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사조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일은 당내 비주류가 정 대표의 사조직을 정면 비판하면서 일어났다. 이종걸·강창일·문학진·장세환 의원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19~20일 정세균 대표의 비밀 사조직 모임이 잇따라 열렸다”고 폭로한 것.
이들은 “지난달 19일 대전에서 열린 ‘밝은 미래 포럼’(가칭) 창립 준비위 행사에 정 대표의 측근인 강기정 의원이, 20일 서울 영등포 ‘대안포럼’(가칭) 출범 모임엔 정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며 “정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권을 지렛대로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재장악하고 2012년 대통령 후보로 나가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 대표는 19~20일 서울 우이동의 한 수련원에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 200여 명을 모아놓은 자리에 참석해 노골적인 줄 세우기성 발언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4일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모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문학진 의원이 “공당의 대표가 지난 연말 의원들이 농성을 하는 동안 사사로운 개인적 욕심 때문에 당의 중요 직책에 있는 사람을 부려 사조직을 결성한 걸로 알고 있다”며 “사조직 결성의 목적은 2010년 7월 전당대회에서 연임해야 2012년 대통령 후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정 대표를 겨냥한 지 며칠 만에 사조직에 대한 폭로가 일어난 것이다.
정 대표 측은 이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정 대표의 사조직을 거론한 의원들이 정 의원과 가깝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배후에 정 의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정치인 주변에 지지자 모임이 있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손학규 전 대표도 선진평화연대가 있고, 정동영 의원도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마치 음흉한 사조직인 양 비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정 의원은 지난 연말 전주에서 1000명, 광주에서 500명을 모아 등산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