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양극화 해소, 중도공동체가 답이다

2025.03.30 12:05:50 호수 1525호

한국갤럽이 지난주 여론조사 결과,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0%로 전주보다 2% 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특히 중도층의 탄핵 찬성이 70%대였다고 발표했다.



최근 국내 여론조사 기관들이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중도층의 여론을 담기 시작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진보와 보수가 탄핵 찬·반으로 갈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서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되면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성적인 정치 성향의 보수층과 진보층이 극우나 극좌의 과격한 행동에 실망하면서 정치에 환멸을 느껴 중도층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층이 그만큼 늘어나면서 여론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헌법개정특별위원회도 지난 27일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도 성향의 인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논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을 대법원장, 대통령, 국회가 각각 3인을 추천하는 현행 방식으론 최근 탄핵 심판처럼 헌법재판관들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가 계속 대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중도층은 힘이 없다는 게 문제다. 진보나 보수처럼 정당도 없고, 이념도 없고, 지도자도 없다. 분명 실체가 있긴 한데 보이지 않는 게 중도층이다. 과거에 안철수 의원이 중도층을 모아 중도 정당을 창당했지만 양대 정당의 벽을 넘지 못해 실패했다.


방송에서 토론회나 대담을 할 때도 진보 인사와 보수 인사는 나오지만, 중도 인사는 초대조차 받지 못한다. 중도 인사가 나와 양대 정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양대 정당의 갈등을 해소하는 모습이 방영되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탄핵 찬성 세력과 탄핵 반대 세력이 광화문, 여의도, 청계천 등에 모여 집회를 할 때도 중도층의 집회는 볼 수 없다. 중도층이 수로 보면 진보나 보수 세력보다 더 큰 세력인데도 그들의 주장이나 의견은 사장되고 있다.

필자는 정당이나 조직이 없는 중도층이 정치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최근 같이 탄핵 사태로 양대 정당이 치킨게임을 하고 있을 땐 광장이나 방송에라도 나와 양대 정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우리나라 정치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도층이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의 싸움을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 정당에 박수를 보내는 구경꾼이 돼선 안 된다. 중도층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정치를 전혀 모르는 자로 오해받아서도 안 된다.

지성적인 중도층은 아무 생각 없이 진보와 보수 사이 중간에 존재하는 자가 아니다. 오히려 특정 정당의 편향된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자다. 중도층은 진영의 논리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중도층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후보도 내지 않고,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후보도 내지 않는 순수한 세력인 중도층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반영돼야 우리 사회가 건전해질 수 있다.

광화문과 여의도 광장서 중도층의 집회도 열려 양대 정당의 문제점을 알리고 양대 정당이 화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도층은 탄핵 찬·반 세력을 지지하는 대신 헌법재판소를 지지하면서 양대 정당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따르라고 경고해야 한다. 정당 대신 법과 원칙을 지지하는 세력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로 양립되는 구조여서 중도는 이념이 아니다. 그래서 보수 정권이나 진보 정권의 집권 중엔 태생적으로 중도층의 존재가 미미하지만, 집권 정당의 정책이 실패하거나 선거 때가 되면 중도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중도층이 늘어나고 중도층이 여론조사의 관심사가 된 이유도 나라가 어수선하고 대선이 이슈로 뜨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참에 우리 국가와 사회가 중도층을 단순히 표의 향방에 의해 분류되는 세력으로만 보지 말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지성적인 성향의 세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국가가 정치건 사회건 중도층을 확대한다면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중도층이 광장에도 방송에도 나와야 한다. 숨어 있으면 안 된다. 중도층이야말로 도덕적이고 올바르게 사는 편이기에 떳떳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중도층의 세력화는 제3지대 같은 정당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정당이 아니라 중도층의 목소리를 내는 구성체, 즉 중도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중도공동체는 한시적인 공동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안별로 대안을 제시하고 화해와 협력의 장을 만드는 공동체면 된다.

현재 진보 3명, 보수 3명, 중도 2명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도 중도 성향의 재판관의 의견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헌법재판소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중도공동체가 자립 잡기 전 우선 탄핵 사태가 종결되면 중도 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된 중도위원회라도 만들어 양극화로 생긴 국가적 대혼란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 여야 대치로 추진조차 못하고 있는 주요 정책들도 중도위원회에 맡겨야 한다. 우리 국민이 양대 정당을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