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총리 연루 진실공방

2009.07.28 09:17:21 호수 0호

“총리 아들로도 문제, 재벌 사위로도 문제”

‘OCI 파문’의 불똥이 예상대로 정치권으로 튀었다. 한승수 총리의 아들이 OCI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탓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둔 정황이 포착돼 정치권에선 매입 시기, 자금 출처 등을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 총리가 거물급인 만큼 이번 사건에서 불거진 외압설 등 각종 추문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OCI 파문에 오르내리고 있는 한 총리 가족을 둘러싼 의문과 의혹들을 짚어봤다.

한 총리 아들 부부 OCI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
정보제공, 투자시점, 자금출처 등 의문투성이


한승수 총리 아들 부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십억원대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통보한 OCI(옛 동양제철화학)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 회사 주식 20억원어치를 사들인 사실이 확인된 것.

한승수-OCI일가 사돈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 이우현 OCI 총괄사업 부사장과 중앙 유력언론사 대표 김모씨 등이 불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회사가 OCI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
민주당은 “한 총리의 아들 부부가 OCI 주식 20억원어치를 사들인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 시점은 이 회사의 호재성 공시가 나가기 직전인 2007년 12월이어서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 총리 아들 부부가 OCI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회사의 사업 추진 시기와 교묘히 겹친다. 한 총리의 아들 상준씨는 2007년 12월12일 장내매수를 통해 OCI 주식 3490주를, 상준씨의 부인 이희현씨도 같은 날 OCI 주식 3500주를 사들이는 등 모두 19억8000여 만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공교롭게도 OCI는 이날 “태양전지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사업을 미래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7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조설비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준씨 부부가 호재성 공시가 나오기 직전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당시 28만원대에 머물던 OCI의 주가는 폴리실리콘 계약 시점부터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 5월 44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수천억∼수조원대의 대규모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면서 주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민주당은 “한 총리 며느리가 이수영 OCI 회장(현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의 조카라 내부 정보를 얻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의 며느리 이씨는 이 회장의 조카다. 한 총리는 1남1녀(상준-상은)를 뒀는데 이 중 아들 상준씨는 2004년 10월 이 회장의 동생 이화영 유니드 회장의 딸 이씨와 결혼했다. 상준씨 부부가 OCI 대주주들과 특수관계인 위치에 있는 것. OCI 지분율은 이 회장이 12.46%로 최대주주이며 이 회장의 두 동생인 이복영 삼광유리공업 회장과 이화영 회장이 각각 6.33%, 6.43%를 보유하는 등 친인척 지분율이 30%가 넘는다.

불분명한 주식 매입자금의 출처도 문제다. 유학생 신분이었던 상준씨 부부가 20억원에 달하는 주식대금을 어디서 구했느냐가 의문이다. 민주당은 “(OCI 주식 매입) 당시 유학생이던 이들 부부가 어떤 돈으로 20억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었는지 아리송할 따름”이라며 “한 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아들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다고 했는데 아들 부부의 형편으로 거액의 주식투자를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 총리 아들 부부는 자금 동원 능력이 없는 처지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이들은 2006년 7월부터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다. 상준씨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 재학 중이다. OCI 주식 매입 당시에도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유학생 신분이었다. 부인 이씨는 줄곧 무직이다. 상준씨 부부가 국내 주식시장 정보를 어디서 얻었냐는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과 함께 20억원의 거액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의혹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한 총리는 2008년 2월 인사청문회에서 결혼해 분가했다는 이유로 재산신고를 거부한 상준씨의 12억원짜리 아파트 매입에 대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고 밝힌 바 있다.

파문이 커지자 한 총리와 그의 사돈기업인 유니드 측이 즉각 해명에 나섰다. 한 총리는 지난달 20일 상준씨 부부의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 “(아들에게) 증여한 사실이 없다”며 “성장해서 분가한 아들의 재산 상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유니드 측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주식거래 자금은 이화영 회장이 보유하던 주식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사위와 딸 명의로 대출받은 것으로 자금 출처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이 회장이 OCI를 성장성 있는 우량주로 판단해 매입 결정을 했지만 이 회장 또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수사통보 제외 왜?

유니드 한 관계자는 “상준씨 부부가 만약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면 매입가 28만원대보다 주가가 20만원대로 떨어진 지금까지 주식을 보유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해당 주식을 현재까지 단 1주도 매각한 사실이 없을 뿐더러 추후 검찰이 수사에 나선다면 이런 부분들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OCI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을 검찰에 수사통보하면서 한 총리 아들 부부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과정에서 당초 ‘검찰고발’에서 한 단계 낮은 조치인 ‘수사통보’로 수위가 조정된 배경과 맞물려 ‘뭔가 있다’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세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못지않게 외압 등 각종 의혹도 묵과할 수 없다”며 “검찰고발에서 수사통보로 바뀐 과정에 특정인의 모종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등을 캐고 있다”고 말해 이미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OCI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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