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속는 사람의 심리코드

2014.12.08 10:04:10 호수 0호

김영헌 저 / 웅진서가 / 1만4800원

베테랑 검찰수사관이자, 20년간 사기꾼의 거짓말을 꿰뚫어온 속임수 프로파일러인 저자 김영헌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은 왜 이렇게 쉽게 속는가?” 속임수의 형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복잡해지고 예측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기꾼의 전략과 수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저자는 수많은 조사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인간은 감정적일 때 속는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중에서도 사기꾼은 ‘욕망’ ‘신뢰’ ‘불안’을 주요무기로 삼았다. 딱히 큰 욕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걸 가지면 더 좋을 거야’라고 욕망을 부추겼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게 하는 것은 물론, 생판 모르는 남도 ‘당신과 잘 아는 사이니까 괜찮아’ 하면서 경계심을 없애 돈을 뺏었다.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자식이 잘 되려면 굿을 해야 한다. 그것이 아들을 위한 일이야’ 하며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몽땅 가져갔다. 더 갖고 싶게끔, 의심하지 않고 믿게끔, 더 불안하게끔 만드는 것이 사기꾼의 목적이다. 그리고 한번 감정에 빠진 사람들은 그 심리코드에 묶여 헤어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이다.
“사기꾼과 대질 조사를 해서 그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다시 믿을 것 같아요.”
검찰수사관인 저자가 사기 사건을 조사하던 중 피해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피해자가 함께 조사 받기를 거부할 정도로 사기꾼은 언변이 좋고 아는 것이 많으며 임기응변에 능하다. 범죄자 중에서도 고급 범죄자로 인식되는 사기꾼에게 과연 속지 않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 저자는 사기꾼에게도 분명 빈틈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빈틈을 찾아낼 수 있는 속임수 간파 기술을 알려준다.
미국의 천재 사기꾼 벅 보트라이트는 “돈을 가진 작자는 누구든 사기를 쳐볼 가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구든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 속임수를 작동시키는 3가지 심리코드가 있다. 피해자가 사기꾼에 대해 조사를 하면 할수록, 또 사기와 관련된 유사한 내용을 알면 알수록 쉽게 속임수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처럼, 이 책을 통해 속임수를 자세히 살펴본다면 대상을 가리지 않는 수만 종의 사기와 속임수로부터 벗어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3가지 심리코드를 이용해 사기꾼이 어떤 방식으로 사기를 치는지 실제 사례를 들어 생생하게 풀어낸다. 책에 등장하는 사기 사건들은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지인들이 한 번쯤은 꼭 당한 일들이다. 당시에는 ‘사기꾼의 꼬임에 빠져서 이렇게 멍청하게 돈을 잃다니’ 하고 이유도 분석하지 않은 채 제탓만을 했을 일이다. 하지만 3가지 심리코드를 통해 바라본다면 우리가 왜 속임수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 근본 이유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나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스마트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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