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간 큰 해킹범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다수의 웹사이트를 해킹해 380억원 이상을 편취한 해킹 조직의 총책급 전모씨가 지난달 2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영민 당직판사는 이날 정보통신망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의 전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과 도망할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통신사 침입
전씨는 태국 등 해외에서 해킹 범죄단체를 조직하고, 2023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이동통신사 홈페이지 등에 침입해 불법수집한 개인 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혐의를 받는다.
확인된 피해자는 방탄소년단(BTS) 정국 등 유명 연예인과 대기업 회장, 벤처기업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국은 입대 직후 증권계좌 명의를 도용당해 84억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이 빠져나갈 뻔했다. 소속사가 피해 인지 직후 지급정지 등의 조처를 하면서 실질적인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전씨 등은 비대면 개통 절차에 존재하는 허점을 악용해 신분증과 얼굴 사진을 도용, 피해자 명의의 알뜰폰을 개통했다. 이처럼 도용된 알뜰폰은 주식, 가상자산 등 금융인증서를 발급받는 수단으로 쓰여 왔다. 지난해에도 해커들이 같은 수법으로 100억원이 넘는 금융자산을 빼돌리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알뜰폰 개통은 대면 점포 방문 없이 온라인에서 신분증과 얼굴 사진을 전송하면 가능하다. 통신 3사도 비대면 개통을 허용하지만 실시간 영상 통화나 인공지능(AI) 기반 진위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부 알뜰폰 사업자는 신분증·셀카 업로드만으로 절차를 끝내는 경우가 있어 범죄 악용 우려가 제기된다.
연예인·대기업 회장 노려 380억 편취
태국에 숨어있던 해킹 조직 총책 구속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알뜰폰 사업자에 신분증 사본 제출을 금지하고 원본 스캔 또는 모바일 신분증을 통한 본인확인을 의무화했다. 또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화 방침을 내놨지만, 실제 적용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죄조직은 위조 여권이나 복제된 신분증 이미지를 이용해 온라인에서 대포폰을 개통하는 수법으로 이를 피해가고 있다.

법무부는 서울시경찰청·인터폴과 협력해 전씨 소재를 추적하던 중 지난 4월 태국에 입국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즉시 태국 당국에 신병을 우선 확보해줄 것을 요청하는 긴급인도구속청구를 했다. 법무부는 태국 당국과 소통하면서 지난 7월 태국 현지에 검사·수사관으로 구성된 출장단을 파견해 태국 검·경 관계자들과 만나 송환 방식과 시점 등을 논의했다. 이후 전씨를 긴급인도구속청구 후 한국으로 송환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불법 수집 개인정보로 알뜰폰 개통
증권계좌 명의 도용해 주식 빼돌려
‘무섭다. 저것만으로 내 계좌 돈이 빠져나간다고?’<tnsi****> ‘그냥 중국 공안에 넘기는 게 낫지 않나? 한국 와봐야 이 핑계 저 핑계로 제대로 처벌도 안 받을 거 같은데?’<unab****> ‘털어간 한국인의 재산 싹 다 돌려받자’<deng****> ‘사기는 총칼 없는 살인입니다’<l620****> ‘아무나 명의 도용으로 폰 개통하면 다 털리는 구조다. 맘먹고 전 국민 계좌 털어도 이상할 게 없다’<styl****>
‘거의 모든 범죄에 통신사가 기여하고 있는데 진짜 그냥 두는 게 맞냐?’<gkse****> ‘정보는 다 내놓으라 하고 왜 안 지키는 건데?’<visa****> ‘비대면으로 핸드폰 개통 안 되게 할 수는 없나?’<mini****> ‘제발 개선 좀 하자. 폰으로 못 하는 게 없네. 그냥 불편함 감수하는 게 나을 듯하다. 털려도 은행은 나몰라, 보상은 제대로 해주기나 하나?’<mkul****> ‘이번엔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리려나?’<jhgl****>
‘왜 재능을 저런 악행에 이용하면서 살까? 재능은 있어도 정상적인 삶과 사회에는 적응을 못해서?’<bikk****> ‘제발 피싱범은 신상 공개하자.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다’<nima****> ‘송환이 왜 4개월이나 걸리나?’<cher****> ‘탈취를 당했다면서 지급 정지만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안 입었다는 게 무슨 말이냐?’<luna****> ‘이쯤 되면 무리해서라도 민증 번호 다들 리셋 한 번 하자’<ange****>
다 털린다
‘당한 사람은 피가 마른다.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얼마나 힘든 지. 고로 사기범들은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cjdg****> ‘일반 시민들이 피해본 것들도 제발 찾아주시길 바랍니다’<wjda****> ‘선진국은 금융사고 나면 무조건 배상해준다’<zhas****>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면 털린 통신사, 금융기관들이 정신적 보상까지 주는 법 만들자. 그래야 정신 차린다’<sapo****>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알뜰폰=대포폰?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비롯해 대기업 회장 등 재력가들의 자산을 노린 중국 국적 해킹 조직 총책 전모씨가 구속되면서 알뜰폰의 허점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대포폰의 상당수가 알뜰폰을 통해 개통되고 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이 적발한 대포폰은 9만7399건으로 2023년(3만577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명의 개통 대포폰은 같은 기간 2903건에서 7만1416건으로 약 25배 폭증했다.
외국인 명의 대포폰 중 상당수는 특정 알뜰폰에서 개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