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빨리’ 한국인의 조급증

2012.09.24 10:28:50 호수 0호

우울증, 불안증 쉽게 부른다

퇴직 후 가정에서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내는 김모씨 부부. 아내인 정씨는 요즘 남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부쩍 늘었다.



평소 급한 성격 탓에 남편이 매사에 서두르는 일이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지인의 결혼식이 있거나 부부동반 모임이 있어 함께 외출 준비를 해야 할 경우 세 시간 전부터 서두르는 통에 정씨까지 다 정신이 없을 정도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한두 시간 전부터 약속장소에 나가 멀뚱히 시간을 보낼 때마다 정씨는 불만이 쌓여간다. 남편의 조급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조급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중 하나다. 약속시간을 지키는 것이 개인의 신용도를 말해주는 세상이지만 지나친 조급증은 가까운 가족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하며 무엇보다 본인의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

조급증은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변형돼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을 못 참아하는 일종의 열등감에서 비롯되나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은 아니다.

김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사람의 몸과 마음은 일할 때가 있으면 반드시 쉴 때가 필요하나 많은 현대인들은 항상 긴장된 상태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상 뭔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태가 지속될 시 몸에서는 일단 근육이 굳어져 뻐근하고 속이 쓰리며 만성적인 피로감을 토로하게 된다”며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평소에도 굳은 표정과 웃음을 잃는 등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급증을 질병으로 판단해 치료까지 받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근육통이나 만성피로가 지속되고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 대인관계에 악화를 불러오는 심한 경우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조급증이 지속되면 쉽게 우울증이나 불안증이라는 병이 생길 수 있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한데 예를 들면 50분 업무를 보고 10분은 쉬면서 신체를 움직이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적당히 쉬는 것은 오히려 창의성과 효율을 길러 일을 더욱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며 “조급함은 오히려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자꾸 되뇌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