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변수’ 아세아그룹 승계 구도

2023.06.16 15:30:37 호수 1431호

대세는 장남이지만…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아시아그룹 오너 2세 경영이 무르익고 있다. 창업주의 장남과 차남은 오랜 기간 핵심 계열사를 이끌며 그룹의 사업을 이끈 데 이어, 지분 확충을 통해 지배력을 끌어올린 상태다. 일단 장남을 축으로 하는 승계 구도가 힘을 받고 있지만, 차남을 주목하는 시선도 제법 많다. 차남이 역량을 발휘해온 사업영역이 그룹의 캐시카우로 발돋움한 게 컸다. 



아세아그룹은 시멘트업체인 아세아시멘트와 골판지 제조기업인 아세아제지를 핵심 사업회사로 두고 있다. 2013년 존속회사 아세아시멘트가 아세아㈜로 상호를 변경하고, 아세아시멘트가 분할 신설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그룹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아세아㈜→아세아시멘트·아세아제지→한라시멘트’ 등으로 이어진다.  

안개 국면

아세아그룹은 오너 2세인 이훈범 회장을 축으로 하는 승계 구도를 구축한 상태다. 앞서 이병무 아세아그룹 명예회장은 아세아시멘트 경영을 장남 이훈범 회장에게, 아세아제지 경영을 차남 이인범 아세아제지 부회장에게 맡겼다. 

이훈범 회장은 2021년 11월 지주사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기존 대표이사인 고규환 사장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뤘다. 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이래 처음으로 오너 일가가 지주사 대표이사로 등재된 것이다.

대신 이훈범 회장은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임했고, 같은 날 이인범 부회장 역시 아세아제지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다만 대표이사 사임과 별개로 이훈범 회장과 이인범 부회장은 현재까지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에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주사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을 계기로 이훈범 회장은 사실상 그룹 후계자로 인식됐다. 게다가 그는 현재 지주사(아세아㈜) 지분 13.7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에도 이인범 부회장(7.56%), 부친인 이병무 명예회장(11.44%) 등이 지주사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태이며,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42.26%다.

끝난 듯 보여도 여운 남아
골판지 활황에 둘째 급부상

이훈범 회장이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선 건 부친의 지분 증여 덕분이다. 이병무 명예회장은 2017년 본인 소유의 아세아㈜ 주식 10만주를 이훈범 회장에게만 증여했고, 기존 1.62%p였던 이훈범 회장과 이인범 부회장 간 지분 격차는 6.18%p로 벌어졌다. 

재계에서는 아세아그룹의 3차 승계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훈범 회장이 그룹을 온전히 장악하려면 부친이 보유한 ㈜아세아 지분 11.44%를 흡수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지분 증여가 이뤄질 경우 그 시기는 오너 3세 형제가 2020년 부친으로부터 받은 아세아㈜ 주식에 대한 증여세 납부를 마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20년 두 사람은 부친으로부터 아세아㈜ 주식 4만주씩을 증여받았는데 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뒤 연부연납으로 증여세를 납부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세아제지를 축으로 하는 사업영역의 실적 확대 수순이 장남 중심의 승계 구도에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남이 오랜 기간 진두지휘했던 골판지 사업의 수익성이 월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세아제지를 축으로 하는 사업영역은 탄탄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아세아제지는 최근 3년간(2020~2022년) 영업이익이 657억원→939억원→1094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최종 승자는?

어느덧 아세아제지 및 연결회사들이 차지하는 그룹 내 순이익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도 활발하다. 반면 이훈범 회장이 직접 챙겼던 시멘트 부문은 최근 실적 변동폭이 컸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한라시멘트 인수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이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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