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

2014.03.10 13:01:33 호수 0호

신의진, 김경림 저 / 걷는나무 / 1만4000원

 성공한 소아정신과 의사이자 두 아이를 키운 엄마 신의진이 알려 주는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고 당당하게 일하는 법. 엄마, 아내, 일하는 여성, 며느리, 딸로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일하는 엄마들은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하면서도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애쓴다. 그러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엄마가 일을 해서 아이가 아프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하지만 아이를 아프게 하는 엄마는 일하는 엄마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엄마다. 그러니 일을 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마라. 오로지 아이 때문에 일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나는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자기만의 답을 찾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이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고 강요하는 세상에서 ‘일이냐, 아이냐’ 하는 이분법적인 사고에 갇히지 않고 당당하게 일하는 엄마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일하는 엄마들은 너무 쉽게 죄책감의 포로가 된다. 마치 일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엄마가 되기를 포기한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아이와 다른 가족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일하기 때문에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다는 죄책감은 아이에게도, 가족에게도, 동료에게도,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아이에게 더 잘해 주지 못하는 미안함은 모든 부모가 가지고 있다. 그걸 굳이 일과 결부시켜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엄마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죄책감을 덜어내는 일이다. 그래야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어떤 순간에도 상황에 떠밀려 자신을 희생자로 만드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일과 아이와 가정은 우리의 삶을 모두 풍요롭게 하기 위해 모두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일과 아이를 저울질하며 둘 중 하나를 성급하게 포기하려 하지 말고 두 요소 사이의 비율을 변화시키면서 균형점을 찾아 나가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내 일을 포기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연구하며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대안들이 떠오르고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보인다. 중요한 것은 오직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따져 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20년간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운 신의진이 끝까지 일을 포기하지 않고 아이와 자신이 모두 행복한 삶을 찾아간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흔들리는 엄마들에게 ‘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우는 것’이 결코 허황된 욕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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