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동성애 채팅방에선 무슨 일이…

2013.05.28 09:29:41 호수 0호

“○○ 사이즈 맞는 파트너 찾아요”

[일요시사=사회팀] 성소수자들의 모임, 즉 동성애 채팅이 온라인서 활개를 치고 있다. 말끔하게 혹은 여성보다 더 예쁘장하게 생긴 남성들은 이 동성애 채팅방에 가입해 직접 프로필을 올리며 동성애인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로필은 선정적인 노출사진과 여장사진, 나이, 성적취향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게 돼있고, 이를 보며 동성애자들은 마음에 드는 상대를 골라 번개(즉석만남)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만의 은밀한 공간을 <일요시사>가 심층취재 했다.



훈남들이 즐비한 ‘OO코리아’라는 온라인사이트는 특별한 이들에게만 허용된 사이트다. 물론 신상정보와 취향만 공개한다면 누구든 이 사이트에 회원가입 할 수 있지만 일반인은 쉽게 자신의 신원정보를 이 사이트에 공개하려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이 사이트는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 CD(크로스드레서:여장남성),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놀이터다. 사이트 성향과 맞게 당연히 19세 미만은 접속할 수 없는 성인사이트다. 이들은 자신과 같은 성향의 애인을 찾기 위해 자신의 프로필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자유 채팅방에
성소수자 바글

홈페이지를 열자 우측 길게 늘어선 채팅방에 약 30여명의 사이트 회원들이 ‘만남’을 요청한다. 서로의 지역을 묻고 성적취향을 물은 뒤 두 가지 조건이 일치하면 그들만의 은밀한 만남이 성사된다. 채팅방에서 회원들이 주고받는 번개내용은 사이트에 들어가면 누구든지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을 ‘뚱바텀(뚱뚱한 여성성향 게이)’ 훈남탑(훈훈한 외모의 남성성향 게이)‘ 등으로 소개하며 원나잇 상대 혹은 애인 찾기에 열을 올린다.

‘하이O’라는 닉네임의 한 남성은 자신의 20(나이)-168(키)-55(사이즈)를 차례로 적은 뒤 불특정 남성들과 화상채팅을 시도했다. 닉네임 ‘밤의OOO’는 “오늘 ㅇㄹ 해주실 분”이라고 쓴 뒤 원나잇 섹스에 맞는 상대를 급구하기도 했다. 여기서 ‘ㅇㄹ’은 오럴섹스를 의미한다.

왼쪽 상단에는 CD와 트랜스젠더, 쉬멜(남성 성기는 보전한 채 여성의 몸을 가진 남성)의 홍보용 프로필 사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쳤다. 사진 속 남성들은 여성을 능가하는 미모를 뽐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근육질 몸에 가발과 브래지어만 착용한 이도 있었다. 여성의 미모에 달하는 외모를 가진 남성은 거의 트랜스젠더 혹은 쉬멜이었다. 트랜스젠더는 가슴부터 성기부분까지 모두 여성과 같았고, 매끄러운 다리와 긴 머리, 능숙한 화장술을 자랑했다. 쉬멜은 풍만한 가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 의상을 즐겼지만 아직 성전환수술을 하지 못해 하의 속옷은 노출하지 않았다.

반면 미숙한 스모키 눈화장에 거뭇거뭇한 수염을 미처 가리지 못하고 입술을 내밀며 여장남성임을 자랑하는 CD들도 있었다.


기자는 더 자세한 프로필 탐색과 동성애 채팅에 합류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시도했다. 회원가입란에는 필수항목들이 나열돼 있었다. 실명인증을 위해 성명과 나이,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야 했다. 다음에 닉네임과 이메일, 지역, 성별란이 차례로 필수항목으로 표시돼 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성정체성과 성향, 키, 몸무게, 체형 등도 필수항목으로 명시돼 있는 점이었다. 채팅 사이트이기 때문에 부가적인 항목도 필수로 기재해야 했던 것이다.

