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김무성이 혁신을 논하다?

2014.10.10 16:12:43 호수 0호

언제인가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가 '중도'를 언급했었다. 당시 그를 살피며 그야말로 코웃음을 쳤었다. 정치에서 중도라니. 중도는 엄연히 종교 개념이다. 아울러 정치에 중도가 존재하게 된다면 결국 독재 혹은 사쿠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 시절 모 인사에 의해 썩은 오렌지에 비교되었던 그가 당당하게 중도의 길로 가겠다고 호언했으니 냉소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안철수란 인간이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하여 ‘새 정치’ ‘큰 정치’를 언급했다. 그 역시도 남경필에게 주었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정치가 뭔지도 모르는 인간이 새 정치, 큰 정치를 언급하였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안철수가 거창하게 부르짖은 새 정치, 큰 정치의 실체는 오래지 않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보궐선거 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자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고, 또 민주당과의 합당 시 자신에게 소중했던 사람들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했다. 결국 그가 지향하는 새 정치, 큰 정치는 공갈협박과 협잡 수준에 불과했다.

최근 일이다. 상기에 기술한 사람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된 이후 '혁신'을 언급했다. 김무성과 혁신, 아무리 생각해도 자꾸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오히려 본인이 혁신의 대상이 되겠다고 하면 이해될 터인데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여러 사유가 있지만 지난 겨울에 발생했던 철도노조의 불법 파업에 참여한 일을 실례로 들어보자. 당시 국민들 사이에 더 이상 천민적 이기주의 정신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굳건히 형성되어 있었다. 또한 그를 위해 일시적인 고통도 감내하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그런데 국민들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무성이 생색내기에 나서면서 우리 사회는 의식전환에 실패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아울러 필자는 당시의 일을 세월호 참사와 연계시키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당시 국민들의 의지대로 철도노조의 극단적 이기주의에 준엄한 조처를 취했다면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로, 넓게 보면 김무성도 세월호 참사 책임의 한 축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그가 혁신을 언급하니 웃지 않을 수 없다. 김무성 의원이 혁신하겠다는 이야기는 남경필이 중도를 또 안철수가 새 정치, 큰 정치를 하겠다는 말과 조금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그려질까.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김무성이 집권당 대표라는 사실에 우리 정치판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어렵지 않게 가늠하게 된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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