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상품의 비밀> 롯데칠성 ‘핫식스’ 에너지음료 중독 '위험하다'

2014.08.18 11:44:33 호수 0호

소비자들 일반음료로 착각…알고 보니 카페인 범벅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뜨거운 여름 체력은 떨어진다. 수험생들은 에너지음료에 의지하게 된다. 특히 롯데칠성음료 ‘핫식스’가 인기다. 하지만 핫식스 과다섭취에 따른 메스꺼움, 더부룩함, 구토 등을 호소하는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수능을 앞두고 불안해진 재수생 A씨. 여름철이 되면서 기력이 떨어져 피곤함을 자주 느꼈다. A씨는 핫식스 두 캔을 들이켰다. 갑자기 속이 뜨거웠다.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다. 책을 펴고 펜을 잡아도 손이 떨렸다. 집중력은 흐트러졌다. 결국 이날 A씨의 하루는 흐지부지 끝났다.

마신 뒤 ‘메스꺼워’

그동안 국내에서 박카스, 비타500 등이 에너지 드링크로 알려져 오다 최근 에너지음료가 대중화되고 있다. 음료업체를 비롯해 제약회사까지 에너지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에너지음료 시장 규모는 1000억원 규모로 2011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종류만 10여 가지가 넘는다.

이 중에서도 롯데칠성음료 ‘핫식스’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편의점 에너지음료 판매 순위에 따르면 핫식스(250ml)와 핫식스 라이트(0.2%) 등 핫식스군이 에너지음료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동서식품의 레드불, 코카콜라 ‘번 인텐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인기를 업고 롯데칠성음료는 지난4월 ‘핫식스’ 패키지 라벨을 새롭게 변경했다. 이번 리뉴얼은 지난 2011년 5월 이후 3년 만에 실시한 것이다. 다만 제품 성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핫식스에는 과라나추출물, 타우린, BCAA 아미노산, 홍삼, 가시오가피, 비타민B군 등 6가지 재료가 함유됐다.

핫식스 캔 겉표지에는 ‘타우린 1000mg 함유, 과라나 천연 고카페인 함유 60mg’이라고 적혀 있다. 타우린은 피로회복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성분이다.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식물에서도 발견되지만 대부분 동물의 심장이나 간, 뇌에 들어 있는 영양소다. 타우린은 중추기능조절로 잠을 깨우거나 운동을 할 때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과다섭취하게 되면 위궤양이나 설사를 유발한다.

과라나는 남미 열대 과일이다. 이 열매에서 카페인을 추출한다. 과라나에서 추출한 카페인은 천연 카페인으로 각성효과를 준다. 잠시 동안 피로를 잊게 하고 활동성을 증진시킨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마시게 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혈압 상승, 이뇨 효과로 인한 탈수 증세에 시달릴 수 있다.

소비자 일반음료로 착각 “경각심 부족”
기운 돋는 약?…알고 보니 카페인 범벅

아울러 핫식스에는 B2, B6 등의 B계열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여기에 비타민제를 섞어 마시면 비타민을 과다 섭취하게 된다. B계열의 비타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 메스꺼움, 홍조, 발진, 시력저하, 구토, 근육 마비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페인 하루 권장 섭취량은 성인 400mg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은 체중 kg당 2.5mg이하다. 카페인에 중독된 상태에서 섭취를 중단하면 반나절 후에 불안, 흥분, 수면장애, 얼굴 홍조, 소변량 증가, 소화장애, 근육 경련, 우울증, 판단장애, 두통, 불면, 근육통 등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핫식스에 함유된 카페인은 체중 50kg인 청소년의 하루 카페인 섭취권장량 125mg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 제품을 세 캔 이상 마시면 하루 섭취량을 초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에너지음료에 대한 경각심 부족을 우려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에너지음료에 대해 일반음료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청소년이 에너지음료를 하루 두 병 이상 마시면 인체에 위험하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임산부의 경우 카페인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 정도가 성인보다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핫식스 등 대부분의 고카페인 제품은 학교매점에서 판매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에너지음료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핫식스와 같은 에너지음료는 청소년들이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며 “청소년들이 에너지음료를 일반음료라고 인식해 목이 마를 때마다 물처럼 마시게 되면 성장호르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박카스의 경우는 카페인이 들어 있어도 소비자들이 의약품으로 생각해 스스로 조심하지만 에너지 음료의 경우 일반음료라고 생각해 카페인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편”이라며 “에너지음료는 고카페인이 함유돼 자극이 커서 자주 마시면 중독되고, 다른 일반음료가 맛이 없게 느껴질 정도가 된다”고 조언했다.

회사 측은 인공 카페인이 아닌 천연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핫식스는 과라나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카페인을 쓰고 있어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며 “캔 겉면에 어린이, 임산부 및 카페인에 민감하신 분은 음용에 주의하라는 표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고 문구는 핫식스 캔 뒷면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 잘 보이지 않았다. 직접 찾아봐야 보일 정도다.

청소년 부작용 우려

식약처 지침안에 따르면 식품업체 및 제약업체는 제품에 대한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2년 기존 250ml 용량 제품보다 카페인 함량을 44% 늘린 대용량 제품을 선보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술+에너지음료’ 위험성 논란

일부 소비자들이 술집이나 클럽, 바 등에서 에너지음료를 술과 섞어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카페인 음료에 알코올까지 섞어 마시면 혈압상승과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다양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에너지음료를 술과 함께 마시면 강력한 각성효과로 인해 술에 취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된다.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 음료와 술을 함께 마시면 술만 마신 경우보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을 시도한 사람도 4배 많았다. 따라서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에너지 음료에 대한 경고와 규제까지 도입한 상태다.


실제 지난 2012년에는 캐나다 10대 세 명이 에너지드링크 '레드불'을 마시고 사망했다. 35명은 2003년 이래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캐나다 정부가 발표했다. 캐나다의 일부 주는 에너지드링크의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난해부터 카페인 함량이 액체 1ml당 0.15mg 이상인 음료에 고카페인 함유 제품임과 총 카페인 함량 표기를 의무화했다. 또 어린이나 임산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섭취를 자제토록 하는 주의문구를 제품에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어린이, 청소년의 고카페인 음료 섭취를 제한하기 위해 학교 매점 및 우수판매업소에서 고카페인 음료 판매를 금지시키는 내용의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개정했다. <효>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