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6·2 역할론’ 급부상

2010.03.02 10:26:40 호수 0호



손학규 전 대표의 여의도 복귀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손 전 대표를 향해 손을 내밀면서부터다. 정 대표와 정 의원, 손 전 대표는 모두 당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들로 지방선거와 전당대회 등에서 삼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정 대표는 주류, 정 의원은 비주류를 대표하는 인사로 각 사안에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이들이 각기 손 전 대표에게 손을 내민 것은 ‘연대’를 제의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여의도 복귀 초읽기 들어가…정세균·정동영 러브콜
지방선거 뛰고, 전당대회 통해 당대표 추대 설왕설래



손학규 전 대표의 주가가 나날이 오르고 있다. 손 전 대표는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 생활을 계속하고 있지만 지방선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활약’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칩거 중에도 각종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만큼 손 전 대표의 지방선거 역할론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대치구도가 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 대표와 정 의원은 당 안팎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들로 지방선거와 전당대회가 차기 대권가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서 손 전 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는 것.

손 전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표심에 적잖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재보선에서 불리했던 수원 장안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이러한 관측은 더욱 커졌다. 이 선거에서 살아있는 경기도 지지기반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선거 앞두고 몸값 상승

게다가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 1월25일 민주당 내 정세균·정동영·손학규·한명숙·천정배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이를 질문한 여론조사에서도 손 전 대표는 20.6%의 지지를 얻어 정동영 의원(14.7%)을 따돌리며 대중 정치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당장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역을 노리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손 전 대표를 향한 구애가 뜨겁다. 출판기념회나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 손 전 대표를 초청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이 정치권으로 전해졌을 정도다.

반면 비주류측 후보자들은 정 대표가 지난해 10월 경기 수원 장안 재보선에 이찬열 후보를 공천하고, 손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정 대표와 손 전 대표의 연대가 공고해진 것으로 보고 ‘손학규 효과’를 서둘러 차단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이종걸 의원은 “손 전 대표가 경기지사 선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면서도 “손 전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손학규 효과’를 노리는 것은 출마자들만은 아니다. 정 대표는 지난 1월 송영길 최고위원을 통해 “지방선거 때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손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 의원은 “손 전 대표 누님상을 당해서 빈소에 갔다가 마침 손님도 없고 해서 상당히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며 “벌써 산에 1년 6개월이나 있었는데 산에 있지 말고 내려와서 함께 돕자는 말을 했다. 닭을 한 50마리 키운다기에 내가 한번 직접 춘천으로 가서 닭 한 마리를 잡기로 했고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눌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 전 대표의 ‘역할론’은 전당대회에서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 일부분 자신의 세를 구축하고 있는 손 전 대표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전당대회의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당 일각에서는 손 전 대표의 ‘추대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와 정 의원이 주류와 비주류로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까지 당을 무리없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중재자’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몸 푸는 손학규, 복귀 가시화

당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인물’을 선출하고 그를 중심으로 뭉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면서도 “당내 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의 골이 생각보다 깊다는 점에서 이들 모두와 ‘느슨한 연대’가 가능한 인물이 ‘새로운 인물’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손 전 대표는 점차 동선을 넓히며 여의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지역구인 서울 종로 사무실에 들러 지인들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측근이나 동료의 출판기념회에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1월21일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키 위해 광주를 방문한데 이어 23일엔 세종시 원안 사수를 주장하며 국회에서 단식 투쟁 중이던 양승조 의원을 찾았다. 또한 25일에는 전북 익산시장 출마를 노리는 천광수씨 출판기념회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달 1일 양천구청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이제학 민주당 양천갑지역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했다. 24일엔 강원도에서 열린 이광재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정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등과 자리를 함께 했다.

지난달 26일 한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정 대표와 정 의원, 손 전 대표가 한 자리에 모이는 등 복귀를 앞둔 손 전 대표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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