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창업시장 결산 - 고금리·고환율·고물가와의 전쟁

2022.12.26 10:07:43 호수 1407호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지 3년 차인 올해는 엔데믹 시대가 시작되면서 창업시장도 어느 정도 활기를 찾았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과 점포가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고, 저가 업종은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 시장의 전언이다. 



한국이 선진국으로서 자리를 굳히면서 고객 수요와 창업자 공급이 모두 증가하는 메가 트렌드 업종이 올해도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배달 주문으로 배달비용 증가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뿐 아니라 전쟁의 여파로 국제 공급망 붕괴가 일어났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자영업 시장의 원가율이 높아져 많은 업종에서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올해 창업시장을 결산해본다. 

저가, 먹히다

코로나19 이후 크게 성장한 저가 시장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저가 커피전문점이 꺾일 줄 모르고 성장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선인 저가 커피전문점 선두그룹 4개 브랜드인 빽다방,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은 국내 커피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품질과 유통의 원활화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너무 많은 브랜드가 난립하다 보니 하반기부터는 점포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미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데다 올 한 해에만 수십 개의 브랜드가 새로 생겨, 그야말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갈수록 인건비와 원부자재 상승이 예상돼 언제까지 1500원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편의점 커피, 캔커피, 캡슐커피, 무인 고급 자판기 점포 등과의 무한 경쟁도 예상돼 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보다 몇 년을 앞서간다는 일본의 경우 저가 커피 브랜드는 거의 다 사라지고 고가 커피와 저가 커피인 편의점 커피 및 캔커피 위주로 재편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가에 대한 인기는 다른 업종에서도 나타났다. 저가 수산요리 전문점 어사출또와 청년수산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경남 통영 등 산지에서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올라오는 활어회, 세꼬시, 해산물, 구이 및 요리, 식사와 매운탕, 세트 메뉴까지 거의 모든 수산요리 메뉴를 소주 한잔과 함께 즐겨도 인당 객단가 2만원 이내에 팔기 때문이다.

신선도와 가격 만족도, 가맹점주 마진율 모두를 보장하는 것이 수산요리 전문점 창업의 승패를 좌우하는데, 직영 양식장을 운영하는 어사출또와 청년수산이 바로 그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엔데믹 시대가 시작되면서 홀 판매 매출이 증가해 더욱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 한솥도시락 등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브랜드들은 올해도 크게 성장했다. 

한 끼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는 먹거리 카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외식문화가 한식 위주에서 카페에서 간단히 해결하려는 추세로 바뀌었다. 특히 올해는 외식 물가가 크게 증가해 점심값을 줄이려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커피 등 음료는 반드시 마셔야 하는 젊은 층의 수요와 맞물려 불황 중에서도 성장하는 업종군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직격탄 이후 조금씩 회복
급증한 배달…오히려 떨어진 수익성

햄버거는 정크푸드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또 한 번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 가성비뿐만 아니라 건강과 맛의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브랜드는 프랭크버거다. 매월 20~30개 점포를 오픈하면서 올해 500호점을 돌파했고, 600호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00% 소고기 원육 패티를 사용하는 수제버거로 대대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마미쿡치즈버거도 간편식, 웰빙, 가성비, 카페형 점포 등 창업시장 키워드에 딱 맞는 업종으로 성장하고 있다. 100% 천연 모짜렐라치즈 1장이 통째로 들어가는데, 젊은 층 고객이 열광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또 마미쿡은 신선한 국내산 100% 생고기를 5~10분간 조리하여 만든 육즙이 살아있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청정 스테이크 패티만 사용한다.

게다가 본사에서 당일 배송으로 공급받은 냉장 생지를 매장에서 즉석으로 구워서 최고의 베이커리 맛을 낸다. 기타 속재료도 신선한 것만 들어가는데 가격은 저렴해 고객들은 말 그대로 행복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이삭버거도 성장했고, 외국계 유명 브랜드 쉐이크쉑, 고든램지버거도 성장했다. 이처럼 버거의 인기로 편의점 버거도 덩달아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또 샌드위치 카페도 패스트와 건강을 키워드로 성장했다. 미국 브랜드 써브웨이는 MZ세대에 더욱 인기를 끌었으며, 퀴즈노스서브 역시 중장년층으로 수요를 넓혀가면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대표 브랜드인 카페샌드리아도 창업자 문의가 끊이질 않을 정도로 수제 샌드위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한 업종의 주류 메뉴가 아닌 비주류 메뉴 업종이 꿈틀거리는 한 해였다. 치킨 업종의 경우 숯불바비큐치킨이 성장했는데, 기존의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구운 치킨, 간장치킨 등이 이미 과다경쟁을 펼치고 있었지만 숯불바비큐치킨이 건강과 맛의 차별화를 내세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또 한 번의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훌랄라참숯불치킨, 감탄계숯불치킨 등이 주목받은 브랜드다. 그리고 주점의 경우 미디어아트맥주집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운 업종이 주목받았다. 범맥주는 호랑이 미디어아트와 힙하면서도 감성적인 인테리어로 급성장 중이다.

특히 브랜드 시그니처 맥주인 ‘범꽃맥주’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시원한 눈꽃얼음이 생맥주 위에 산처럼 올라가 있어 이색적인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데, 벌써 시장에서는 역전할머니맥주의 살얼음맥주 붐을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비주류 꿈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배달은 외식업 시장에 필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제는 배달비용의 증가로 고객과 자영업자 모두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의 경우 음식값이 비싸지고 있는 데다 배달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음식점의 경우 역시 식재룟값, 인건비 상승과 함께 배달비용 증가, 여기에 더해서 배달기사 부족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3중고를 겪고 있는 중이다. 이로 인해 테이크아웃 고객에게는 점포가 부담하는 배달비용을 할인해주는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향후 한국 자영업 시장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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