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새벽 한적한 슬로프서 설원 질주 짜릿
주요스키장…다양한 할인으로 알뜰족 유혹
서브원 곤지암리조트…교통 편리·파격적 할인
보광 휘닉스파크…백야 버스 패키지 선보여

시간상 또는 경제적 여건으로 짬을 내기 어려우나 스키는 즐기고 싶은 스키광들에게 야간스키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낮처럼 환해진 스키장에서 한적하게 설원을 질주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리다 보면 야간스키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은색의 눈밭에서 연인과 함께 다정한 한때를 보내려는 스키어들에게도 좋다.

덜 붐비고 낭만적
겨울에 가장 가고싶은 곳으로 대부분 스키리조트를 꼽는다. 굳이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눈 덮인 설원을 달리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특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옷섶을 파고드는 칼바람의 날카로움보다 더욱 부담스러운 적이 있다. 리프트 앞에서 하염없이 순서를 기다리는 것이다. 단 5~10분 활강을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주말에는 적체가 더욱 심하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탈 수 있는 주간권을 구입해도 리프트나 곤돌라에 몸을 싣는 횟수가 몇 차례 되지 않을 정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해진 후 즐기는 야간스키다. 리프트나 곤돌라를 탑승하고 있는 동안 조명에 반짝이는 설원의 야경을 감상하거나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느낌은 낮보다 훨씬 낭만적이다.

설질 좋고 요금 저렴
야간스키는 오후 6시께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활강할 수 있는데, 대기시간을 절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특히 동호인들이 뜸해지는 오후 10시 이후 이용하는 백야·심야스키를 즐기는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백야·심야스키의 장점은 많다. 무엇보다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이 전혀 없다는 것을 제일로 꼽는다. 북적이는 낮 시간대와 달리 오히려 사람이 반가울 지경이다. 슬로프에 인적이 뜸하다 보니 자유자재로 활강이 가능하다. 야간스키가 좋은 점은 또 낮은 기온 덕분에 설질이 낮에 비해 훨씬 좋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렴한 요금도 매력이다. 6~7만원대인 주간권에 비해 40% 이상 저렴하다. 여기에 할인카드 등을 이용하면 비용 수준은 훨씬 낮아진다. 이로 인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 및 낮 시간대 이용이 불가능한 젊은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다. 저녁 먹고 출발, 밤새 활강을 즐긴 후 새벽에 돌아오면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다양한 편의시설
세계 경제 위축으로 불어닥친 경기 침체도 스키어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일한 문제는 스키장 주변 리조트와 숙소가 이미 만원상태라는 것. 그렇다고 스키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숙박비도 아끼고 리프트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는 야간 스키를 이용하면 된다. 스키장들도 새벽까지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거나 24시간 찜질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야간 스키어들을 배려하고 나섰다.

밤 새고 타도 좋아!
서브원 곤지암리조트는 밤의 황제다. 야간·밤샘 스키 리프트 판매량이 주간을 앞설 정도. 주중은 20%, 주말은 30%가 많이 팔린다. 서울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 할인도 파격적이다. 밤 12시30분부터 새벽 4시30분까지 운영하는 백야권과 저녁부터 새벽 4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올나이트권의 할인율은 30%다. 퇴근 후 올빼미 스키족들을 위해 사당·삼성·잠실 등 강남 노선은 물론 목동과 여의도 등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031)8026-5000

엘리시안 강촌리조트도 올빼미 스키·보드족 유치에 적극적이다.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접근성.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45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이에 맞춰 심야권 운영시간을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로 2시간이나 연장한 상태. 가격도 싸다. 저렴한 심야패키지(리프트+렌털)는 3만3000원이다. 왕초보를 위해 주중 야간에 스키 4팀, 보드 3팀에게 선착순 무료 강습도 해준다. (033)260-2000

베어스타운도 올해부터 밤샘족에 가세했다. 매주 금·토요일과 공휴일 전일에 새벽 4시까지 슬로프를 오픈한다. 삼성 카드를 쓰면 50% 할인. 1만9000원에 불과하다. 수도권 직장인들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의 야간과 심야노선을 늘렸다. (031)540-5000

현대성우 리조트는 다소 살벌하게 들리는 ‘철야스키’를 운영한다. 밤 12시부터 새벽 4시30분까지다. 초급자 코스인 알파2(A2)와 델타1(D1)，중급자코스 브라보1(B1)와 상급자코스인 챌린지5(C5)를 오픈한다. 철야 스키를 즐긴 뒤 새벽 4시40분에 출발하는 잠실과 대치동, 양재와 사당 경유 버스를 이용하면 출근 시간 전에 서울에 닿을 수 있다. 리프트권과 스키장까지 왕복하는 버스 이용에 장비 대여와 사우나(또는 수영장) 50%，식당가 10% 할인이 통합된 원앤프리패키지의 가격은 5만원. (033)340-3000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는 해피 아워가 눈길을 끈다. 어른, 어린이 구분 없이 1만5000원만 내면 오후권 또는 야간권의 종료시간 직전 입장해 1시간 반 정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서비스다. 다른 스키장의 시즌권으로도 리프트권을 25% 할인 받을 수 있다. (031)644-1200
양지 파인리조트 밤샘 스키는 주말에만 운영하는데 시간이 새벽 5시까지다. BC카드와 제휴해 리프트 주간권은 25%，반일권은 35% 씩 할인된다. 한적한 월~화요일은 최고 50%까지 할인해 준다. (031)338-2001

한솔 오크밸리 리조트는 새벽 3시까지 문이 열린다. 카페테리아는 심야 시간대에 파는 냄비라면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심야스키 고객에겐 장비 렌털이 반값이다. 새벽 3시까지 수도권으로 향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033)730-3500

백야스키의 원조 보광 휘닉스파크도 밤에 잠들지 않는다. 저녁부터 새벽 4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야심만만 시즌권이 따로 나왔고 야간시간대와 새벽스키어를 위해 △왕복버스 △리프트 백야권 △장비 렌털을 포함해 3만9000원에 백야 버스 패키지도 나와 있다. 매일 오후 8~10시 수도권에서 출발한다. 비씨카드로는 심·백권(심야·백야 스키) 3만9000원，백야권 1만7000원에 각각 구입할 수 있다. 1588-2828

Tip - 부상위험 높아 초보는 조심

“야간 스키가 더 위험해요!”
어둠 속에서 즐기는 스키는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 눈밭을 활주하기에 그만이다. 하지만 낮에 녹은 눈이 밤이 되면서 꽁꽁 얼어 딱딱한 눈으로 바뀌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크다. 또한 눈이 미끌미끌하고 건조해지기 때문에 넘어지면 낮보다 더 큰 상해를 입을 수 있다. 조명이 있긴 하지만 야간에는 스키어들의 시야가 좁아지고, 공간 지각 능력이 떨어져 부상 확률이 높다. 야간 스키는 프로 스키어들에게도 주의를 요하기 때문에 스키 초보자들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