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인기 침투’ 정보사·김태효 안보실 연결고리 추적

2026.01.26 17:08:04 호수 1569호

“김 방문 HID 부대장 이번 공작 총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연달아 무인기를 날린 30대 남성들과 정보사령부 간 접촉이 사실로 드러났다. 무인기 공작이 정보사의 지시였는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정보사가 깊게 연루됐을 경우 윤석열정부 안보실에 대한 수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이 HID를 방문했을 때 부대장이 해당 공작을 총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무인기를 수차례 날린 30대 남성 오모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보사령부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바로 다음 날 정보사는 오씨와의 관계와 공작금을 전달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군경합동수사 TF(태스크포스)는 즉각 사실관계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윤석열정부 안보실과의 연결고리 의혹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회생

이번 공작을 총괄한 인물은 학군단 출신 오모 대령이다. 그는 2023년 6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북파공작 부대)를 방문했을 때 부대장이었다. 오 대령은 당시 주변인들에게 “장군으로 진급할 가능성이 없으니 곧 전역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2024년 상황이 바뀌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정보사 공작팀장(군무원)이던 천모씨의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명단 유출 사건을 보완할 조직개편 TF 팀장으로 오 대령을 발탁했다.

앞서 천씨는 2017년 4월 중국 정보기관 소속으로 추천되는 인물에게 포섭돼 2022년 6월부터 2년 가까이 문서 12건, 음성 메시지 18건 등 총 30건의 정보를 중국 정보기관에 유출했다. 이 대가로 그는 1억6205만원을 수수했다. 대법원은 지난 20일 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0억원 추징금 1억6205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속초부대장 시절까지만 해도 되게 우울해했다. 여단장이 육사 출신이고 대북 공작으로는 최고의 전문가라고 평가받아 진급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조직개편 TF 팀장이 되고 나서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위에 언급된 여단장은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이다. 그는 문 전 사령관과의 갈등으로 좌천돼 제2군단 부군단장을 끝으로 지난해 12월 말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됐다.

정보사는 이른바 ‘육사 카르텔’이 조직을 이끌어 왔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접촉한 이들 모두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12·3 내란 이후 정보사 내 육사가 대거 숙청되면서 현재는 학사 출신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학군단(ROTC) 라인 정보사 간부들의 경우 문 전 사령관이 맡긴 업무를 말끔히 해결해야 ‘진급’이라도 할 수 있었던 셈이다.

오 대령 “곧 전역”…옷 벗기 직전 핵심 인물로
"국정원, ‘오 중령’ 콕 집어 데려가겠다고 해"

오 대령은 조직개편TF팀을 이끈 후 2024년 11월1일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이 팀은 정보사 100여단 2·3사업단 영관급 장교들이 주축을 이뤘다. 조직개편 TF에 속해 있던 간부들도 대거 포함됐다.

오 대령이 잘 풀릴 수 있었던 이유로는 안보실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의 인연이 거론된다. 이 둘은 같은 속초부대 출신이다. 오 대령과 오 중령은 각각 부대장, 특수대대장이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가정보원 비서실 공작특보로 자리를 옮겼다가 6개월이 지나 국가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다.

이 팀은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에게 직보하는 정체불명의 조직이었다. 안보실에 HID 출신이 파견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안보실에는 정보사 인원편성표(TO)가 없었다. 김 전 1차장이 오 중령을 안보실로 데려오기 위해 없던 ‘국정원 공작특보’ 자리를 만들어 특별하게 챙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던 이유다.

정보사 출신 한 고위 관계자는 “정보사 출신이 국정원으로 이직할 때는 최소 여단장이나 사령관이 추천해야 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된다”며 “오 중령의 경우 국정원에서 먼저 연락이 와 ‘걔 데려갈 것’이라고 통보 형식으로 못 박아 모두가 황당해했다. 그냥 부대도 아닌 HID의 대대장을 무작정 데려가겠다고 하니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보사 관계자는 “둘의 사이가 썩 좋진 않았다. 오 중령은 ‘난 금방 갈 사람’이라며 오 대령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았다. 둘이 HID 부대에서 같이 근무하진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보사 내에서 오 중령을 좋아하는 이는 많이 없다”고 말했다.

군경합동조사 TF는 무인기를 제작한 장모씨, 오씨, 이들이 설립한 무인기 제작 업체 에스텔엔지니어링에서 ‘대북 전담 이사’로 활동한 김모씨 등을 모두 출국금지했다. 이들에게는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 외에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 등도 적용됐다. 일반이적죄는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이 북한으로 날린 무인기가 강화군 불온면에서 이륙해 강화군 송해면을 거쳐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해병대 2사단 부대 일부가 무단 촬영됐다.

오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인기를 날린 이유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능 오염 수치를 확인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들이 정보사와 수시로 접촉했다는 사실이 <일요시사> 최초 보도로 확인됐고 과거 윤정부 대통령실 계약직 근무 이력이 드러나면서 수사망이 확대됐다.

안보실 파견하려 ‘공작특보’ 자리 만들었다?
군경, 정보·드론사→안보실 매개 의혹 수사

군경 TF는 이들 외에도 오 대령과 오 중령 등을 거쳐 더 윗선으로 보고됐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사를 수사하려면 군경 TF만으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가 거세다.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조차 압수수색하지 못한 선례와 수사기관이 정보사 ‘공작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정보사 내부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해까지 김 전 1차장과 오 중령이 HID를 내란에 동원하는 과정에 어떤 일을 했는지까지만 들여다봤다. 특검팀은 드론작전사령부 기획팀이 작성한 무인기 관련 ‘V 보고서’가 안보실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내용과 정보사가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냐’고 문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2024년 7월부터 작성해 9월 초에 완성됐다. 정보사가 ADD 측에 연락했던 시기와 겹친다. 김용대 전 드론사령관은 이 보고서를 들고 직접 대통령실을 찾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전 사령관이 대통령실에 보고하기 전까지 정보·드론사와 안보실 간 매개 역할을 오 중령이 담당했던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그러나 정보·드론작전사령부→안보실(오 중령)→안보실(김 전 1차장)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군 고위 관계자는 “특검팀이 수사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2차 종합특검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수사 착수

한편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법은 지난 2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해당 법안이 처리된 지 나흘 만이다. 2차 종합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앞서 3대 특검에서 다루지 못했던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 총 17가지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외환·군사 반란’ 혐의,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각종 선거·권력 개입 의혹 등도 수사한다. 수사 기간은 수사 준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이며,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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