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알레르기’, 먹어서만 생긴다?

2009.06.16 10:10:14 호수 0호

아토피 피부염 증상 “제한 식이요법 신중해야”

생후 8개월 된 아이를 둔 초보 엄마 주모(32)씨는 얼마 전 아이가 ‘계란’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씨는 “알레르기는 그 원인 식품을 섭취해야만 걸리는 것 아니냐”며 “우리 아이는 계란으로 만든 어떤 것도 준 적이 없는데 어떻게 계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건지 알 수가 없다”고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알레르기 일으키는 식품 따로?

아토피 피부염 환아를 둔 어머니들은 입는 것에서부터 먹는 것 그리고 주변 생활환경까지 철저히 관리해 아토피와 멀어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흔히 부모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음식 알레르기는 먹어서만 유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음식 알레르기는 음식물을 섭취한 후 음식물에 들어 있는 특정 성분에 의해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다.

유병률은 성인에서 약 2%지만 소아에서는 5~8%로 어린 나이에서 음식 알레르기에 걸릴 확률이 높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 중 음식 알레르기가 동반돼 있는 경우는 전체의 30~40%이며 특히 나이가 어린 3세 미만의 경우 음식물과 관련된 경우가 더 많다.
위산 농도가 낮고 장 점막이나 면역기능이 미숙한 신생아나 영아에서 알레르기 항원성을 지닌 음식물이 쉽게 체내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음식 알레르기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식품이 있지만 모든 식품이 다 음식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음식물은 계란, 우유, 콩(대두), 밀, 땅콩 및 견과류, 어류(대구류), 갑각류 등을 들 수 있으며 주로 단백질이 알레르기를 잘 일으킨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음식 알레르기로 유발되는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소아에서 문제가 되는데 꼭 먹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접촉이나 흡입으로도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아토피전문 양·한방협진 아토미(www.atomi.co.kr) 김인중 원장은 “음식 알레르기는 알레르기를 잘 일으킬 수 있는 음식물에 감작이 일어나 유발하지만 이것이 꼭 먹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밀가루나 마늘 알레르기 같은 경우는 흡입으로도 감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예를 들어 마늘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양파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교차반응’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음식물 알레르기는 단순히 의심되는 식품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교차 반응의 가능성, 제한 식이를 위한 대체식의 준비 등이 필요하므로 과학적인 검사와 전문의와의 상담 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특정 음식물을 제한했을 때 아토피 증상이 나아지거나 특정 음식물을 먹었을 때 아토피 증상이 심해진다면 그 음식물을 제한하는 것이 맞지만 소아의 경우 이런 방법을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먼저 음식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전문의를 찾아 원인 식품을 찾아내는 것이 첫째고 그 다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있는 영양공급이다.
연세모아병원 소아청소년과 한유석 원장은 “아토피 아이들에게 부모의 임의대로 음식을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다양한 식단을 조심스럽게 시도하되 혈청검사나 피부반응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지수가 낮은 식단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는 성장과 발달이 일어나는 기간이므로 원인의 규명 없이 알레르기를 쉽게 일으킨다고 알려진 음식들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아울러 계란이나, 우유, 대두, 밀가루 같은 경우 식이 제한을 하려고 해도 일상에서 먹는 가공 식품 중에 이러한 식재료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성분표를 확인하는 방법과 이러한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조리하는 방법 등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인중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항원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출될 수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임신기부터 음식물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고 신생아나 영아기에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며 “형제가 아토피 피부염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분유 수유시 특수 분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김 원장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에게 음식을 제한하는 것은 상당히 신중해야 하며 만약 특정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음식을 제한한다면 전문가와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반드시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식품을 찾음으로써 영양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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