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권성동의 비키니 국감?

2014.10.10 15:13:40 호수 0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의 비키니 여성 사진 논란이 거세다. 권 의원이 지난 8일 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부 국정감사 도중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비키니 차람의 여성 사진을 보던 중 이 모습이 고스란히 언론의 카메라에 잡혔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환노위 간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굳이 그걸 꼭 거기서 봐야 했나?" 등의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누드 심재철, 터치 박희태, 비키니 권성동' 등 누리꾼들이 붙여준 새누리당 의원들 닉네임이 참으로 민망한 수준'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이어 "민의의 전당이라는 본회의장에서, 그리고 국정감사장에서, 쳐다봐야 할 국민은 안 보고 딴 짓에 열중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환노위 간사인 그는 노동시간은 늘리고 수당은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악안을 내놓더니 이번 국정감사장에서는 재벌 총수 증인채택을 봉쇄하는 등 '대놓고 재벌감싸기'와 비키니 검색에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0일 오전부터 '권성동 비키니'라는 검색어가 네이버 등 포털 인기검색어에도 올랐다. 조만간 '비키니 국감'이라는 말까지 나올까 우려된다.

권 의원은 논란이 거세지자 "다른 의원의 질의 도중 환노위 등 관련기사를 검색하다가 잘못 눌러져서 공교롭게 비키니 여성의 사진이 뜬 것"이라면서 "의도적으로 봤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권 의원의 '어쩌다'라는 표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싶다. 김정현 새정치연합 수석부대변인은 해명에 대해 "딱 걸렸는데도 실수라고 잡아떼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품격과 자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더 이상 군색한 변명으로 공분을 사지 말고 간사직에서 사퇴하라"고 질타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으로 언론사의 기사들을 검색할 경우, 잘못 클릭해서 해외 비키니 차림의 모델들을 구경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기사 하단에는 게임 어플이미지나 기업 배너 광고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권 의원이 보고 있던 비키니 사진의 주인공은 미국 <플레이보이>지 티파니 토스였다. 국내 언론사에서 '수위가 높은' <플레이보이> 모델의 비키니 사진을 '실수로 잘못 눌러져서' 보게 할 이유 역시도 없다.

바꿔 말하자면, 권 의원의 '잘못 눌러져서'라는 해명은 한 순간의 논란을 모면하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일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누구나 잘못은 저지를 수 있다. 이는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에게도 해당된다.

하지만, 세월호 논란으로 약 한달가량 '지각 국정감사'가 뒤늦게 열렸고, 국민들로부터 '세금만 축낸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중요한 자리에서 딴짓을 한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 잘못된 일이고 사과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실수'로 치부한다는 것은 여당 재선 의원으로서 너무도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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