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VS 뇌

2009.10.13 09:56:23 호수 0호

마음을 훈련하라! 뇌가 바뀐다


장현갑 저 / 불광출판사 펴냄 / 1만3800원



“뇌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마음 역시 뇌와 몸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아직까지 주류 심리학이나 뇌과학에서는 마음이 가진 ‘힘’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18세기 말 프랑스의 해부학자였던 프란츠 요제프 갈이 ‘정신은 뇌에서 기인하며 또 각각의 정신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따로 존재한다’고 주장한 이래 뇌가 마음을 지배한다는 생각은 ‘상식’이 되었으며 이 분야의 연구는 뇌의 어느 부분이 어떤 마음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집중됐다.

특히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은 뇌가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으며, 뇌에는 명백히 정해진 한계가 있고 이 한계는 대체로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 주류 과학계와 의학계의 통설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정밀한 뇌 스캔이 가능해지면서 이 ‘변하지 않는 뇌’ 이론은 점차 허물어졌다. 뇌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흔히 ‘뇌가소성’ 혹은 ‘신경가소성’이라고 한다. 뇌가소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뇌와 마음의 관계는 일방통행에서 점점 양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마음 훈련을 통해 우리의 뇌와 몸을 바꿀 수 있는 예는 수도 없이 많다. 가장 흔한 예로 플라시보 효과를 들 수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 중 75%는 특정 처방 없이 스스로 나을 수 있는 환자라고 한다. 이들에게는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의사의 확인만 있어도 스스로 치료가 가능한 사람들이다.

티베트 승려가 등장하는 영화나 텔레비전 화면을 보면 티베트 승려들은 엄청나게 추운 날씨에도 장갑이나 양말을 신지 않고 한쪽 팔에는 장삼을 두르지 않은 채 바깥에서 담론을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맨살을 드러내면 손발에 동상이 걸리고 추위에 노출되어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런 사례는 마음과 몸의 상호관계를 이해하는 새로운 지평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또한 의학적 의미에서 볼 때 기존의 의학적 치료법으로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여러 종류의 만성병 치료에 심리적 수련으로 그 가능성이 보인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치료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마음 훈련이 뇌와 몸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수많은 사례와 연구결과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오랫동안 심리학과 뇌 관련 분야를 연구해오던 저자의 첫 번째 대중서로 마음과 뇌에 대해 생소한 이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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