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타임> 건강영향 미미 VS 적응 부담 스트레스 증가 ‘팽팽’

2009.02.24 10:20:38 호수 0호

정부 내년 5월 시행 발표에 논쟁 격화

지난 16일 정부가 88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서머타임(daylight saving time)을 내년 5월부터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도입에 대한 찬반양론이 거세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서 한 누리꾼은 “먹고 죽을 돈도 없는데 스포츠 관광, 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누리꾼은 “효과가 적더라도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건강에 영향 미미”
“적응 부담, 짜증, 집중력 저하”

‘서머타임’은 해가 일찍 뜨는 여름철에 하루 일과를 빨리 시작해 마칠 수 있도록 표준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제도로 서머타임이 가져올 경제적인 효과나 영향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나 검증된 바가 없어 도입에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머타임으로 인해 우리의 생체시계보다 1시간 빨라질 경우의 증상에 대해 전문의들은 ‘시차적응증’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고 머리는 멍하며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 짜증이 나고 초조해지며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시간도 길어진다. 위가 아프거나 장이 거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시차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듯 이런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생체시계가 맞춰져 적응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건강엔 아무 지장이 없을까.
서머타임이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둘로 팽팽하게 나뉘어졌다. 하나는 건강에 미치는 큰 영향이 없다는 의견과 또 다른 하나는 적응하는 데 부담이 되며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다는 것.
영남대병원 정신과 서완석 교수는 “과거에 서머타임 도입이 실패했던 이유는 일하는 시간에 대해 노사가 개념이 확실하게 잡혀 있지 않아서였던 것이며 건강에 끼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 교수는 “수면시간이 부족해진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기상시간이 1시간 앞당겨 지는 것과 수면시간이 부족해지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일찍 일어나는 만큼 적정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서머타임이 도입될 경우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2~3일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을지병원 정신과 김의중 교수는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갑작스러운 변화가 올 때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이 따르고 노인의 경우엔 더 어렵다”며 “도입 초기엔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에서는 서머타임 도입이 영세사업장에서 노동시간의 연장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 김은기 국장은 “여름에 한시적으로 실시한다고는 하나 국민의 건강권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안인 만큼 국민적 합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생체시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생체리듬을 자세히 구분하고 있는 몸속의 시계를 ‘생체시계’라고 하며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른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생체시계는 24시간이 아닌 평균 약 25시간인 것이 밝혀졌다. 1962년 독일의 생리학자 윤갠 아셔프와 프랑스의 지질학자 미셸 시프레가 명암변화나 환경음 등 밤낮의 변화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완전히 차단한 환경에서 실험을 한 결과 사람의 몸이 24시간보다 긴 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대안암병원 수면장애 클리닉 정기영 교수는 “생체시계는 태양의 주기보다 30분~1시간 정도 더 길어 사람은 가만히 놔두면 기상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며 “그것을 24시간에 맞춰주는 것이 바로 태양의 밝은 빛”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햇볕이 드는 창가에서 잠이 들면 아침에 저절로 깨지만 빛이 하나도 없는 방에서 자면 계속 자게 되는 것도 이런 이치”라며 “여름에는 태양이 더 빨리 뜨기 때문에 생체리듬은 더 빨라지며 여름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1시간 앞당겨진 만큼 생체시계를 조절하고 쉽게 적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빛 치료’나 비타민B를 복용하는 방법 혹은 향기를 이용한 ‘아로마테라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호르몬 제제인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에 변화가 생겼을 때 이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생체리듬을 조절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정 교수는 “빛 치료법은 강한 빛을 쪼일 경우 생체시계가 지연되던 것을 앞당길 수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수면량이 부족하고 잠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적정 수면시간인 7시간 반 정도를 유지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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