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자주 꾸면 이로울까? 해로울까?

2009.04.28 10:27:26 호수 0호

직장인 주진영(29·여)씨는 “요새 이상하게 꿈을 많이 꾸고 어떤 때는 한 번 깼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꿈이 이어져 영화 한 편을 찍은 적이 있다”며 “어디선가 꿈을 자주 꾸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유준식(43·남)씨는 “변이 나오는 꿈을 꾸면 돈 들어온다기에 그 꿈을 너무 꾸고 싶은데 이상하게 꿈을 잘 안 꾼다”며 “한 번이라도 꿈을 꿔봤으면 바로 로또 사러 달려갈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우리 주변에 보면 이상하리만치 꿈을 자주 꾸는 사람이 있고 아예 꿈을 안 꾼다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사실이다. 우리는 잠자는 동안의 1/5은 꿈을 꾸고 있으며 단지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성인은 잠을 잘 때 일정하게 자는 것이 아니고 얕은 잠에서 깊은 잠, 렘수면을 약 90분 정도 주기로 하룻밤 동안 4~5번 반복한다.



‘꿈’꾸는 잠…인간에게 ‘필수’

앞서 말했듯이 모든 사람은 꿈을 꾼다. 꿈은 왜 꾸는 것일까?
우리는 낮 동안 수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이것들은 정보처리 기관인 뇌에서 자동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반드시 처리를 해야 할 뇌에서 해석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든 해석해 처리하고 넘어가야 또 다음 날을 살아갈 수 있는데 다행히도 우리는 밤에 꿈을 꾸면서 이것을 해결할 수 있다.

한마디로 꿈은 우리의 기억을 정리해주며 컴퓨터로 말하면 ‘디스크 조각모음’을 하는 것과 같다. 꿈이 없다면 우리는 그 많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과부하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꿈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이후의 일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한 대학원생은 수면의 후반부에 무엇을 보는 듯 눈을 빨리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 ‘눈을 빨리 움직인다’는 영어 표현의 머리글자를 따 ‘REM(렘)수면’이라고 했다.

인간은 잠자는 동안 뇌에서 짧은 기억을 담당하는 화학적 시스템이 차단되기 때문에 기억을 못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렘수면 기간에 자주 깨면 우리는 꿈을 자주 꾼다고 말하는 것이다.

서울수면센터 홍일희 원장은 “렘수면 때 대뇌피질 하부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깨어나게 되면 뇌가 정보처리하고 있던 무의식의 일부분이 의식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원장은 “뇌파 측정시 15초 이내로 깨는 것은 우리가 깼다고 인지하지 못하며 단지 꿈을 많이 꾼다고 느낀다”며 “꿈을 많이 꾼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주 깨는 사람이며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흔히 말하는 ‘숙면’이란 잠을 자고 난 후 다음날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깨어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꿈 자체는 건강의 척도가 될 수 없다. 숙면이라는 것은 개인에 따라 주관적인 것으로 꿈을 많이 꿨더라도 다음날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만약 몸이 힘들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수면 ‘양’보다는 ‘질’이 중요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정규인 교수도 “꿈이 직접적으로 숙면을 방해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단지 숙면을 취하지 못했을 경우에 꿈을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렘수면 중에 자주 깨는 이유는 자율신경계가 항진돼 있기 때문이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불안장애, 우울장애가 있을 경우에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두흠 교수는 “뇌파를 측정해서 각성지수가 높으면 깊은 잠을 못 잘 가능성이 있고 이런 사람들의 70~80%는 피곤을 느끼거나 불안 또는 우울증세가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전문의들은 우리가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잠의 양도 물론 중요하지만 잠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잠의 양이란 우리가 주량이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제각각이며 자신의 잠이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그것보다 부족하지 않게 자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수면센터 홍일희 원장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잠을 줄이는 것은 새벽잠을 줄이는 것으로 잠의 후반부인 렘수면이 줄어드는 것과 같다”며 “렘수면이 줄어들면 다음날 업무능력이 평상시의 1/3까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잠의 양은 많아도 질이 떨어지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여러 가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수면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면 밸런스를 깨뜨리는 원인 중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내과적 문제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숙면을 취하는 데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