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서울시장 물밑경쟁 조기 점화

2009.12.01 09:36:44 호수 0호



여권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부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 주가가 한층 더 뛰어오른 서울시장 선거에는 적지 않은 ‘스타급’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일찌감치 재선 의지를 다지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쟁쟁한 당 안팎의 실력자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자천타천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이들 중에는 은연 중 출마 의지를 내비치는 이들도 있지만 단호히 선을 긋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판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둔 내부 경선의 열기가 빠르게 타오르고 있다.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이들 사이의 내부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대권 지름길 ‘와글와글’

출발선에 가장 먼저 선 이는 오세훈 시장이다. ‘현역’인 오 시장은 일찌감치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혀왔다. 한강르네상스, 강남북균형발전, 서울형 복지사업 등 오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은 단기간에 끝낼 수 없는 일들인 만큼 임기 초부터 재선을 통한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해왔다.

오 시장은 지난 6월 취임 석 돌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임기 말까지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업적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역 프리미엄’과 추진 중인 여러 정책을 안고 있는 오 시장이지만 당내 경선을 장담하긴 어렵다. 지난해 총선 때 서울지역 의원들과 ‘뉴타운’ 갈등을 겪으면서 당내 분위기가 썩 좋지 못하다. ‘서울시장 재선 불가론’을 외치며 대안을 모색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당 안팎의 쟁쟁한 실력자들이 서울시장 선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승부의 결과를 섣불리 내다보지 못하는 이유다.

당내에선 원희룡 의원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 소장파의 선두주자격인 원 의원은 “오 시장 재임 4년을 시민의 입장에서 엄밀히 평가하면, 육아·주택·일자리 등 서민 삶은 뒷전이고 전시행정이 많았다는 게 보편적”이라며 “예산안, 세종시 문제 등 당의 명운이 걸린 현안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서울지역 의원들과의 개별 만남을 늘리는 등 당 안팎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정두언 의원과 나경원 의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정 의원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데다 친이계의 중심격 인사라 할 수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을 지원하고 ‘다음’을 노린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당내 경선을 3각 구도로 압축한 후 후보단일화를 통해 오 시장과 맞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 의원이 최근 서울 출신 의원 7~8명과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나는 직(職)보다는 업(業)”이라며 “물론 직도 좋지만 일하는 것이 더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으로서 많은 평가를 받아서 좋은 평가가 나와서 거기에 맞는 직이 주어진다면 몰라도 직 자체를 위해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대중성이 높은 나 의원은 야권에서 강력한 여성 후보가 나섰을 경우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과 역시 서울시당위원장을 지낸 공성진 의원, 정치 1번지 종로에서 3선을 한 박진 의원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권 의원은 현역 서울시당위원장이라는 점이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권 의원 자신도 “시당위원장직을 맡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 준비와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때가 돼 경선출마를 결심하게 된다면 시당위원장직에서 물어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출마에 뜻이 있음을 전했다.

공성진 의원은 친이계 중에서도 이재오계 핵심 인물로 출마 시 만만찮은 전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친박계의 강한 반발을 살 가능성도 크다.

차기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도 잠재적인 후보군에는 이름이 빼놓지 않고 있다.

또한 당외 인사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꼽힌다. 인지도가 높은데다 ‘리틀 MB’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무 추진력이나 충성도가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유 장관은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양념으로 올라간 것 같다”며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문화부 일만 해도 하루가 짧다”며 “문화 불균형만큼은 이번 대통령 임기 내에 해소해야 될 것 같다. 정말 멋지게 한번 해보고 싶다”고 장관직에 대한 애착을 숨기지 않았다.


내부 혈전 벌어질지도

하지만 언제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서울시장은 지방선거의 ‘꽃’ 혹은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로 불린다”며 “대선주자로 급성장 할 수 있는 기회여서 내부경쟁 또한 치열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이라는 이유로 방심할 수도, 스타급 인물이라고 섣불리 도전할 수도 없는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2~3월 본격적으로 시작될 여권의 내부 경선은 어느 때보다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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