게이·트랜스젠더·레즈비언 실시간 채팅
신체·성향 공개…경험없는 어린사람 우대

성정체성과 성향, 체형란에는 10여개에 달하는 종류가 있었다. 체형은 일반인들이 익히 들어봤던 용어들이기 때문에 이해가 쉬웠지만 성정체성과 성향을 묻는 일부 용어들은 포털사이트에 일일이 검색해야 할 정도로 이해가 어려웠다.

먼저 성정체성 종류에는 게이-레즈비언-바이(양성애)-러버(트랜스젠더를 좋아하는 남자)-쉬멜-CD-트랜스젠더MtoF(남자에서 여자로)-트랜스젠더FtoM(여자에서 남자로)-이성애로 나뉘었다. 

성향 또한 이해는 쉽지 않았다. 성향이란 ‘남성역할’ ‘여성역할’로 구분하는 것인데 이것은 동성애자들의 성관계시를 대비해 표현하는 것이다. 이 역시 10여개에 달하는 체위가 적혀있었고, 이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다. 종류에는 올(양성성향)-올탑(남성성향 강함)-올바텀(여성성향 강함)-탑(남성역할)-바텀(여성역할)-오랄(구강섹스)-전천(레즈비언 중 양성성향 가능)-부치(레즈비언 중 여성성향)-팸(레즈비언 중 남성성향)-비공개-모름 등으로 이뤄졌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그들만의 은어를 해석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자는 각 필수항목 선택란에 대충 표기한 뒤 성향별 프로필 탐문에 나섰다. 게이들의 프로필이 가장 많았는데, 그들은 아무거리낌 없이 자신의 얼굴과 몸매가 드러난 노출사진을 올리며 원나잇 상대와 동성 애인을 찾았다. 지역별로는 수도인 서울이 2000여건에 이를 정도로 수없이 많은 프로필이 올라왔다.

동성애 남성으로부터 가장 많은 대시를 받은 서울에 거주하는 한 20대 남성은 이준기를 닮은 준수한 외모에 마른 체격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 남성은 양성성향을 갖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동성 애인을 구하고 있었다. 27세인 그는 “전 어린 분 만나고 싶네요. 어린 분만 연락 주세요. 경험 없으시면 더 좋아요. 제가 리드 할테니 걱정마시구요”라고 소개했다.

알 수 없는
그들의 은어

높은 콧대에 강렬한 눈빛이 매력인 조각 같은 외모의 20대 양성애자는 혈액형과 취미, 자신 있는 부위(?)까지 노골적으로 공개하며 “가볍게 만나서 밥이나 먹고 자기도 할 친구 같은 바텀 구합니다. 연애경험은 그다지 상관없고요, 양다리고 삼다리고 다 괜찮습니다”라며 여성성향의 동성애자와의 만남을 갈구했다. 그 역시 많은 이들로부터 즉석만남을 요구하는 댓글세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게이연인끼리 딥키스를 나누는 영상이나 사진 등 음란한 자료들을 올리는 등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프로필도 더러 포함돼 있었다. 

게이 프로필을 탐색한 결과 그들은 대부분 연하의 동성 애인을 원했다. 반면 뚱뚱하고 배나온 40대의 중년 남성과 잠자리를 원하는 20대 얼짱게이도 있었다. 그의 취향은 흔치 않아서 중년들의 환호댓글을 받기도 했다.
뚱뚱한 남성들도 속옷차림으로 자신의 뱃살과 성기부분을 강조했다. 근육질의 멋진 게이도 많은데 살집이 두둑하고 쳐진 몸매의 게이를 어느 누가 좋아할까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의외로 일부 게이들은 살집이 두둑한 뚱뚱한 남성만 찾아 다녔으며 특히 ‘중년에 뚱뚱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이처럼 애인을 찾고자 프로필을 홍보하는 게이들이 있는가 하면 단지 원나잇을 위해 속옷만 착용한 채 자신의 성기크기를 자랑하는 게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왕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근육질의 남성이었고, 흰색 면 속옷이나 화려한 무늬의 속옷을 주로 착용했다. 몸매와 성기를 강조하기 위해 얼굴은 가렸고, 다리를 크게 벌리는 등 민망한 자세를 연출하며 사진을 찍었다.

