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시리즈> 김성수 기자가 파헤친 비밀 [제14탄] LIG손해보험 ‘행복한 인생스타 플랜’

2009.07.28 09:15:12 호수 0호

‘하나로 묶어 크게 보장’ 믿어도 될까

[일요시사=경제1팀] 총체적 불황 속에서도 유독 잘나가는 ‘절대 강자’가 있다. 막강 브랜드를 앞세운 기업들이다. 기업 수익과 직결되는 브랜드 경쟁력으로 확보한 아성은 어느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 하지만 ‘1등 브랜드’에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분명 존재한다. 소비자 눈을 가린 ‘구멍’이 그것이다. <일요시사>는 대한민국 산업의 발전 방향 모색과 소비자들의 정당한 권리 차원에서 히트상품의 허점과 맹점, 그리고 전문가 및 업계 우려 등을 연속시리즈로 파헤쳐 보기로 했다.




보험업계가 바쁘다. 민영 의료보험의 의료비 보장한도를 100%에서 90%로 축소하는 방안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8월부터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실손형 개인의료보험의 보장 범위를 낮추고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개인의료보험 개선안’을 발표했다.
실손형 의료보험이란 개인이 병원이나 약국에서 부담한 비용(손실)을 보상해주는 민영 의료보험이다. 금융위의 개선안에 따르면 입원과 치료비의 경우 현재 100% 가능한 보장한도가 90%로 축소된다. 보험가입자가 10%를 부담해야 되는 것.



보장한도 100%→90%
약제비 부담도 늘어

단 연간 본인이 실제 부담하는 금액이 200만원을 초과하는 분에 대해선 종전과 같이 전액 보장된다. 결국 200만원 이하 의료비(입원)의 본인부담금을 100% 보장받으려면 7월 말까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현행처럼 실손 의료보험이 의료비(입원)의 본인부담금을 100% 보장할 경우 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장 축소 이유를 밝혔다.

보험의료비 보장 축소법 시행 앞두고 가입자 몰려
“때는 이때” 보험사 계약자 유치 혈안 ‘상품 홍수’

경미한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외래 환자들의 외래 및 약제비 본인부담금도 늘어난다. 지금까지 외래와 약제비는 방문 회당 5000원∼1만원 내에서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부담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에 따라 외래 진료는 병원 방문 때마다 의원은 1만원, 병원은 1만5000원, 종합병원은 2만원 이하까지 보험가입자가 부담하게 됐다. 약제비도 8000원까지 환자가 부담하도록 변경됐다.

이 같은 금융위의 결정으로 개정안 실효 전 실손 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보험사들도 ‘때는 이때다’는 식으로 계약자 유치에 혈안이다. 앞다퉈 다양한 실손 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경쟁적으로 보장한도를 높여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보험 하나로 질병은 물론 사망, 상해 등 여러 위험을 한 번에 보장받을 수 있는 통합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5가지 보험을 하나로 묶어 보장해 준다는 LIG손해보험의 ‘행복한인생 스타플랜’상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합보험이란 말 그대로 각종 보장 내용을 한데 묶은 보험 상품을 말한다. 그동안 통합보험은 손해보험사들만 판매했지만, 손·생보사 간 교차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생명보험사들도 속속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통합보험은 여러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 그만큼 관리가 편하다. 특히 보험사들은 일반 보험에 비해 통합보험 보험료가 20∼30% 싸다고 설명한다. LIG손보의 ‘행복한인생 스타플랜’도 마찬가지다.

LIG손보 측은 “더 이상 따로따로 보험에 가입해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질병의료실비, 상해보험, 암보험, CI(치명적 질병)보험, 일상생활배상책임 등 5가지 보험을 하나로 통합한 이 상품이 저렴하고 합리적인 보험료로 상한가를 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8월부터 시행되는 보험업 규정 개정 이후엔 절대로 볼 수 없는 보장 혜택”이란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LIG손보가 각 항목마다 ‘큰 보장’이라고 내세운 ‘행복한인생 스타플랜’의 매력은 이렇다. 우선 당뇨병, 관절염, 심장병, 혈관질환 등의 질병입원 병원비를 1억원까지 보장한다. 눈병, 위염, 감기 등 사소한 질병통원비도 하루 30만원까지 반복 보장이 가능하다.

35세 남성 월보험료  
통합보험 5만5110원
기존보험 4만6699원

또 발목을 삐는 등 살짝 다치기만 해도 상해의료비를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대중교통으로 크게 다쳐 80%이상 후유장해 땐 병원비는 실비로 1000만원, 후유장해 보험금을 4억원까지 지급한다. 따로 돈 내고도 가입하는 암보험을 질병의료실비에 진단금까지 2중으로 보장하는가 하면 암 진단금은 최초 1회 1000만원까지 지급하고 질병입원 병원비를 1억원까지 보장한다.
여기에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도 진단금을 1000만원씩(1년 미만시 500만원) 일시에 지급하고 질병입원 병원비는 1억원까지 준다. 마지막으로 실수로 남을 다치게 하거나 남의 물건을 망가트려도 1억원까지 물어준다.

