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어깨를 수술해 병역을 기피한 프로축구 선수, 연예인, 프로게이머 등이 대거 포함된 병역비리 사건이 벌어졌다. ‘환자 바꿔치기’ 병역비리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의 일이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지난 17일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권모(23·무직)씨 등 45명을 소환·조사하는 등 204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는 프로축구 선수, 연예인, 프로게이머 등 1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 등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서울 논현동의 한 정형외과에서 멀쩡한 어깨를 습관성 탈골 증상이 있다며 수술한 뒤 진단서를 제출, 신체검사에서 면제나 4급(공익근무 대상) 판정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수술비 명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모두 10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부당 지급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이 같은 수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인터넷 병역관련 카페에서 논현동의 한 정형외과에서 어깨관절 탈골 수술을 해 주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받게 해준다는 글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러한 병역기피 수법이 알려진 지 오래됐지만 신체검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은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병무청 관계자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며 수술비와 관련해 화재보험사 등의 보험금 청구내역을 분석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