CD와 트랜스젠더들이 모이는 프로필 사이트는 온갖 남성들이 여장을 하며 몸매를 과시하고 있었다. 그냥 봐도 남성이 여장을 한 것 같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한 남성은 솜털 하나 없는 매끈한 다리에 몸매라인이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를 착용했다.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해 다리를 수줍은 듯 살짝 꼬기도 했다. 눈과 입술은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가려 여성스러움을 돋보이게 했지만, 입술 언저리에는 파우더로도 가려지지 않은 면도자국이 선명해 여장남자임이 단번에 들통 났다.

브래지어·스타킹
착용 각선미 자랑

그와 같은 CD는 많았다. 한쪽 눈을 가리는 괴상한 가발을 쓰고 브래지어를 착용한 20대 남성은 여성보다 더 섹시한 S라인을 과시했지만, 그 역시 거뭇한 면도자국을 숨길 수는 없었다. CD들은 긴 웨이브 가발을 선호했고 브래지어 착용 혹은 각선미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사진이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들은 여장을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집으로 초대하는 경우가 많았고 “여장 시켜주면 어느 체위든 다 해준다” “저 여장 해주고 마음대로 데리고 노세요”라며 러버들을 유혹했다.

트랜스젠더와 쉬멜은 비교적 여성과 흡사한 외모를 소유했다. 가슴성형으로 여성처럼 풍만한 가슴을 갖게 된 이들은 보다 자신감이 넘쳐 남성들을 유혹하는데 적극적이었다. 여성적인 어투와 능숙한 화장기법, 일반 여성보다 더욱 탐스러운 몸매가 돋보이는 이들은 더 이상 자신을 남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취미는 ‘요리’, 이상형은 ‘날 이해해주는 혹은 사랑해주는 남자’가 가장 많았다. 특히 쉬멜들은 성기만 제외하면 여성과 별 다를 바가 없었고, 대부분 남성과의 원나잇을 원했다. 

청순한 매력이 돋보이는 한 쉬멜은 “외로워요. 옆에서 위로해 주실 오빠 분 연락 주세요”라며 글을 남겨 수많은 러버들의 번개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이내 부정적인 댓글도 연이어 달렸는데, 이유는 성매매 때문이었다. 그와의 만남을 시도했던 몇 남성들은 쉬멜과 몇 번 연락을 주고받은 뒤 금전거래를 요구했다며 “쟤 창녀다. 몸 파는 X이다”라며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이들 사이에서도 성매매는 금기사항인 것으로 추측된다.

속옷만 입은 사진으로 유혹 ‘번개 신청’
“바이성향녀 구함”여성 양성애자 찾기도

마지막 프로필 탐문으로 레즈비언 사이트에 접속했다. 레즈비언 사이트에 들어가려면 여성인증을 필수로 거쳐야 했다. 회원 수는 전체의 5% 남짓으로 비교적 적은 수치였다. 즉석만남을 요청하는 글 개수도 50개가 채 되지 않았다. 인증을 한 번 더 거처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게이와 달리 레즈비언들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성향을 내보이고 싶지 않은 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들도 비이성애자였고, 극소수지만 동성애 채팅방에 가입해서 가끔 친구도 사귀고 즉석만남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20대 레즈비언은 “바이성향 여자분 만남 급구해요. 오늘 집 비어서 아무 때나 상관 없어요”라며 즉석만남을 요구했다. 이 레즈비언 역시 양성애자에 가까웠다. 여성과 성관계를 나눌 시 리드를 하고 싶거나, 받고 싶을 때가 공존하는 듯 했다.


동성애 프로필을 살펴본 뒤 기자는 본격적으로 동성애 채팅방에 합류했다. 3∼4일 동안 접속해본 바 이들은 실시간 채팅을 즐기고 있었다. 새벽부터 밤까지 24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번개를 신청했다. 개중에는 진정한 친구나 애인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기자는 게이인 척 위장한 뒤 채팅방에 접속했다. 채팅방 상단에는 ‘음란 및 성매매를 할 경우 강퇴(강제퇴장)와 동시에 아이피 차단으로 사이트에서 활동을 못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라고 명시 돼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채팅방 내에서도 성매매는 금기사항이었다.

