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준공의 의미

2010.04.13 09:17:35 호수 0호

“세계 철강역사 다시 쓴다”


현대제철이 대를 넘어 이어온 오랜 숙원사업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3년여에 걸쳐 매진했던 일관제철소 건설을 마치고 최근 준공식을 통해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것. 이로써 현대제철은 세계 철강기업으로의 한 단계 도약뿐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 전체에도 안정적인 자원 확보의 발판을 제공하게 됐다. 특히 업계는 그동안 포스코가 독점적으로 주도해왔던 고로제철 시장에 현대제철이 새로운 라이벌로 등장했다는 점에 주시, 앞으로의 성장세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두 번째 제철소 준공…포스코 독점체재 무너져
연내 고로 2호기 완공시 세계 철강기업 12위 ‘우뚝’


현대제철은 지난 8일 충남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종합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쇳물 생산에 들어갔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그동안 고로제철 시장을 독점했던 포스코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일관제철소를 구축하게 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 정세균 민주당 대표, 최경환 장관 등 정·관계 대표와 경제인, 해외 협력사 현대차그룹 관계자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 32년 숙원사업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철강 산업 제2의 도약을 선포하는 현장에 와 있다”며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로 오늘을 만든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위기 속 과감한 투자가 빛났다는 이 대통령의 축하 인사처럼 정 회장은 그동안 일관제철소 준공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펼쳐왔다. 이는 일관제철소의 준공이 현대가(家) 전체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탓이다.

현대가의 숙원은 고(故)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시작됐다. 철강 사업에 유독 관심이 많았던 정주영 회장은 1978년과 1994년 두 차례나 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당시 국영기업이었던 포스코에 밀려 번번이 실패했다. 1996년 정몽구 회장 역시 그룹 회장직에 오르자마자 아버지의 뜻을 이어 일관제철소 사업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갑작스레 불어 닥친 외환위기 탓이었다.

결국 ‘3전4기’ 끝에 정 회장은 지난 2006년 다시 숙원사업을 성취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착공 이후 3년2개월 만에 일관제철소를 준공하는데 성공했다. 오랜 숙원을 이루기 위한 정 회장의 노력은 대단했다. 건설기간 동안 수시로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는가하면 아낌없는 자금 투자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재계를 강타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정 회장은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 일관제철소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이제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준공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종합철강회사로서의 위상을 더 높이게 됐다. 총 6조2300억원의 자금 투자로 준공된 일관제철소 고로 1호기는 연간 400만톤의 조강생산 능력을 갖췄다. 오는 11월 제 2고로가 완공되면 현대제철은 연간 800만톤의 조강능력을 갖추게 되며, 기존 전기로 인한 조강 생산량 1150만톤과 합하면 연간 생산량은 1950만톤으로 세계 12위권 철강사로 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준공은 현대기아차그룹과 포스코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포스코는 고로를 통해 열연강판과 후판을 생산, 냉연업계에 공급하는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고로가 없었던 현대제철은 철광석보다 비싼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만 가동해 생산성과 성장에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일관제철소 준공으로 현대제철은 자체적으로 강판과 후판 등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연내 제 2고로가 완공되면 현대제철은 자동차·건설·기계 산업에 쓰이는 열연강판 650만톤과 조선의 재료인 후판 150만톤을 매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다. 정몽구 회장은 이 날 기념사에서 “일관제철소의 준공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은 쇳물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세계 최초의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완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본격 경쟁

즉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강판으로 현대하이스코가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만들어 현대기아차의 자동차를 만들게 되고, 이후 수명이 다한 자동차는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폐차 처리돼 다시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건설용 철강제품의 원료로 재활용되는 ‘자원의 순환’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일관제철소의 성공적인 준공을 바탕으로 세계 철강시장에서 새롭고 능동적인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