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에 변화가 일고 있다

2009.07.14 10:47:57 호수 0호

주점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호프집이나 소주방, 민속주점 등에서 다양한 안주메뉴와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퓨전요리주점, 테마요리주점, 수제요리주점 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먹고 마시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지노 바와 특색 있는 인테리어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테마주점이 등장해 인기다.
또한 사케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사케바가 눈길을 끌고 있으며, 자연냉각 크림생맥주로 여성들의 입맛을 잡고 있다. 여기에 부담 없는 가격에 술 한잔 하면서 요기도 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을 흡수하고 있다.

이는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주머니가 가벼워진 고객들이 술만을 위한 안주보다는 술과 식사를 겸할 수 있는 실속형 안주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점시장의 수요가 높아진 만큼 다양한 형태의 요리주점들이 등장해 경쟁 또한 치열하다.
인테리어를 통한 틈새 전략도 눈에 띈다. 소비시장이 위축돼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차별화 된 인테리어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 위치한 홍합요리 전문주점 ‘홍가’(www.hongga.co.kr)는 홍합을 테마로 인테리어를 꾸며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메뉴판도 홍합이고, 조명도 홍합이며, 매장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는 조형물도 온통 홍합이다. 벽면과 천장에는 홍합 껍데기를 사용해 장식했고, 군데군데 홍합 껍데기를 쌓아 올려 멋스러운 인테리어 효과를 냈다.

분위기 살리는 인테리어로 차별화



메뉴 역시 온통 홍합. 매일 여수에서 직배송되는 신선한 국내산 홍합만을 사용한다. 커다란 양은냄비 가득 채워 나오는 신선하고 굵직한 홍합과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 게다가 무한리필까지 가능한 양푼홍합탕은 대표 인기메뉴다. 여기에 매콤한 맛이 일품인 매운홍합꽃빵, 톡톡 튀는 날치알과 홍합살을 야채와 함께 싸먹는 홍합골드날치알쌈, 홍합살과 골뱅이, 야채, 쫄면을 넣어 무친 ‘홍합골뱅이쫄면’ 등도 인기 메뉴다. 또한 과일 시럽이 아닌 순수 과육을 얼려서 만든 ‘홍가슬러쉬’, 직접 만든 탄산수에 키위, 레몬, 오렌지 등 생과일을 넣어 만든 ‘생과일사와’ 등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테마요리주점 ‘천둥’(www.cheondung.com)은 도심 속에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테리어로 기존 주점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발밑으로 흐르는 개울, 그 속을 노니는 물고기, 커다란 야자나무 그늘 등은 마치 야외로 소풍을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외부 간판에는 주기적으로 천둥소리와 시원한 빗줄기 소리를 뿜어내도록 표현했다.

사케, 크림생맥주로 여성고객 사로잡아

최근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이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사케, 라멘, 오코노미야키 등 일본의 외식 아이템을 내세운 전문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일반 ‘오뎅바’에서 파는 사케의 가격은 한 잔에 5000~6000원선으로 부담 없는 가격에 부담 없는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맛이 깔끔하고 부드러워 신세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일본의 이자까야 분위기의 주점에서 일본 전통 술인 사케를 여러 가지 세계 요리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나마죠조, 혼죠조야마다니시키, 준마이다이긴조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10여 가지 이상의 사케를 맛볼 수 있으며, 퇴근 후 한잔 하러 들르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20대 젊은 층에서 중장년층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 이 중 절반가량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담백한 사케를 찾는 여성고객들이 늘고 있다. 또한 어묵 장인으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 직접 만든 수제어묵을 비롯, 양송이조개관자철판, 사천식돈야채떡쌈 등 한식, 중식을 망라한 60여 가지 퓨전요리도 사케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인테리어도 다양한 고객층의 취향을 고려해 일본 분위기를 내면서도 세련되고 현대적인 멋을 가미한 카페 형태로 차별화했다.

요즘 젊은층들은 맥주 한 잔을 마셔도 남다른 스타일을 추구한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최근 맥주시장에서는 남다른 차별성을 가진 생맥주전문점이 인기다.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www.plzen.co.kr)은 순수 얼음만으로 냉각하고 맥주거품을 크림처럼 만들어낸 새로운 생맥주로 맥주전문점 시장의 블루오션을 창출해냈다.

생맥주 통을 전용 냉장고에서 2~3일 숙성시킨 뒤, 순수 얼음만을 이용한 자연냉각기를 통해 맥주를 뽑아낸다. 전기를 이용한 급속냉각 방식이 아니라, 얼음으로 냉각된 관을 통과하며 자연적으로 냉각되기 때문에 생맥주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곳 생맥주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크림생맥주’. 생맥주가 나오는 노즐을 미세하게 만들어 생맥주 크림을 만든 뒤 이 크림을 맥주 위에 부어 준다. 크림은 맥주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해줄 뿐만 아니라, 탄산가스가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 끝까지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맥주의 상쾌함을 살리면서도 마치 카푸치노 커피처럼 감미로운 맛을 느끼게 해주는 크림생맥주는 특히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매장 내에 카지노 바를 설치, 맥주를 마시며 카지노를 직접 즐길 수 있게 하는 테마주점이 불황 속 차별화 된 전략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먹고 마시며 게임까지 한자리에서 해결

신사동에 있는 세계맥주전문점 ‘와바’(www.wa-bar.co.kr).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가만히 앉아 맥주만 마시지 않는다. 점포 안에 마련된 포커, 블랙잭, 룰렛 등을 즐길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아 일행끼리 또는 옆 테이블 손님과 어울려 게임을 하면서 논다. 스스럼없이 옆자리 사람들과 맥주 한 잔 내기를 하거나, 동료끼리 술값 내기 게임을 즐긴다. 지루한 술자리가 탄성과 환호성이 오가는 놀이의 장으로 바뀌고, 어느새 옆 테이블 일행과는 새로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와바는 신사점 이외에도 길동점, 구의점, 광화문점에서 카지노 바를 운영, 정해진 한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눈이 쌓여있는 스노우 바를 비롯해 테이블에서 직접 원하는 맥주를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아이스 바, 양주 바 등도 갖추고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와바는 전 세계 30여 개국, 120여 종의 다양한 맥주를 선보임으로써 고객들에게 좀처럼 접해보지 못했던 독특한 재미를 선사할 뿐 아니라, 웰빙불고기냉채, 훈제연어샐러드, 타이식실크삼겹살볶음 등 이색적이면서도 맥주와 잘 어울리는 다양한 메뉴들을 갖추고 있다. 또 투박한 원목으로 실내를 꾸미고 바(bar)를 설치해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갖춤으로써 기존의 호프집 스타일에서 벗어나 차별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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