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EAS, ASEAN과 G20 가교 역할

  •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
2023.10.10 13:29:37 호수 1448호

아세안(ASEAN) 정상회의는 매년 동남아시아 10개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정상회담으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그리고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동반한다. 그런데 최근 2년은 아세안 정상회의가 G20 정상회의로 이어지면서 G20 정상회의까지 동반했다. 



지난해 아세안 정상회의는 11월11일 캄보디아 프놈펜서 개최됐고, 이어 G20 정상회의는 11월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서 개최됐다. 그래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G20 회원국 정상들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가까운 거리에 있는 G20 정상회의 무대로 이동해 아시아 이슈에 이어 세계 이슈까지 연이어 다룰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11월11일), 아세안+3 정상회의(11월12일), 동아시아 정상회의(11월13일) 등을 마치고 인도네시아 발리로 곧장 가, 11월15일부터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참가해 아시아와 세계의 현안 문제 및 미래 비전을 회원국 정상들과 공유했다. 

올해도 지난달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됐고, 이어 G20 정상회의가 같은 달 9일~10일 인도 뉴델리서 개최됐다. 이때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G20 회원국 정상들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마치고 G20 정상회의가 개최된 인도 뉴델리로 곧장 가, 아시아 이슈에 이어 세계 이슈까지 연이어 챙길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서 한·아세안 정상회의(지난달 6일), 아세안+3 정상회의(지난달 6일), 동아시아 정상회의(지난달 7일) 등을 마치고, 지난달 9일부터 인도 뉴델리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참가해 아세안·한중일 간 협력 및 세계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등 아시아와 세계의 이슈를 회원국 정상들과 함께 나누고 왔다.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국가는 아세안 정상회의 회원국에선 인도네시아뿐이고, 주로 동아시아 정상회의 회원국이다. 아세안 정상회의 때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동반되지 않았다면 아세안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간 장소나 시기를 고려할 필요도 없고 연관성도 없었을 것이다.


실제 아세안 정상회의에 동반되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보다 타 대륙 정상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아세안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세안 정상회의 회원국과 G20 정상회의 회원국 관계를 살펴보면, 아세안 정상회의 10개 회원국 중 인도네시아 1개 국가만 G20 회원국이고, 아세안+3 정상회의 13개 회원국(아세안+한국, 중국, 일본) 중에선 중국,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4개 국가만 G20 회원국으로, 이 두 개의 정상회의는 G20 정상회의와 다소 거리감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아세안+3 정상회의 회원국에 뉴질랜드, 러시아 미국, 호주, 인도까지 포함돼 동아시아 정상회의 18개 회원국 중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대한민국, 러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8개 국가가 G20 회원국으로, G20 정상회의와 매우 유기적인 관계성을 갖고 있다.      

2020년까진 동아시아 정상회의 18개 회원국 중 G20 정상회의 회원국이면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국가는 미국(2), 중국(1), 일본(1), 한국(1), 러시아(1), 호주(1) 6개 국가였다. 그 후 인도네시아와 인도가 각각 지난해 11월과 2023년 9월 개최하면서 8개 회원국 모두 G20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는 아시아 국가 정상들만의 정상회담이지만, 동아시아 정상회의는 아시아 14개국 외 북아메리카(미국), 유럽(러시아)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의 4개 국가 정상들까지 참가하는 정상회담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세안 정상회의 때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동반되지 않았다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는 G20 정상회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아시아 대륙만의 정상회담으로 격하됐을 것이다. 그러나 아세안 정상회의가 동아시아 정상회의까지 동반해 G20 정상회의 가교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격상시킨 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G20 정상회의는 2024년 브라질, 202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26년 미국서 개최된다. 올해까지 동아시아 정상회의 회원국 중 G20 회원국인 8개 국가 모두 한 번 이상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기 때문에 내년부턴 타 대륙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것 같다.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지는 10개 회원국이 있는 아시아에 국한돼있어, 동아시아 정상회의 회원국이면서 G20 회원국인 8개 국가 중 아세안 회원국인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7개 국가는 아시아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될 때만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가 이웃 국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특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원래 아세안 정상회의는 매년 11월에 개최되는데 올해엔 G20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9월에 개최됐다. 아세안 정상회의 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지혜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아세안 정상회의와 올해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앞으론 정상회의나 국제기구 모임이 1/4분기엔 각 대륙 내 국가별, 2/4분기엔 각 대륙 전체, 3/4분기엔 2개 이상의 대륙, 4/4분기엔 모든 대륙이 참여하는 UN총회로 구분돼 점진적으로 개최되면 어떨까? 정상회의나 국제기구가 ‘국가보다 대륙보다 전 세계가 더 중요하다’는 걸 느껴야 한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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