 임 회장의 구속 당시 세령씨의 남편이었던 이재용 전무의 역할에 시선이 쏠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 회장은 세령씨가 이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새 맏사위를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반면 미혼인 상민씨의 상황은 다르다.

상민씨의 지분증가를 두고 단순 상속이나 경영권 확보 차원이란 분석도 있지만 그룹의 차기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사전포석의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결국 상민씨의 남편에게 지분과 경영권이 넘어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만큼 임 회장에겐 상민씨의 결혼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올해 29살로 혼기가 찬 상민씨는 재벌가에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재원으로 꼽힌다. 상민씨의 남편이 누가될지 벌써부터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까닭이다.

상민씨는 지난 2004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조카의 사진을 올려 유명세를 탈 정도로 재벌가 자녀답지 않게 소박하고 원만하다는 평이다. 한번은 홈피에 “소호(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20달러짜리 귀걸이를 깎아서 15달러에 샀다”는 글을 올려 소탈한 매력도 엿볼 수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상민씨의 배우자가 누가될지 여부에 따라 그룹의 후계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상민씨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수순이라면 남편의 역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극히 희박하지만 제3의 인물 발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집안사람 가운데 누군가 어떤 형태로든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시나리오다.

이런 전망은 대상그룹의 탄탄한 혼맥이 배경이다. 대상가는 그동안 화려한 집안과 인연을 맺어왔다. 임대홍 창업주는 부인 고 박하경 여사와 사이에 2남1녀(창욱-성욱-경화)를 뒀다. 대상가는 이들의 혼사를 통해 재계·금융계 가문과 사돈을 맺고 있다.

‘제 3자’ 가능성도

우선 임 회장의 부인 박씨는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3녀로 박삼구 회장의 여동생이다.

임 회장의 남동생은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 1993년 미원통상 전무이사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 임성욱 회장은 1997년 미원그룹에서 대상그룹으로 이름을 바꾼 해 그룹 부회장으로 일하다 지난 2000년 세원중공업(현 세원이앤티), 세원화성, 쇼핑몰 메사 등을 거느린 세원그룹으로 분가했다. 그의 부인은 한국산업은행 부총재를 지낸 손필영씨의 외동딸 성희씨다.

여동생 경화씨는 김종의 백광산업 회장과 결혼했다. 김 회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마치고 미원통상 대표이사와 P.I미원 인도네시아 대표이사 등 그룹에 몸담은 바 있다.

대상그룹 측은 후계구도 자체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오너는 그룹 경영의 주요 사안을 챙기고 각 계열사는 1997년부터 도입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임 회장이 올해 아직 경영에서 물러날 시점이 안 됐을 뿐더러 딸들도 경영에 참여하기는 아직 이르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여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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