멘트도 가지각색이었다. 즉석만남을 원하는 회원들은 ‘서울 신촌’ ‘대전’ ‘부산 서구’ 등 지역만 간단하게 말한 뒤 지역이 맞으면 성향탐색에 들어갔다. ‘바텀’ ‘탑’ ‘오럴’ 등 성향을 묻고 자신과 맞으면 바로 귓말(비밀채팅)을 남겼다.

취향 맞으면
번개요청 쇄도

기자는 ‘서울 종로’라고 쓴 뒤 반응을 기다렸다. 바로 귓말이 들어왔다. 종로에 거주하고 있다는 닉네임 ‘허O’은 “같은 동네 사시네요. 혹시 님 탑?”이라며 곧바로 성향을 물어왔다. 기자가 바텀이라고 대답하니 그는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아서인 지 대답이 없었다.

종로에 거주하는 또 다른 회원 ‘유리OO’는 “종로 어디서 만날까요? 저는 올이라서 어느 체위든 모두 가능해요. 말라도 상관은 없지만 가급적 잔근육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적극적으로 만남을 요청했다. 화상채팅을 요구하는 “캠 하실분”이나 오럴섹스를 의미하는 멘트인 “립서비스 화끈하게 받으실 분” 등의 멘트도 종종 올라왔다.

채팅방의 회원들은 주로 원나잇 섹스에 목적을 두고 접속한다. 회원들은 운영자의 제제를 피하기 위해 섹스의 종류를 설명할 때 음란한 단어를 바로 쓰지 않고 자음만 써서 그들만의 은어로 주고받는다. 동성애 채팅으로 만난 이들은 단순히 원나잇 상대나 섹스파트너로 인연을 맺는 경우도 있고, 즉석만남 후 마음이 통해 애인으로 연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욕구충족을 위해 만남을 주선하는 동성애 채팅사이트에도 부작용은 있다. 가볍게 하룻밤 보내고자 즉석만남을 시도했다가 게이 꽃뱀한테 물려 금전적 피해를 보거나 무차별 성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게이남성이 채팅으로 만난 남성에게 돈을 갈취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40대 회사원 A씨는 가정이 있는 가장이었다. 양성애지만 게이 성향이 좀 더 강했다. A씨는 채팅에서 우연히 만난 20대 남성 B씨와 몇 차례 관계를 가지며 은밀한 관계를 지속해왔는데, 어느 날 B씨가 “나와 있었던 일을 당신 가족과 회사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며 돈을 요구해왔다. 애초 B씨의 목적은 돈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하루아침에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아 두려웠던 A씨는 결국 B씨의 요구대로 1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내줘야 했다. 이후 A씨는 채팅방에 들어갈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선임한테 성폭행을 당한 뒤 게이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한 20대 남성은 남자친구의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 남성 역시 채팅에서 만난 동갑 남성과 관계를 가진 뒤 교제를 시작했는데, 남자친구의 강제적인 섹스스타일 때문에 항문에 이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스릴 있어 좋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원하지 않을 때도 그가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섹스를 하려들어 무서웠다. 거부할 때는 폭력을 쓰기도 하고 강제로 오럴을 시키기도 했다. 헤어지자고 했더니 칼 들고 죽이려 들더라”며 “난 그의 연인이 아닌 그저 성노리개에 불과했다”고 하소연했다.

소통의 매개체
범죄 온상지로

동성애 사이트는 채팅 뿐 아니라 카페, 블로그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개수는 무려 수백개에 달한다. 성소수자로 분류되고 있는 이들은 일반인과의 소통을 뒤로한 채, 그들만의 은밀한 공간에서 만남을 갈구하는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최근 동성애 채팅으로 인해 성매매, 사기 등 각종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인과 다른 성취향 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소통 매개체로 시작했던 동성애 사이트. 처음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동성애 사이트는 점점 범죄의 온상지로 변질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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