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석기 내란음모는 무죄"

2015.01.22 16:15:21 호수 0호

내란선동죄는 유죄…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 원심 확정

[일요시사 사회2팀] 박 일 기자 = 헌정 사상 첫 '정당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낳았던 통합진보당 이석기(53) 전 의원에 대해 22일, 대법원이 '내란음모' 혐의 무죄와 함께 징역 9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지하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 회합 참가자들이 내란을 합의했다고 보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RO의 실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날 오후, 내란음모·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 등의 내란음모죄와 관련해선 "국민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위배되거나 본질이 침해될 수 있어 음모죄 성립 범위는 확대 해석 위험성을 고려해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며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내란음모가 성립하려면 공격대상 등이 설정되어 있고 공통적으로 인식할 정도의 합의는 있어야 한다. 내란음모 합의가 있다고 하기 위해선 단순한 범죄 결심을 외부에 표시,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객관적으로 합의가 인식되고 실질적 위험성도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RO의 실체에 대해서도 "진보당 경기도당의 활동이 RO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RO의 존재는 엄격한 증명에 의해서 판단해야 한다. 피고인 주장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다고 해도 피고인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강령, 목적, 지휘통솔체계, 조직보위체계를 갖춘 특별한 조직이 존재하고 130여명이 위 조직의 구성원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RO의 조직체계 등에 대한 제보자 진술은 상당부분 추측이나 의견에 해당돼 증명이 높다고 볼 수 없고, 다른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옛 진보당 경기도당 일부 구성원들이 2013년 5월10일과 12일 회합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며 내란을 선동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 등은 실제로 전쟁 발발시 북한에 동조해 물질적, 기술적 방안으로 구체적 장소까지 거론하면서 통신, 철도, 유류 가스 등을 파괴하거나 그 수단으로서의 무기 제조와 탈취, 협조자 포섭 등을 논의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들의 발언은 전쟁 위기가 해소된 게 아니고 북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특정 정세를 전쟁으로 인식하고 가까운 장래에 구체적 내란 행위 유발할 충동이나 격려 행위로 보기에 충분해 그 자체로서 내란선동 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의원 등은 2013년 5월10일과 5월12일 두 차례에 걸친 비밀회합에서 경기도당을 중심으로 한 130여명의 당원들과 무장혁명 및 국가기간시설 타격 등 폭동을 모의하고 이적표현물 등을 소지하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찬양·동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park1@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