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여야 신임 원내대표 맞짱인터뷰 ②새민련 박영선

2014.05.19 11:09:51 호수 0호

"나는 합리적 원칙주의자, 여야 경색 우려는 기우"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여야는 지난 8일 의원총회를 통해 각각 이완구 의원과 박영선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시기, 여야의 원내사령탑이 동시에 교체된 것이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여야 원내대표들은 세월호 사태로 성난 민심을 수습하고, 초접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창간 18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새로 취임한 여야의 원내대표들을 차례로 만나 향후 정국 운영에 관한 나름의 복안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는 MBC 기자 출신으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3선 중진의원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후 민주당 정책위의장, 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법사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게다가 이번 원내대표 선출로 헌정 사상 첫 제1야당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박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평소 강경파로 분류돼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박영선 의원만은 좀 선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였다. 박 원내대표는 또 대표적인 경제민주화론자로 재벌개혁에 앞장 서온 인물이다.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박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선출을 막기 위해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까지 벌였다는 후문이다.

반대로 박 원내대표를 '합리적 원칙주의자'로 평가하는 많은 사람들은 새롭게 선출된 그에게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강력한 뚝심과 리더십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여야관계를 회복시켜 나갈 것이란 기대다.

과연 세월호 사태와 6ㆍ4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에 구원등판한 박 원내대표는 국회를 정상화시키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다음은 박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먼저 제1야당 원내대표에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코앞으로 다가온 6ㆍ4지방선거 등 중요한 시기에 원내사령탑을 맡게 되셨는데, 향후 1년간 원내사령탑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나가실 것인지 구상을 말씀해주시지요.
▲ 세월호 참사 이후에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달라진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세월호 참사를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고, 또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주력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부는 큰 의미에서 세월호 참사의 가해자이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국회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고가 발생한 4월16일 이전과 이후를 확연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국민의 삶과 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같은 날 취임하게 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굉장히 합리적이고 현실감이 있으면서 현명한 판단을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면 이번에는 달라진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리고 국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원내대표에게 바라는 점은 국회가 사실 삼권분립의 핵심축인데 그동안의 여당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일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회는 어쨌거나 청와대와 정부를 견제하는 위치에 놓여있는 곳입니다. 이제는 여당 대표로서 소신있게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고 국민을 바라보면서 일을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강경파라는 정치권의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부에선 박 원내대표께서 취임하심으로 여야 관계가 더욱 경색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 저는 강경파라기보다는 원칙을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제가 합리적 원칙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강경파라고 평가받는 것은 제가 내세우는 주장의 내용이 강경해서가 아니라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소신을 지켰던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론에서 너무 그런 부분만 부각된 면도 있습니다. 제가 원내대표가 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국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 때문에 여야 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진 대한민국 만들겠다"
"이완구 대표, 청와대 아닌 국민 눈치 봐야"

- 취임 후 가장 먼저 세월호특별법준비위원회(이하 세특위)를 발족시키셨습니다. 세특위의 향후 역할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 세월호특별법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진상규명이고, 두 번째는 재발방지책이고, 세 번째는 피해자 보상입니다. 우선 진상규명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정부가 자료를 제대로 내지 않을 때 여기에 대한 엄벌을 가할 수 있는 조항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재발방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치밀하게 앞으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이루고 싶은 입법 과제들은 무엇입니까?
▲ 첫 번째는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하려면 기업들이 보다 더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글로벌스탠다드 기준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선진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갑의 횡포를 이겨낼 수 있는 을을 위한 법안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선거제도를 바꾸고 싶은데요, 지금의 선거제도는 여당은 청와대 눈치를 봐야 되고, 야당은 계파 수장의 눈치를 봐야 되는데 선거제도를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경선제)로 바꿔서 의정활동만 열심히 하고 공천권은 국민에게 돌려주는 그런 선거제도의 개편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네 번째로는 간첩증거조작사건을 일으킨 국정원와 같은 국가기관들의 기강을 바로잡아 나가고 싶습니다.

- 정권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이번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지방선거 필승전략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이번 지방선거는 누가 과연 국민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 지키기에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새정치연합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당입니다. 그리고 현정부는 이번 세월호 사태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저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국민들이 많은 생각을 하실 것이라고 봅니다.

- 끝으로 창간 18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일요시사>는 굉장히 긴 역사를 쌓아오면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일요시사>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요시사>가 보다 우리 사회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어젠더를 많이 개발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일요시사> 창간 18주년을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드립니다.

 


<mi737@ilyosisa.co.kr>

 

<박영선 원내대표 프로필>


▲ MBC 보도국 기자
▲ 열린우리당 대변인
▲ 제17, 18, 19대 국회의원
▲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 MB새누리정권 부정부패청산국민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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