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심각한 여파 - 브라질산 닭 수입 금지

2025.06.03 07:14:51 호수 1534호

지난달 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을 이유로 브라질산 닭고기 및 계란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외식업계 전반에 예상보다 심각한 여파가 번지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브라질산 순살 닭고기에 의존해 온 중소 프랜차이즈, 자영업자, 급식업체 등은 즉각적인 공급 불안과 메뉴 운영 차질을 겪고 있다.



브라질은 전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이며, 국내 수입 닭고기의 90%가 브라질산일 정도로 수입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왔다. 평균 출하 무게가 국내산보다 30%가량 무겁고, 가격은 60~70% 수준으로 저렴해 순살 치킨·닭강정·도시락·패밀리레스토랑 메뉴에 널리 사용돼왔다.

그러나 이번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해 “40마리 주문하면 14마리만 들어온다”는 점주들의 현실적인 호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순살 메뉴 품절, 마감 시간 단축, 메뉴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깐풍기 안 팔아야겠다”는 자영업자들의 반응이 SNS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한편,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지 않는 BBQ/BHC/교촌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국산 수요 집중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수입 금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닭고기 공급 불안이 전체 업계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급망 흔든 조치로 차질
구조적 위기와 창업 리스크

문제는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본사 외의 경로로 닭을 구매할 수 없는 ‘구입강제 품목 제도’가 작동 중이라는 점이다. 일부 점주들은 “다른 데서 사게 해달라”고 본사에 요청했지만, 공정위조차 ‘천재지변 상황에서는 본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점주 커뮤니티에 따르면, 일부 점포는 벌써부터 닭 수급 차질로 인해 순살 치킨을 임시 중단하거나 메뉴를 축소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에 자율 공급 요청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한 상황이다.

이번 브라질산 닭 수입 중단은 단순한 재료 수급 문제가 아니라, 우리 외식 산업의 공급망 구조가 얼마나 한쪽에 편중돼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다. 특히 창업자 입장에서는 ‘순살=브라질산’이라는 공식이 당연시되던 시장 흐름이 깨지면서, 메뉴 전략 자체의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브라질산 대체재로는 태국산이 거론되지만, 가격과 수급의 안정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냉동 유통 과정의 품질 이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공급 다변화, 국내산 유통 효율화, 위기 대응 매뉴얼 수립 등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이 공동으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하는 시점이다.

또 정부는 단기적 수입선 다변화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닭고기 산업의 안정성과 가격 구조에 대한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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