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문화팀] 김해웅 기자 = “굿바이 바스켓” '매직 핸드' 김승현, 전격 은퇴

'천재가드' 김승현(36·서울 삼성)이 13년간 정들었던 코트를 떠난다.

삼성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승현이 은퇴를 결정했다"며 은퇴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2013~2014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선수가 된 김승현은 원 소속팀 삼성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코트를 떠나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

앞서 삼성 관계자는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김승현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승현의 재능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새롭게 팀을 꾸리기 위해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승현은 강동희(48·전 동부 감독), 이상민(42·현 삼성 감독)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포인트가드로 한국 농구사에 획을 그었던 천재 플레이어였다.

송도고-동국대를 졸업한 그는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오리온스에 입단했으며, 맨몸으로 달리는 것보다 농구공으로 드리블하면서 달리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농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던 것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실제로 김승현은 입단 첫 해부터 프로농구 무대에서 NBA(미프로농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노룩패스', 더블 클러치 등을 선보이며 관중들로 하여금 탄성을 불러 일으키게 했던 장본인이었다.

데뷔 첫 해인 2001~2002시즌에 경기당 12.2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오리온스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는데, 당시 국내 농구 사상 최초로 신인상와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휩쓸었다.

2002년에는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과의 결승에서 패색이 짙었지만 경기 막판에 연이은 스틸과 어시스트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코트 밖에서는 악동 이미지가 강했는데, 여자 연예인들과의 염문설, 이면계약 파동 등의 사건 때문이었다.

그는 FA로 오리온스에 잔류한 2005~2006시즌 이후 허리 부상 탓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리온스와 이면계약 파동을 벌였던 2011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지만 끝내 부상을 극복하지 못했고, 삼성은 이상민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 분위기 변화에 주안점을 두는 과정에서 김승현의 은퇴도 일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김승현은 프로 무대에서 총 12시즌 동안 507경기(플레이오프 포함)를 뛰었으며, 경기당 10.6점 3.1리바운드 6.9어시스트를 2.0스틸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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