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구금 사태에 뿔난 구매자 “테슬라 계약 취소”

2025.09.11 15:09:21 호수 0호

소비자 “미국 행태에 분노”
“불매는 비합리적” 지적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금 사태에 분노한 국내 차량 구매자가 테슬라 차량 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테슬라 취소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지난 5월 신청했던 테슬라 차량의 출고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주문을 취소했다.

A씨는 “취소 사유란에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인 구금 사태를 보고 분노했기 때문’이라고 썼다”며 “다른 차를 주문하려는데 적절한 대안이 없어 국내 차를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문 내역서를 첨부한 그는 “그저 미국의 행태에 화가 나서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고 싶었다”며 “제가 누굴 괴롭힌 것도 아니고, 내 돈인데 이렇게 쓸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글을 접한 다수의 회원들은 “애국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멋진 결정에 박수 드린다” “나도 내년 1월 출고하는데 취소하고 싶어 근질근질하다” “사람들이 (A씨처럼) 신념을 가졌으면 좋겠다” “조지아 구금 사태 때 흉악범도 아닌데 쇠사슬로 묶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저도 구매 예정이었는데 생각을 바꿨다” 등 A씨의 취소 결정에 공감했다.

한 회원은 실제로 취소 인증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회원은 “(A씨의) 글에 공감한다. 최근 논란인 배터리 문제는 4년의 보증 기간을 믿고 참았지만, 구금 사태를 계기로 결심했다”며 “이번엔 국산차를 이용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는 “구금 사태가 테슬라랑 무슨 상관이냐” “일론 머스크랑 트럼프는 완전히 갈라섰는데 오히려 테슬라를 더 사서 힘을 실어줘야 목적에 맞는 것 아니냐” “단순 변심을 불매로 포장하는 것 아니냐” 등 A씨를 비판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각에선 “미국은 자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에 비자를 개방해야 한다”는 등 사안을 정치적 논의로 확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IC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은 조지아주 엘라벨 지역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해당 단속은 미국 국토안보부(DH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가 단일 현장에서 진행한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으로 총 475명이 구금됐으며, 이 중 300명 이상이 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국 정부는 전담팀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을 직접 방문해 한국인 노동자들이 수갑 없이 자진 출국 형식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정부는 대한항공 전세기를 투입해 이들을 송환하기로 했다.

이번 구금 사태의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무기한 보류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라이브닷컴>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각) “시장 상황 때문에 생산 시작 시점을 올해에서 내년으로 이미 연기했다”면서 “다만 이번 사태가 앞으로 운영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현대차도 직원들에게 미국 출장 연기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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