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전국 50여개 지점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형 피부과 ‘밴스의원’을 둘러싼 위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의료 서비스 불만을 넘어, 마약류 의약품을 비의료인이 관리했다는 중대한 불법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안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내부 관계자 증언과 피해자 사례가 잇따르며, 법적 책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밴스의원 일부 지점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 A씨는 “의료용 마약류를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나 일반 직원이 관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약류 입출고 기록이나 보관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의료 면허가 없는 인력이 시술 보조를 넘어 사실상 의료행위에 가까운 업무까지 수행했다”고 밝혔다.
수백만원 결제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마약류 취급은 반드시 허가받은 의료인 또는 지정된 취급자만 가능하다. 특히 병·의원에서는 의사 또는 간호사 등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유사 사례는 이미 적발된 바 있다. 과거 수도권의 한 성형외과에서는 간호조무사가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관리·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의료진과 병원장이 함께 처벌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마약류 관리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린 중대한 위반”이라며 징역형의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선고했다.
또 의료기관 종사자가 아닌 일반 직원이 마약류 재고를 관리하다 적발돼, 병원 운영진이 형사 입건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단순 관리 위반이라 하더라도, 마약류 관련 법 위반은 엄격하게 처벌되는 추세다. 현행법 기준으로 보면 무면허자가 마약류를 취급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관리 책임자가 이를 방치하거나 지시했을 경우 공동 책임도 인정된다.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과 별도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즉, 단일 행위가 아니라 복합 위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각종 위법 의혹에도 불구하고 밴스의원은 올해에도 양산, 세종, 포항 등 신규 지점 개설을 이어가며 빠르게 확장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형사 처벌은 물론 집단 손해배상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특히 마약류 관리 위반은 단순 행정 처분이 아닌 형사 처벌 사안으로, 병원 운영 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병원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론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은 채 지점 확장을 이어가는 모습에 소비자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품 미사용, 필러 재사용, 의약품 희석…
현행법상 형사처벌 대상 전국 지점 50여개
피해자들은 “이미 결제한 금액이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환불이 어렵다”며 집단 대응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 의료 분쟁을 넘어, 의료법·마약류 관리법 등 다수 법령 위반 여부가 얽힌 중대 사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당국의 조사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마약류 취급으로 문제가 된 병원은 밴스의원 뿐만이 아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의료기관을 점검하고, 관리 의무를 위반한 의료기관 17곳을 적발했다. 식약처는 지난 3월5일부터 24일까지 프로포폴 공급량과 재고량이 많은 의료기관 30곳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17곳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적발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 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다. 위반 내용은 마약류 취급 보고의무 위반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장시설 점검부 관리 의무 위반 6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재고량과 실제 재고량이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9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고량이 맞지 않은 9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수사가 병행된다. 단순 행정 미비를 넘어 불법 유출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이번 점검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포폴 취급 규모가 큰 의료기관을 선별해 지방정부와 함께 진행됐다.
식약처는 현재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피부과·성형외과 등 프로포폴 사용이 많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오남용 여부와 취급 내역 보고 적정성에 대한 특별점검도 진행 중이다.
환자 피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사건에 연루된 의사들은 ‘마약류 처방 금지’ 처분을 받고도 여전히 마약류를 취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유아인 마약 사건에 연루돼 의사 자격이 취소된 1명을 제외한 5명은 모두 6개월 이상의 마약류 처방 금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상 마약류 처방 권한이 정지된 의사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3만원의 과징금을 내면 행정 처분을 면해주는 현행법 때문이다.
실제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53회 불법 투여한 피부과 원장 A씨는 7개월의 마약류 취급 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과징금 651만원으로 이를 무마했다.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하고 수면제 대리처방까지 해준 의사 B씨도 마찬가지다. 15개월 마약류 처방 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1350만원의 과징금으로 이를 면했다.
실제 처벌 “징역형까지 가능”
병원 측 침묵…은밀히 확장 중
보건소가 과징금으로 대체하겠다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강남구보건소 한 관계자는 “성형외과나 피부과 같은 경우에는 마약 취급을 하지 않으면 거의 진료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부분 과징금으로 갈음하려고 한다”며 “통상적으로 그렇게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와 B씨처럼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인은 2024년 기준 860명으로 1년 전보다 3배 늘었다. 이 가운데 62%는 업무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시술인 울쎄라 등 마약 외 약품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한 고객은 시술 후 효과가 미미해 제조사 인증을 조회한 결과 ‘미인증’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더 비싼 시술을 제공했다”며 환불을 거부했고, 정품 인증 자료 제출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고객과 내부 관계자들은 보톡스나 리쥬란 주사에 생리식염수를 과도하게 혼합해 효과를 희석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시술 시간을 임의로 단축하거나, 항의하는 고객에게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특정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장형 피부과’ 구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수원에서는 피부 리프팅 시술 중 환자가 수면마취 상태에서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해당 병원 역시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진료를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레이저 시술을 받은 김모씨는 시술 후 얼굴에 과도한 스테로이드 연고가 도포되면서 심각한 피부 이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열이 발생했고, 며칠 동안 통증이 지속됐다”며 “설명도 없이 약을 바르는 과정 자체가 실험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집단 분쟁 가능성
의료계에서는 스테로이드 역시 전문적인 판단하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으로, 과다 사용 시 피부 손상 및 전신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위생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제기됐다. 내부 관계자는 “사용한 필러를 재사용하거나, 멸균되지 않은 의료기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례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술 과정에서 사용된 천에서 악취가 났다”는 후기까지 올라오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필러 재사용은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행위로, 의료법상 금지된 대표적 위반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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