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돈 200억원 ‘꿀꺽’

2010.03.02 13:07:55 호수 0호

기막힌 대출사기 전모

전현직 은행지점장·직원 끼고 불법대출
10여개 유령회사 차려 기업대출로 위장


전현직 은행지점장 등을 동원해 200억원대 대출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최근 A은행 사당역 지점에서 200억원대 부정대출을 받아 가로챈 정모씨와 부정대출을 도와준 이 은행 출신의 임모씨 등 16명을 횡령, 배임,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또 정씨가 제출한 서류를 부실하게 심사하고 돈을 빌려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당시 지점장 백모씨와 자금관리 담당 직원 이모씨 등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대규모 팬션단지를 조성하는데 돈이 필요하자 개인대출보다 대출 한도가 10∼20% 많은 기업대출을 받기 위해 유령회사 11개를 만들어 이들 회사 명의로 돈을 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은행의 기업대출 심사를 거쳐야 했지만 전직 지점장 출신인 임씨가 도와줘 무난히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임씨는 정씨에게 각종 문서위조 등 기업대출로 위장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백씨를 소개해 줬다. 정씨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이런 수법으로 수차례에 걸쳐 200억원대의 거액을 대출했고, 이중 일부를 전현직 지점장과 명의대여자 등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은 이들의 부정대출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자체 조사를 벌여 백씨를 해고하고 나머지는 감봉 조치를 취하는 선에서 내사를 종결했다. 이렇게 묻힐 뻔했던 사건은 지난해 말 정씨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가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이 경찰에 정씨를 고발하면서 대출사기 전모가 드러났다.
A은행은 “나름대로 조사를 거쳐 충분한 징계를 내렸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