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5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4호선에서 ‘탑승 시위’를 벌이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코레일 등에 따르면 오전 7시51분쯤 경기 과천시 선바위역에 정차한 상행 열차에 전장연 활동가 20여명이 무더기로 탑승해 스크린도어를 막고 열차 출발을 지연시켰다. 이로 인해 사당 방면 상행 열차는 최대 40분 가까이 지연 운행됐다.
특히 오전 8시20분경에는 선바위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승객들이 강제로 하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경찰기동대가 긴급 출동해 시위대를 정리한 뒤 열차는 8시32분쯤 운행을 재개했으나, 시위대는 곧바로 남태령역으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갔다.
남태령역에선 시위대가 스크린도어 곳곳에 ‘남태령의 빛을 출근길 지하철로 이어갑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며 또다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지하철 보안관들이 하차를 요구하며 시위대와 충돌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재명정부 처음으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민불복종 행동을 진행한다”고 공지하며 “2001년 오이도역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 이후 24년간 그 누구도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회로 제출된 정부 예산안에 대해 “장애인 이동권이 구멍 난 예산, 차별을 조장하고 갈라치기하는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내년도 예산안에 ▲장애인 콜택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 지원 서비스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잇따른 지하철 시위로 인해 애먼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과 반발만 커지고 있다.
4호선 지하철을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금요일 출근길 시위로 인해 40분이나 역사에 갇혀있었다”며 “어쩔 수 없이 버스로 갈아타서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자신들의 이동권은 보장해 달라면서 왜 남의 이동권은 빼앗는 행위를 일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지각할 것 같아 강제 반차를 쓰게 됐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지하철 탑승 후 9호선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해 ‘2026년 장애인권리예산 발표’ 기자회견을 연다고 예고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