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극복 전략 ‘리모델링 창업’이 뜬다

2013.05.13 14:27:29 호수 0호

적은 자본을 투자해 점포를 회생시키는 ‘리모델링 창업’이 늘고 있다.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매출 부진 점포를 중심으로 업종 전환 등 리모델링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하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맹본부들도 무리하게 신규창업 수요를 확보하는 대신 부진한 점포를 회생시키는 리모델링 창업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경북 포항시에서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www.plzen.co.kr) 쌍용사거리점을 운영하는 김현지 사장은 작년 3월 업종전환을 결심했다. 무난하게 운영하던 노래연습장을 그만두고 업종전환을 결심한 데는 플젠의 새로운 인테리어 ‘플젠 2.0’의 영향이 컸다.

노래연습장에서
맥주전문점으로 전환

과거 퓨전주점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서 주점 창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었던 김 사장은 크림생맥주와 대표 메뉴를 맛본 뒤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고, 플젠 2.0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외관과 인테리어를 보고난 뒤부터는 직접 운영해 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작년 6월 오픈한 플젠은 상가건물 1층에 입점, 실내에 들어서면 얼음을 가득 채운 황금색의 냉각기가 눈에 들어오고 양 벽을 채운 유럽식 건물 스케치와 역시 중세 유럽풍의 방패 모양 장식이 어우러져 고급하고 진중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지만 밝은색 목재를 사용한 심플한 디자인의 탁자와 테이블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안락한 느낌이다. 특히 양 벽에 붙박이 소파를 배치해 공간을 알뜰하게 사용한 것은 돋보이는 아이디어다. 밝고 안락한 분위기 덕분에 고객층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고 가족단위 손님들도 많이 찾는다. 또 주중에는 30~40대 직장인들이 그리고 주말에는 커플 위주의 20대 젊은이들이 많다. 오픈한 지 이제 석 달을 갓 넘긴 맥주집이지만 매일 손님들로 넘쳐나고, 손님들의 40% 이상이 단골손님이다.

김 사장은 “어느덧 자영업을 한 지 20년을 바라보고 사십 줄에 들어서고 보니, 이제 수익만으로는 심리적 만족감이 덜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플젠을 하면서 실리도 좇고, 만족감도 채울 수 있어서 일할 맛 난다”고 말했다. 


상권 맞는 업종전환
대박집 변신 

경기도 부천시 역곡 북부역 근처에 있는 ‘만득이네 두루치기’는 상권에 맞는 업종전환으로 쪽박집에서 대박집이 됐다. 이 점포의 권혁서 사장은 특색 없이 적자에 허덕이던 식당을 총 1000만원을 투자하여 간판갈이를 했다. 주 고객층이 일대 주민들과 근처 대학생들이라는 점에 착안,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점심메뉴와 실속 있는 저녁 술안주 메뉴로 ‘박리다매’ 전략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 20평 규모로 평균 테이블 회전율이 3~4회전 되는 이 점포는 월평균 매출 4000만~4500만원에 달하고 그 중 순이익은 32% 선이다. 현재 본사는 교육비 330만원이면 일체의 돈을 받지 않고, 생계형 창업자나 장사 안 되는 점포를 회생시키는 창업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5년 외식사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점포에 필요한 인력을 최소화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준다.  

서울 방배동 방배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커피전문점 ‘드립앤더치’(www.드립앤더치.kr)는 도넛 전문점을 1000만원 들여 리모델링한 점포다. 테이크아웃 콘셉트에서 편안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카페로 바꿔 주변 학부모들의 모임장소로 인기가 높아졌다. 가격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주부들의 마음을 잘 이용해 경쟁 점포보다 20~30% 정도 저렴하다. 이 점포는 리모델링 후 수익률이 50% 증가했다.

“욕심내지 말것”
무리하다가는‥

업종전환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창업전문가들은 적자가 6개월 이상 계속될 때는 적극적으로 리모델링을 검토해보라고 조언한다. 경기 불황을 탓하며 막연히 ‘언젠가는 매출이 나아지겠지’라고 기대하는 동안 적자폭이 늘어나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 성장기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이 때 기존의 사업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인지도 살펴본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업종이라 할지라도 경험이 없는 업종으로 변경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업종 전환 전 자신이 경험했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철저히 따져 새로운 사업에 대입해야 한다. 상권의 특성에 맞는 업종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뜨는 업종도 특정 상권에 적합하지 않으면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

주변 상권의 변화 과정도 항상 유심히 지켜보아야 한다.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되거나 대형 관공서, 빌딩, 아파트단지의 입주, 지하철역의 개통 등으로 기존 소비자 계층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동안 장사가 잘 되는 업종이라 하더라도 업종전환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기존 점포를 리모델링할 시는 무리하게 자금을 들여서는 안 된다. 실패가 반복되면 재기할 힘을 잃고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창업자도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히 리모델링으로 창업할 점포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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