지만 전문가들은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통합보험에 가입하면 오히려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무조건 싸다고 무턱대고 계약서를 작성하면 낭패 보기 십상이라는 것.
우선 통합보험 가입시 불필요한 중복 가입에 유의해야 한다. 상해나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를 실손 보장해주는 보험에 이미 가입해 있다면 통합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치료비를 중복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

5가지 혜택 모아
1000만∼4억 보장

통합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선 기존 보험을 정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셈이다. 보험은 대부분 중도 해약하면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보험료 산출 항목을 조목조목 짚어봐야 한다.
보험소비자협회(보소협) 측은 “보험사들은 통합보험에 대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높은 보장을 받는다고 선전하지만 더 많은 혜택을 보장받기 위해선 추가보험료를 내고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 하는 등 사실상 일반 보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저렴하다’는 기준이 없을 뿐더러 통합보험이라 해도 보험료는 설계에 따라,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홈쇼핑 등을 통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15세부터 60세까지 가입 가능한 ‘행복한인생 스타플랜’의 보험료는 35세 남자(상해급수 1급·30년납·100세 만기) 기준 월 5만5110원이다. 언뜻 보기엔 꽉 찬 보장에 비해 싼 가격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슷한 보장 내용과 조건들로 구성된 기존 의료실비형 보험료와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같은 보험사인 LIG손보의 의료실비형 모 상품에 역시 동일 조건에서 35세 남자(상해급수 1급·30년납·100세 만기) 보험료를 의뢰한 결과 월 4만6699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질병입원 병원비(1억원까지 보장)와 질병통원비(1일 30만원까지) 6017원 ▲상해의료비(1000만원까지) 3107원 ▲암진단비(1000만원까지) 8920원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진단금(1000만원까지) 6190원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 364원 등이다.
여기에 기본계약료 3330원과 적립보험료 1만8771원이 포함된다. 결국 통합보험료보다 일반보험료가 싸다는 계산이다.

보험사 측은 각 항목별 혜택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론이다. 특히 납입보험료를 나중에 되돌려 주는 환급금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고 반박했다.
LIG손보 관계자는 “통합보험과 일반실비형 보험의 구성이 다른데 어떻게 금액을 비교할 수 있냐”며 “가장 큰 차이가 환급금 부분에서 나는데 통합보험은 99% 이상 환급 해주는 이유로 보험료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의 말대로 ‘행복한인생 스타플랜’은 만기시 납입보험료의 99%를 환급해 준다. 단 적용이율 및 갱신보험료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실상 일반보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환급율이 높을수록 적립보험료가 늘어나 전체적인 보험료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일부 보험 설계사들은 보험료 총액을 올리기 위해 마이너스 부분을 적립보험료로 채우는 ‘꼼수’로 소비자를 농락하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거의 100% 보험료를 되돌려 준다’는 조건에 현혹되기 일쑤다.

하지만 환급금에도 ‘함정’이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 만기 시점의 화폐 가치를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기 기간이 길수록 소비자 입장에선 화폐가치 하락에 따라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보험 계약 전 가입설계서의 해약환급금 예시표와 물가상승률을 꼼꼼히 비교 확인한 뒤 만기 당시의 가치를 살펴봐야 한다”며 “의미 없는 만기 환급율만 보고 섣불리 계약했다간 적립보험료로 인한 지출만 늘기 때문에 적립보험료를 최소화해 부담을 줄이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보험 설계사가 상품을 설명하면서 “화폐가치의 추락을 염두에 두라”고 덧붙이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소비자도 당장 눈앞에 ‘억대’의 돈만 아른거려 10년 후, 20년 후 물가 인상분의 비교를 놓치기 쉽다.
보소협에 따르면 1987년과 2007년 물가는 △담배 4.2배(600원→2500원) △시내버스 6.4배(140원→900원) △자장면 5.6배(600원→3500원) △라면 8.0배(100원→800원) 등으로 평균 6배나 증가했다.

20년 전엔 2000만원으로 번듯한 집을 살 수 있었지만, 현재 이 정도의 돈은 겨우 자동차 1대 값에 불과하다. 결국 지금의 1억원이 커 보일 수 있어도 20년, 30년 뒤엔 자동차 1대 값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김미숙 보소협 회장은 “통합보험은 과거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과자선물세트와 같은데, 먹고 싶지 않은 과자까지 떠안아야 하는 점에서 통합보험과 다를 바 없다”며 “보험사마다, 상품마다 혜택과 보험료 등이 각양각색인 만큼 자신의 또는 가족의 몸에 딱 맞는 옷을 고른다는 자세로 세심하고 정교한 체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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