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태 프라임베이커리 회장 ‘손찌검 파문’

2013.05.09 11:00:43 호수 0호

“니까짓게 감히”…안하무인 ‘빵 회장’

[일요시사=경제1팀] 포스코 임원의 항공기 여승무원 폭행 사건에 이어 이번엔 중소기업 오너의 손찌검이 도마에 올랐다.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이 호텔 직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제빵회사 프라임베이커리 강수태 회장(65)은 지난달 24일 낮 12시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1층 주차장 입구 임시주차장에 자신의 BMW차량을 주차했다. 이 주차장은 공적인 업무로 호텔을 방문한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 등이 잠시 이용하는 임시 주차장이다.

폭언에 폭행까지

지난달 30일 롯데호텔측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에 따르면 강 회장은 공무 목적인 임시 주차장에 “호텔 측의 허락을 받았다”며 양해를 구하고 차를 댔다. 강 회장의 주차 시간이 길어져 다른 필요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자 현관서비스 지배인 박모씨가 강 회장에게 다가가 여러 차례 이동 주차를 요구했다.

거듭된 요구에 화가난 강 회장은 “너 이리 와 봐! 네가 뭔데 차를 빼라 마라야”라며 약 10여 분간 폭언을 퍼부었다. 욕설을 듣던 박씨가 “저도 군대 간 아들이 있는 50대인데 욕은 안 하고 말씀하시면 안 되느냐”고 항의하자, 강 회장은 “나는 70이 넘었다”며 들고 있던 장지갑으로 박씨의 뺨을 후려치고 다시 얼굴을 수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목격자들은 “박씨가 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강 회장 지갑에 들어 있던 신용카드 등이 10m쯤이나 날아갔다”고 말했고, 폭행 후에도 강 회장의 욕설은 약 4∼5분간 더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또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던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회의원들이 탄 차량은 임시 주차장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호텔 좌측 발레파킹 전용 주차장에 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강 회장이 지배인에게 사과했다”며 “고객에 대한 프라이버시 때문에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여론화되는 것에 부담감을 보였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강 회장과 회사에 대한 항의를 쏟아냈다.

이동주차 요구한 호텔직원 뺨 수차례 때려
비난 봇물…코레일 납품 중단에 결국 폐업

한 네티즌은 “포스코 라면 상무, 프라임베이커리 회장 사건을 보니 인격 모독 피해를 입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의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라며 “중소기업 회장이면 다른 사람들은 다 노예로 보이나”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대기업 임원에 이어 중소기업 회장까지 갑의 횡포가 무섭다. 갑-을 문화, 우리 사회에서 제발 없어지기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사건을 풍자하는 패러디물도 속속 등장했다. 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패러디물은 최근 폭발적인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아이언맨’의 콘셉트를 차용한 것이다.

여기에는 비장한 표정의 아이언맨 이미지에 ‘내가 갑이다2-난 절대 차를 빼지 않을 것이다’, ‘차 빼라고 한 번만 얘기해봐.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문구를 적어 놓았다.

또 다른 패러디물은 ‘부자들은 왜 장지갑을 쓸까’라는 제목의 ‘책 표지’로 구성된 패러디물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급기야 온라인상에서 프라임 베이커리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강 회장이 운영하는 프라임베이커리는 지난 2008년에 설립, 전통 경주빵과 호두과자를 생산하는 제과전문업체이다. 자본금 5억3000만원, 사원수 21명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코레일관광개발, 여수엑스포 등에 공식 납품해왔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주요 납품처인 코레일은 프라임베이커리에 경주빵 등의 납품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열차에 실려 있던 제품도 긴급 회수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큰 사회적 문제가 됐기 때문에 통념상 해당회사 제품을 회수조치하고 납품 중단을 요구하게 됐다”며 “아직 거래를 완전히 끊기로 확정한 것은 아니며, 앞으로의 거래 여부는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중지’ 통보 다음 날 사건 당사자인 강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강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상이 과장 보도됐다”며 “언론중재위와 검찰 고발을 통해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 안내를 받고 주차했는데 2분도 안 돼 호텔 직원이 ‘국회의원이 주차할 자리’라며 창문을 두드려 화가 났다”며 “‘국회의원이 뭐 그리 대단해서 고객 차를 빼라고 난리냐’고 항의하다 나도 모르게 폭언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회의원도 당해

그는 또 “그 직원이 자기 나이가 50이라기에 ‘50살이든 100살이든 서비스업 하는 놈이 나이가 뭐가 중요하냐’고 화가 나서 지갑으로 가볍게 쳤다”며 “내가 한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그날 바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운영 중인 회사는 폐업 신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사람 때려놓고, 미안하다고 하고, 장사 안 되는 업체 문 닫으면 그뿐이냐”, “직원도 얼마 안 되던 업체 문 닫고, 직원들 실업급여 받게 하면 좋겠네”, “회사 폐업하고 이름 바꿔 다시 장사하겠지”라며 강 회장을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여동기에 흑심 품은 사장님
회식 후 모텔 끌고가…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1일 회식에 동석했던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모 중소기업 사장 김모(46)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시50분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모텔에서 A(여·46)씨를 성폭행하려 했으나 A씨가 고함을 치며 반항하자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남 함안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씨는 전날 창원 모 대학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생 50여명과 함께 술을 마시며 회식을 한 뒤 동료인 A씨에게 접근, 모텔로 강제로 끌고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A씨를 모텔 방으로 강제로 끌고 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했다. A씨는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정신과에서 4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범행 사실을 줄곧 부인하다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잘못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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