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한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서 탈락?

2025.03.19 08:38:12 호수 0호

윤석열정부 2년 동안 독재화가 진행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지난 13일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 2025>는 한국을 기존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보다 한 단계 낮은 ‘선거민주주의 국가’라고 밝혔다.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국가 체제를 자유민주주의, 선거민주주의, 선거 독재체제, 폐쇄 독재체제 등 네 단계로 나누고 있는데, 한국을 한 단계 내린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법치, 견제와 균형, 시민의 자유 등으로 구성된 ‘자유민주주의 지수(LDI)’서 0.60점을 얻으며 179개 나라 중 47위를 기록했다.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폐쇄적인 독재국가’로, 1에 가까울수록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된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2019년 0.78점(18위), 2020년과 2021년 0.79점(17위), 2022년 0.73점(28위)이었다. 그런데 올해 점수와 순위가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자유 민주주의국가서 탈락했다.

특히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전 세계서도 드물게 민주주의가 회복 중인 사례였던 한국이 다시 문재인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42개국을 독재화가 진행 중인 국가로 평가했다.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지난해 발표된 2023년 기준 현황 지표서도 윤정부의 한국이 독재화가 되어간다고 지적했던 바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개인의 권리보호, 자유를 최우선으로 하는 자유주의와 다수 대중에 의한 통치, 민주를 추구하는 민주주의가 결합된 체제다.


원래 개인주의에 가까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에 가까운 민주주의는 서로 상반된 체제였다. 그러나 서구 시민혁명 때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군주제에 반대하기 위해 협력관계로 발전했고, 지금은 많은 국가가 이 두 체제를 결합한 자유민주주의를 국가의 이념으로 삼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개인의 자유와 공공성(공익)의 충돌을 잘 해소해야 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면 안 된다. 그래서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에 의해 보장되고,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에 의해 보장된다”는 이탈리아 정치학자 ‘노르베르토 보비오’의 주장처럼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동전의 양면 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전해 왔다.

한국도 사상과 이념에 대한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서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와 함께 군사정권과 싸워 왔다. 결국 군사정권이 무너지면서 6공화국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국가이념으로 삼아 왔다.

우리 헌법엔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 자체를 직접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헌법을 토대로 판결하는 헌법재판소의 여러 판례를 보면 자유민주주의를 법리적 근거로 삼고 있다. 한국이 명실상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의미다.

그런데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서 탈락했다”고 전 세계에 알렸다. 6공화국 내내 추구해온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이제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국가 최상위 그룹인 32개국 중 한국만 유일하게 독재화 국가로 분류됐다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의 지적보다 더 큰 문제는 실제 한국이 잘못된 자유가 판친 민주주의와 민주적이지 못한 자유주의가 공존하고 있는 불안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이다.

윤정부 들어 2년 동안 여야는 잘못된 자유나 비민주적인 모습만 보였고, 이를 위장하기 위해 우리 국민을 선동해 왔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의 가치는 땅에 떨어졌고, 급기야 비상계엄 정국에 이어 탄핵 정국을 맞이하면서 나라꼴이 엉망이 됐다.

특히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분리되고, 포플리즘에 의해 생긴 자유주의의 보수 세력과 평등주의의 진보 세력이 대립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과 수백만명이 거리로 나선 대규모 탄핵 시위 이후 군부 시절 인권운동가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회복시켰지만, 보수 우익 성향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전임 정부의 노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인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고, 성평등을 공격하면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윤정부 전 정부의 부패 혐의 수사를 두고 정치 보복인 것처럼 묘사하면서 문정부 전 정부 인사들의 부패 혐의 수사에 대해선 동일 잣대를 대려고 하지 않는 것은 무척 편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전 세계 42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각 나라의 선거 공정성, 시민과 언론 자유, 사법부 독립, 성평등 등 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민주주의 지수를 평가해서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나온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지난해보다 무려 10계단 하락한 32위를 기록해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된 바 있다.

지금 분위기로 봐선 탄핵 정국 이후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 위상이 더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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