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랑한 스포츠스타 재테크 성적 공개

2010.04.06 10:56:48 호수 0호

“오래두고 천천히 묵혀야 황금 된다”


최근 한 포털사이트에서 ‘김연아 상가’가 실시간 인기검색어로 자리 잡은 적이 있다. 김연아 선수가 인천의 한 상가 건물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은 것. 이외에도 억대연봉을 자랑하는 스포츠스타 중 상당수가 부동산을 재테크의 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박지성, 이승엽 선수 등의 부동산 투자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그렇다면 국내외 스포츠계에서 ‘승승장구’하며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이들의 부동산 재테크 실력은 과연 어떨까.


박찬호 80억 → 180억 5년 새 2배 ‘껑충’
서장훈 30억 → 150억 재개발되면 ‘대박’


부동산은 스포츠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손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포츠스타들이 빌딩이나 상가, 땅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그들의 직업 특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운동선수들은 젊은 시절 한 때 바짝 벌어 은퇴 이후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에 높은 연봉을 받는 전성기 때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제반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이 적합하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위치 ‘박찬호 빌딩’
이름만으로 유명세 ‘톡톡’

그는 “특히 제대로 고른 빌딩 하나가 몇 년 사이에 가격이 몇 배 오를 가능성이 크고 임대사업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재테크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운동선수들의 실질적인 자산 관리를 그들의 부모가 대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나이가 든 부모가 큰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기에는 부동산을 통한 임대 사업이 상대적으로 관리하기가 용이하다는 해석인 것이다. 업계에선 야구선수 박찬호·이승엽, 농구선수 서장훈·추승균, 축구선수 박지성 등 다수의 스포츠스타들이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부동산 투자로 대박을 낸 대표 인물로는 단연 박찬호가 꼽힌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투수로 활약 중인 박찬호의 부동산 재테크 실력은 최근 그의 ‘5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만큼이나 ‘장미빛’이다. 박찬호 소유의 빌딩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도산대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연면적 5544㎡의 이 빌딩은 지하 4층, 지상 13층짜리 건물로 2005년 박찬호가 80억원 가량을 투자해 준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4층에 박찬호의 매니지먼트사인 ‘PSG(Park’s Sports Group)’가 자리해 ‘PSG 빌딩’으로 명명되지만 인근에선 그냥 ‘박찬호 빌딩’으로 더욱 유명하다. 실제 현장을 찾아 사람들에게 길을 묻자 망설임 없이 박찬호 빌딩의 위치를 가리킬 정도였다.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주변에서 ‘박찬호 빌딩’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며 “현재 시세는 170~180억원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찬호 선수보다 한 발 앞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어 짭짤한 수익을 얻고 있는 스포츠스타도 있다. 전자랜드 소속의 서장훈 농구선수다. 서장훈의 빌딩은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해 있다. 양재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앞에 보이는 5층짜리 건물이 그의 소유다. 연면적 1474.78㎡에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된 이 빌딩은 20여년의 역사만큼 외관이 상당히 낡은 모습이다.

서장훈은 1999년 7월 외환위기로 값싼 매물이 쏟아질 때를 틈타 법원경매를 통해 이 건물의 부지를 구입했다. 당시 낙찰 받은 금액은 28억1700만원. 인근 부동산의 공인중개인에 따르면 현재 이 빌딩의 시세는 170억원 가량이며, 이 중 토지 시세가 150억원에 달한다. 1999년 경매가 건물을 제외한 토지입찰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빌딩부지 경매로 인한 순수 투자차익만 121억8300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이 지역의 경우 개발계획에 포함돼 있어 재개발이 들어간다면 앞으로 그 가치는 더욱 치솟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내야수로 뛰고 있는 이승엽은 올해 초 수백억 원대의 빌딩을 매입하며 단번에 부동산 재벌 대열에 합류했다. 이승엽은 지난 1월8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1가동에 위치한 에스콰이어 빌딩을 사들였다.

패션전문브랜드 에스콰이어가 소유하고 있던 이 빌딩은 지난해 회사의 경영악화를 이유로 매물로 나왔고 이승엽이 매입에 나선 것. 취득금액은 300여억원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스포츠스타의 건물 취득 가격 중 최고가다.



이승엽 300억 빌딩 구입
단번에 부동산 갑부 등재

이승엽은 매입비용 중 100억원가량을 금융권 등으로부터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면적 9881.45㎡의 이 빌딩은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다. 업계는 빌딩이 위치한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인근으로 내년 말 분당선 연장선인 성수역이 추가로 개통될 경우 빌딩 가치는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스타들의 부동산 재테크가 앞선 경우처럼 높은 수익률만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유명선수들은 최근의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동 중인 박지성 선수는 큰 돈 들여 투자한 부동산 분양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은 2008년 4월 경기도 용인시 흥덕 지구에 250억원대 상가를 세웠다. ‘스타프라자’라는 이름의 이 상가는 연면적5864.31㎡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지난해 3월 준공됐다.

하지만 지은 지 1년이 된 이 상가 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분양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불어 닥친 경기불황의 영향이 컸다. 업계에 따르면 이 건물의 상가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에서 최근 2000만원 정도로 대폭 내려갔지만 여전히 고객들의 발걸음은 뜸한 상태다. 상가의 50%가 공실인데다 인기가 높은 1층 매물마저 상당수 비어 있는 모습이다.

박지성 부동산 경기 침체에 ‘울상’
김연아 신도시 인프라 부족 ‘고전’ 


뛰어난 운동 실력과는 달리 재테크에서 부진을 겪고 있기는 피겨선수 김연아도 마찬가지다. 김연아는 지난달 초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상가를 구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김연아는 지난해 9월 포스코건설이 건설한 ‘커낼워크’ 상가 3채를 분양받았다. 김연아가 분양받은 상가는 402동 1층 한 채와 바로 위 2층 두 채로 총 30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0억여원은 은행을 통해 대출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커낼워크’는 아직까지 텅 비어있는 모습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수백 개의 상가 중 부동산 업체만 몇 곳 들어와 있을 뿐 입주한 상가는 없는 상태”라며 “미분양된 상가도 상당수인 것이 현실이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업계 일각에선 김연아의 투자가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의 송도국제도시 건설 계획도 곳곳에서 차질을 빚는 등 고전이 계속되는 탓이다. 또한 김연아가 투자한 대규모 상가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역시 미분양물이 속출하면서 유동인구 확보에도 어려움이 커 당장의 수익은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꽁꽁’ 언 부동산 시장
투자한 선수들도 ‘진땀’

공인중개사 이씨는 “용인 흥덕과 인천 송도 등 신도시의 경우 주변 인프라가 구축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미래 가치를 보고 장기간 투자한다면 가치 상승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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