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골다 돌연사한다?

2010.02.23 10:45:47 호수 0호

수면무호흡증, 뇌졸증·심장병 발병률 높일 수 있어

최모(남·36)씨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와이프가 내 코 고는 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라고 하는데 와이프가 너무 예민한 게 아닐가 생각한다”며 “코골이 때문에 신혼 초부터 삐꺽거리는 것을 원치 않아서 코골이 치료를 받을까 고민 중이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정모(여·39)씨는 “남편 코 고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아이 방에서 잠을 잔 적도 있다”면서 “코 고는 소리를 없앨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골이는 같은 방을 쓰는 가족이나 룸메이트의 수면에 방해를 초래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코를 고는 당사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
전문의들은 코골이가 심할 경우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다음날 주간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수면 중에 코를 골고 숨을 멈추었다가 “푸우~”하고 쉬는 현상이 관찰되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코 고는 소리는 코에서 나는 게 아니다. 목젖을 포함한 연구개(입천장의 일부)와 주위 점막이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코골이, 건강에 악영향

코골이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는 비만이 꼽힌다.
특히 턱이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연구개 인두 부위가 좁아서 호흡할 때 생기는 공기 흐름에 의해 주위 점막이 쉽게 떨릴 수 있다. 한편 코골이의 악화요인으로 음주, 흡연, 지나친 피로 등이 지적된다.

단순 코골이의 경우 함께 잠을 자는 사람이 괴롭지만 낮 동안의 피로감이나 졸음 이외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는 “코골이가 심해 수면 중 호흡에 불편을 느끼게 되면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뇌와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산소가 부족하면 심장이 더 빨리 뛰게 된다. 수면 중에 심장이 빨리 뒤게 되다보면 불규칙한 심장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 교감신경도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수면 중에 교감이 활성화되면 혈압이 상승하고 근육 긴장도가 높아지게 되고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급작스럽게 심근경색, 협심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뇌졸증, 심장병에 대한 발병률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본인이 만성피로를 느끼거나 가족 중에 누군가가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코골이 전문치료를 받아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수면장애클리닉 홍승봉 교수는 “환자는 밤에 많이 자도 낮에 매우 졸리고 피곤하며, 만성피로, 두통, 소화불량, 어지러움 등으로 병원을 전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 양압술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며 “코를 골다가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 증세가 있다면 꼭 수면장애 전문의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골이 전문치료에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우선 병력으로 진단하게 되는데, 본인이나 배우자, 또는 가족들을 통해 증상을 듣고 진단할 수 있다.

주간에 얼마나 졸리는지에 대한 문진을 통해서도 코골이나 무호흡의 심한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신체검진으로 체중이나 BMI 지수를 측정하거나 외양 특히 얼굴과 목의 모양을 관찰하고 비강, 구강, 인두, 후두의 검진을 병행해 주된 유발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정확한 수면의 평가를 위해 수면 다원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수면의 전 과정을 조사하는 검사다.

 코골이 전문치료 필수

잠을 자는 동안 호흡, 맥박, 움직임, 코골이, 혈중 산소 포화도, 뇌파 등을 측정하고 그 외에 기도의 폐쇄 부위를 파악키 위한 검사 등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검사법에는 수면 다원검사가 있다.
기도의 폐쇄부위를 확인키 위해 비인두 섬유경을 이용해 인두부에서 어느 부위가 막히는지를 직접 관찰하거나 방사선 투시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또 검사 시 코를 통해 관을 거치하고 수면의 전 과정을 통해 어느 부위가 막히는지 추적할 수도 있다.

한편 비수술법으로 자는 동안 코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를 불어넣어 줌으로써 기도 폐쇄를 방지하는 상기도양압술 치료법이 있는데 여기에 양압기가 활용된다.
양압기는 일정기간 동안만 사용하는 치료법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잘 때마다 착용해야 하는 의료장비이다.

일부 환자들은 양압기 착용이 다소 혐오스럽고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일단 착용하고 잠을 자면 숨을 제대로 쉼으로써 코골이가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져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압기 착용 전에 무호흡증을 해소시키는 최소 공기압력을 찾기 위한 압력처방검사를 하게 된다.

이어 정기영 교수는 “10년, 20년 장기적으로 수면무호흡증으로 시달리게 되면 심장과 뇌혈관 등 건강에 좋지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이를 가볍게 봐 넘겨서는 안된다”며 “이를 치료치 않을 경우 심근경색, 뇌졸증 위험도가 3~4배 높아지고 사망위험이 5배 증가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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